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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파이어족 강환국 자산배분으로 복리 15% 누리는 재테크 꿀 팁

글 정혜연 기자

입력 2021.12.17 14:36:22

새해가 되면 투자 전문가들의 전망이 봇물을 이룬다. 그러나 연말쯤 돌아보면 예측이 비껴난 경우가 더 많다. 39세에 파이어족이 된 강환국 투자가는 예측에 현혹되기보다 전략에 따라 투자하는 것으로 복리 15%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1년간의 주식 투자 실적을 돌아보면서 수익률을 논하기보다 그저 손실을 면한 데 만족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불편한 장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을 터. 그러나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꿈꾸며 투자를 시작해 각종 유튜브 채널과 관련 서적을 보고 적극적으로 매매한 결과임을 감안하면 웃어넘기기 힘들다. 투자 경험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기에는 주변에 고수익을 냈다는 이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 속이 쓰리다. 결국 혼자만 잘못된 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2020년 21세기 최고의 상승장이었던 주식시장에 입장한 주린이일수록 더 그렇다. 2020년 3월 당시 1400포인트대까지 떨어진 코스피 지수는 18개월 만에 33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러한 상승 분위기 속에 주린이 숫자도 폭증했다. 2021년 4월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6백12만 명에 불과했던 국내 투자자 수는 2020년 말 9백11만 명으로 늘었고, 2021년 상반기에 이미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피 지수가 2배 이상 올랐으니 지수에 연동하는 투자만 했어도 돈을 벌었을 테지만 이렇게 좋은 장에서도 주린이의 62%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으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2021년 7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사표를 던진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 강환국(39) 투자자는 “주식을 대박의 기회로 인식해 고수익이 날 것 같은 종목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보다 손실을 제한하는 전략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러면서 강 투자자는 “그 전략의 중심에는 자산배분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21년 11월 초, 17년간의 투자를 통해 깨달은 자산배분의 중요성과 해리 브라운, 레이 달리오 등 저명한 투자 구루들의 자산배분 전략을 종합한 책 ‘거인의 포트폴리오’를 출간했다. 종목 발굴과 매매 타이밍에만 몰입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교보문고 경제경영 분야 2위와 종합 7위에 오르며 반향을 일으켰다. 12월 중순 강환국 투자자를 만나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비롯해 파이어 이후의 삶에 대해 궁금한 이야기를 들었다.

종목 선정, 매매 기법에 관한 책의 인기가 높은데 자산배분 관련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반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대부분 ‘무엇을 사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산배분과 마켓 타이밍이죠. 자산배분이란 자산군별로 투자 자금을 배분하는 작업이고, 마켓 타이밍은 동적자산배분으로써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군의 비중을 늘리고 단기적으로 낮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군의 비중을 낮추는 전략입니다. 그걸 잘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1980년대 발표된 논문에 ‘자산배분이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60% 이상이다’라는 말이 나와요. 거기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자산배분, 마켓 타이밍, 종목 선정이 3분의 1 비율로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봐요.

첫 장에 ‘투자는 경험이 많다고 잘하는 게 아니다’ ‘투자금을 넣으면 모두 원숭이가 된다’ 등 인간의 판단력을 불신하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그러면 투자자들은 무엇에 근거해 투자해야 할까요.

내 돈이 들어가면 누구나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져요. 예를 들어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샀는데 누가 안 좋은 소리를 하면 싫어하고, 전망이 좋다는 의견만 “개념 있네”라며 받아들이죠. 그래서 미리 규칙을 만들어놓고 그에 따라 투자해야 해요. 개인적으로 퀀트 투자를 강조하는데, 퀀트란 퀀터테이티브(Quantitative, 계량적)를 줄인 말로 ‘인간의 뇌를 믿지 않고 규칙을 세워 그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규칙이 계량화돼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건 퀀트 투자가 아니죠. ‘PER 5 이하 기업을 20개 사서 6개월 이후 팔고 다시 비슷한 기업으로 대체하라’ 혹은 ‘최근 1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을 사서 6개월 후에 교체하라’ 등은 퀀트 투자가 될 수 있죠.

2022년은 미국발 금리 인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이슈가 예상되고 있어요. 시장 전망을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지만, 어떻게 예측하는지 궁금해요.

