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매입한 고 이건희 회장의 저택.
매매 배경으론 이건희 회장이 남긴 26조원의 상속재산에 대한 12조원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 꼽힌다. 4월 28일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5년간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납부하기 위해 유족들이 고 이 회장의 부동산과 현물 등의 재산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각된 장충동 저택 외에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용산구 이태원동의 단독주택도 6월 2백10억원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화제가 된 이 저택은 어떤 모습일까. 9월 6일 장충동을 방문했다. 해당 저택은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과 약수역을 잇는 큰길(동호로)의 사잇골목에 위치해 있다. 이부진 사장이 운영하는 신라호텔과도 가깝다. 골목은 여러 갈래의 좁은 길로 이어져 있는데, 일반적인 연립주택 단지와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다.
1백96억원에 저택 매입한 이선호 부장, 아직 거주하지는 않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
저택 맞은편엔 대지면적 2760.3㎡(약 8백35평), 연면적 570.58㎡(약 1백73평)에 달하는 또 하나의 대저택이 있다. 이곳은 삼성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1953년부터 1987년 작고하기 전까지 거주한 곳으로, 1977년 이건희 회장에게로 소유권이 이전됐으며 올해 4월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받아 CJ문화재단에 기증했다.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자 이선호 부장의 아버지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1996년까지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엔 호텔신라의 면세유통사업부 사무실이 있다.
이곳 역시 저택 전체가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담 위엔 장애물이 설치돼 월담을 막았다. 입구는 견고한 철문으로 돼 있었는데, 다가가기 위해선 제법 경사가 진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다.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던 고 이건희 회장의 저택과는 달리 이곳은 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었다. 다만 아직 공실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해당 저택은 아직 사용되고 있진 않다. 그룹 내부적으로 이곳을 어떻게 사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월,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CJ문화재단에 기증한 이병철 회장의 고택입구.
다만 CJ그룹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은 아직 매입한 저택에 실거주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시각이 있는 건 맞지만 오너들의 사유재산 처분 문제이기에 의미를 알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저택을 기증, 매각한 삼성 측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 또한 “오너들 간의 재산 문제는 개인적인 일이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사진 홍태식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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