전반적으로 모든 투자자가 예상하는 이슈들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돼 있어요. 예를 들어 내년 물가 상승률이 높을 거라고 대다수가 예측하는데, 이미 가격에 녹아 있죠.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요. 예측할 수 있다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바보라고 생각해요. 2022년 주식시장 역시 과거 주식시장 스펙트럼에 기반할 때 1년 동안 -50%에서 +150%까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예측이란 게 무의미해요. 예측보다 중요한 건 내 투자 전략들이 상승장 혹은 하락장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것인가 하는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 ‘하락장에서 얼마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를 신경 써야 하고, 저는 주로 그걸 연구하는 사람이죠. 수익은 시장과 하늘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실 최소화만 연구해도 수익이 발생하나요.

투자라는 게 굉장히 묘해요. 저는 17년 동안 투자했는데 돈을 벌자고 욕심을 부리면 잃고, 손실을 어떻게 하면 적게 할까 연구하니 수익이 따라오더라고요. 그게 투자의 어려운 점이에요. 투자 초반에는 자산배분과 마켓 타이밍에 신경을 안 쓰고 종목 투자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에 못지않게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일반 정규직 직장인의 경우 자산배분으로 최대 손실을 15%로 제한하고 10~15% 복리 수익을 얻으면 누구나 10~20년 만에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어요.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가 그렇게 나왔죠. 저도 직장 생활하면서 자산배분 전략과 퀀트 투자로 복리 15%의 수익을 얻었고요. 지금 아는 걸 투자 초창기에 알았더라면 현재보다 더 벌었을 것 같아요(웃음).

책에 나온 구루의 자산배분 전략 가운데 하나를 추천한다면요.

여건상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직장인 혹은 초보 투자자라면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산배분 전략을 추천하고 싶어요. 가장 심플한 자산배분 전략은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투자 자문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해리 브라운이 1981년에 만든 ‘영구 포트폴리오’예요. 주식, 채권, 현금, 금에 4분의 1씩 투자하는 전략이죠. 최근 50년 정도 이 전략에 따라 투자한 경우를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복리 8.8%의 수익률이 나왔어요. 가장 최악의 경우 최고점 대비 손실은 12.7% 정도 나왔고요. 그게 2008년 금융위기더라고요. 최근 50년 동안 블랙먼데이, 나스닥 버블, 금융위기, 재정위기, 코로나19 등 수많은 악재가 있었어요. 동일 구간에 주식 수익률만 반토막이 난 경우도 있었고, 금 수익률은 65%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죠. 그런데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투자하면 주식이나 안전자산 한쪽에만 투자했을 때보다 손실률이 낮아요. 안정성이 높은 편이고 부수적으로 수익률도 복리 8.8% 정도니 나쁘지 않은 전략이죠.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투자하면 금융위기 같은 때도 건드리지 않고 놔두면 되나요.

그렇죠. 딱히 건드리지 않고 그냥 갔을 때 12.7%의 손실이 난 거거든요. 물론 영구 포트폴리오 전략도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완벽히 피할 수 없어요. 그래도 -50%보다 -12.7%가 훨씬 낫죠. 인간이 손실이 커지면 심리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요. 아예 투자를 그만두는 분도 많은데 100세 시대에 60세에 퇴직하면 최소한 30년은 모두가 전업 투자자로 살 수밖에 없어요. 국민연금은 2050년을 넘어가면 인구 구조상 보전이 안 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는 더욱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투자해야 해요. 보통 1억원을 투자해서 1억원을 잃으면 빨리 되찾고 싶어서 또 1억원을 집어넣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전략 없이 가상화폐에 들어간다든지 해외 선물옵션에 뛰어들어 새벽에 잠도 못 자고 결국 돈도 잃고 건강을 잃기도 하죠. 이 모든 것이 손실이 커지면 발생하는 거예요. ‘나는 안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나도 그렇게 됩니다.

자산배분을 하더라도 주식만 놓고 보면 유망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데 최근 광풍이 분 메타버스, 전기차, 클라우드 등의 섹터들이 계속 좋을 것으로 보나요.

섹터나 뉴스는 일부러 안 봐요. 뉴스 같은 경우는 노이즈가 될 수 있어서 피하는 편이죠. 제 경우 지표를 보고 투자해요. 성장주 쪽은 한국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등하는 회사들이 주가도 많이 올라요.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하지만 반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오른 게 재무제표에 찍히면 이미 늦은 거 아니야?’라고 보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런데 분석한 바로는 최고점이 찍혀도 늦지 않더라고요. 또 다른 하나는 시가총액 대비 R&D 비중이 높으면 미래 수익이 크고, 이는 대형주에도 적용돼요. 지표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메타버스, 2차 전지 등이 유망하다는 전문가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훨씬 낫죠. 그런데 또 고평가된 걸 사면 안 되니까 PER이나 PBR 같은 저평가 지표들을 같이 보는 것이 좋아요.

ETF도 추천하던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나요.

마켓 타이밍 전략으로 보자면 최근에 얼마나 올랐느냐를 읽어내는 게 핵심 포인트예요. 개별 종목은 최근 3~12개월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 계속 간다는 게 정설이고, ETF의 경우 최근 한 달간 많이 오른 것들의 상승 여력이 큰 편이에요. 또 최근 1년간 오른 주식들 역시 더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 보통 1~12개월 오른 것들을 주시하면 돼요. 구체적으로 ‘최근 석 달 동안 어떤 ETF가 많이 올랐나’를 분석해 접근할 수 있겠죠. 그런데 한국을 제외한 미국 등 다른 시장에서만 이런 경향을 보이더라고요. ETF 핵심 포인트는 ‘가격’이라서 그냥 가격만 보고 투자해도 좋아요. 가격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른 것에 올라타는 모멘텀 전략이 잘 먹혀요. 이와 관련한 논문도 잔뜩 있어요.

그러면 언제 나와야 하는지에 관한 전략도 있나요.

그것도 마찬가지로 수익률을 보면 돼요. 한 달이냐, 1년이냐 하는 기준은 분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데 기본적으로 최근에 대다수 ETF가 좋지 않으면 팔고 나가서 안전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좋아요. 결론적으로 최근 가격 상승과 하락 추이를 보고 전략을 짜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2022년에는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요. 지금이라도 국내 주식 정리하고 미국 채권,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이 맞을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예측은 아무도 할 수 없어요. 주식이나 ETF에 투자했을 때 최근 상승 추세가 강했다면 거기에 올라타고 아니면 팔고 나오는 겁니다. 한마디로 예측보다 대응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죠. 시장에는 확실히 그런 모멘텀 효과와 추세 효과가 있어요. 거의 모든 금융시장 룰인 거 같아요. 묘하게도 한국 주식시장에만 통하지 않지만요. 특히 글로벌 ETF에 투자할 때는 가격만 보는 게 답이에요. 그런데 그게 사실 말처럼 쉽지 않아요. 예를 들면 코로나19나 금융위기로 급락한 다음에 엄청나게 큰 반등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때 들어가야 하는데 사람들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경제가 이렇게 안 좋고 더블딥이 우려되는데 더 오를 리 없다’ 등 부정적 전망을 내놓죠. 보통 그런 말들은 틀려요. 그래서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부정적인 소리를 한다면 ‘가격’을 따르는 게 맞아요.

가상화폐의 경우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변동 폭이 비교적 낮아졌어요. 자산배분 투자처의 하나로 볼 수 있을까요.

대장주의 변동성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또 엄청 커질 수 있는 게 가상화폐예요.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유한하기 때문에 ‘디지털 금’이라고 해요. 물론 비트코인은 유한하지만 누구나 새로운 가상화폐를 찍어낼 수 있으니 가상화폐는 무한하죠. 한 달 전에 확인해보니까 가상화폐 숫자가 1만 개를 넘었더라고요. 이 가운데 비트코인이 대장주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답을 모르겠어요. 이더리움도 훌륭한 가상화폐라고 들었고, 또 3년 후 천재가 나타나 이들을 능가하는 훌륭한 코인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러면 비트코인은 대장주 역할을 잃을 수 있고, 또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근거를 찾지 못하겠어요. 다만 암호화폐는 단순한 트레이딩 전략으로 돈을 벌 여지가 남아 있어요. 그래서 코인 장기 투자는 회의적, 단기 트레이딩은 긍정적인 편이에요.

부동산 투자를 권하지는 않나요.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봤는데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어요. 2010년 경매를 시작해 2011년 부동산을 사서 2014년에 팔았어요. 가슴 아픈 기억이죠. 물론 그렇다고 다른 투자자분들에게 부동산 투자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에요. 어차피 우리는 매매를 하든 전세를 하든 모두 부동산 시장에 강제 참여해야 하거든요. 사실 세계적으로 데이터를 살펴봐도 주식과 부동산은 수익이 비슷해요. 리스크 차원에서는 부동산이 훨씬 안전하죠. 주식과 부동산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부동산으로 가는 것도 맞아요. 레버리지를 끼면 부동산 수익이 높을 수 있어요. 주식은 쉽게 사고파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게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해요. 부동산은 쉽게 사고팔 수 없어 강제 존버하게 되니 수익이 발생하는 거거든요. 주식도 마찬가지로 기다림이 필요하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회사를 그만둔 기분은 어떤가요.

코트라에서 12년 동안 근무하다가 2021년 7월 말 퇴사했어요. 독일에서 주재원으로 7년, 국내에서 5년 반 근무했죠. 코트라가 신의 직장이라고 하는데,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데다 페이도 더 주고 집도 제공해주니까 일석이조이긴 해요. 또 주재원으로 나가면 곧바로 간부 생활을 하는데 내 팀이 있고 직원 리드를 하니까 그런 경험도 가치 있어요. 그래도 직장에선 조직을 위해 일해야 하잖아요. 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해야 하고, ‘내가 왜 이런 보고서를 쓰고 있지?’ 하면서 한숨이 나올 때도 있죠. 전 어릴 때부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입사 1일부터 퇴사가 목표였어요. 연봉 테이블을 꺼내서 ‘이 정도 모으고, 이 정도 투자 수익이 나오면 퇴사할 수 있겠다’는 걸 계산했죠. 원래 2022년 퇴사가 목표였는데 1년 당겨졌어요.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조직에 있는 것보다 나를 위해 사는 것이 맞다고 봐요.

앞으로 길게는 60년을 노는데 막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일찍 파이어족이 됐으니까. 지금 저와 비슷한 처지의 파이어족을 20명 인터뷰하고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파이어 후 무엇을 할까 계획을 안 세우신 분들은 공허함 때문에 몇 년간 고생하더라고요. 제 경우는 3년 전 독일 주재원 생활을 마치면서 조기은퇴 후 어떻게 살지를 계획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투자법을 연구하는 것과 실제 투자하는 것, 그리고 이를 알리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미리 계획을 짰어요. 2020년 9월에 책을 내고 2021년 11월에도 책을 냈는데 모두 독일 근무 당시 짬을 내 준비했던 원고예요. 또 이를 알리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고, 지금은 전업 투자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계획하에 회사를 나온 터라 지금 인생 만족도는 150%예요. 이런 일들은 할수록 제 성취감뿐만 아니라 영향력에 직결돼서 좋아요. 회사 다닐 때와 모티베이션이 완전히 달라요. 회사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가 얻는 만족도는 크지 않았거든요.

마지막으로 파이어족을 꿈꾸는 주린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인간이 두뇌를 써서 자기 감각대로 투자하면 필히 망하도록 조물주가 만들어두셨어요. 인간이 왜 이런 식으로밖에 진화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손실이 크면 손절해야 하는데 그걸 못 하기도 하고, 반대로 크게 수익을 내야 하는데 10%에 만족하고 파는 사람도 많죠.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 가져가야 하는데 대부분 반대로 해요. 그러니 돈을 벌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 돈을 집어넣기 전에 반드시 규칙을 만들어둬야 하고, 무엇보다 핵심은 언제 팔 것인가 하는 룰을 사기 전에 미리 정해두는 거예요. 예를 들어 ‘떨어지면 산 가격 대비 10% 아래일 때 판다’ ‘오르면 최고점 대비 10% 떨어졌을 때 판다’는 식으로 룰을 세우고 지키기만 하면 투자 성과가 훨씬 나아질 거예요.



여성동아 2022년 1월 6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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