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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money insight

생활고 시달리던 주부에서 주식 전문가로 인생 역전 감은숙 위베스트 대표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1.03.15 16:08:06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도피하듯 결혼을 택해야 했던 주부는 이제 잘나가는 주식 전문가가 됐다. 주식시장이 보합세에 들어갔지만 그는 말한다. 지금도 주식보다 더 좋은 재테크는 없다고.


지난해 5월 종가 기준 2000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올해 1월 3000대를 돌파할 만큼 주식시장은 전례 없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1월 25일 종가 기준 3208.99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론 기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가 새로운 ‘잭팟’의 수단으로 관심을 끌면서 이제 주식은 ‘끝물’ 아니냐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이나 진입해 있는 사람 모두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에 놓였다. 

주식 전문가 감은숙 위베스트 대표는 “고민할 필요 없다”며 “아직도 저평가 종목은 많고 현재 주식시장만큼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감 대표는 평범한 주부에서 주식 전문가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는 2004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소위 ‘작전’을 벌이는 이들의 사무실에 근무하게 된 걸 계기로 주식에 입문한다. 그 후 2007년 재야 주식 고수들의 투자 비법을 다룬 SBS 스페셜 ‘쩐의 전쟁’에 주식 투자로 매일 반찬 값 정도를 버는 ‘단타 주부 감은숙’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후 아시아경제 팍스넷 파트너, 키움증권 이머니 엑스원 파트너 등을 거쳐 2018년부턴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로 활동하며 주식 투자 자문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엑스원 파트너 시절 한 방송에서 증권사 팀장들과 수익률을 겨뤄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고 지난해엔 와우넷 연간 베스트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감 대표가 진행하는 주식 투자 교육 프로그램의 월 수강료는 88만원에 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한 방’ 역전을 꿈꾼다. 감 대표가 2004년 주식 투자 사무실에서 받았던 월 임금이 8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는 진정 주식으로 ‘인생 역전’을 이뤄낸 셈. 생활고에 시달리던 주부는 어떻게 잘나가는 주식 전문가가 됐을까. 3월 4일 그의 사무실에서 감 대표를 만났다.


주식 투자, 지금 시작해도 아파트 살 수 있다

성악을 전공한 주부로 알고 있어요. 주식에 입문하게 되신 과정이 궁금해요. 

사실 성악을 전공한 건 맞지만 경제 사정이 어려워 중퇴를 해야 했어요. 초등학교 때 소풍을 못 가고 우유 급식도 받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고등학교 때도 선생님의 배려로 겨우 수업을 받을 수 있었고요. 설상가상으로 대학에 다닐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제가 가장 노릇을 해야 했고 당시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던 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사정이라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죠. 학업이라는 게 때를 놓치니 다시 이어가기가 어렵더라고요. 결국 스물다섯 살에 피난처처럼 결혼을 택했죠. 대출을 받아 반지하 빌라에 살림을 꾸렸고 아이도 낳게 됐어요. 생활비를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우유, 신문 배달, 네일 아트, 요리, 발 마사지 등 닥치는 대로 일했는데, 월 80만원을 준다는 소리에 주식시장에서 소위 ‘세력’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사무실에 근무하게 됐죠. 그렇게 주식에 입문하게 됐고 그곳에서 1년 6개월쯤 일했어요. 그때만 해도 주식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심지어 친척 중에 주식으로 망한 사람이 있어 거부감까지 있었죠. 그러다 몇 달 뒤 집안에 일이 생겨서 저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어요. 그때 우연히 길에서 ‘세력’ 사무실 사람들을 다시 만났어요. 대뜸 “저 주식 가르쳐주세요. 먹고살아야 해요”라고 얘기했더니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 길로 책상과 컴퓨터를 사들고 가서 1년간 무보수로 일하며 주식을 배웠어요. 그렇게 전업 투자자의 길을 걷게 됐죠. 



2007년 방송에 ‘단타 주부’로 출연해 화제가 됐어요. 방송 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난리가 났죠(웃음). 방송을 타자마자 지인들이 “계 탔다”며 환호해줬어요. 자금을 운용해달라며 5백만원, 1천만원을 입금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한편으론 “애 엄마가 애들 밥도 제대로 안 챙겨준다” “테마주 매매하며 투기나 하는 한심한 사람이다” 같은 비난도 있었어요. 그래서 방송에 나갔던 걸 감추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졌어요. 그 모습도 제 일부고, 제가 지금까지 한 노력에 있어 당당하니까요. 

그때만 해도 주부였는데, 수년 뒤 여러 증권 방송에 주식 전문가로 등장했어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사실 방송 출연 때도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리딩(종목 분석과 상담)을 했었어요. 그러다 매매 일지 기록 문제로 절 지도해주던 사람들과 결별해 홀로서기를 하게 됐어요.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서점에 가서 책을 보고 집에 와선 차트 공부, 무료 주식 강의 수강을 하며 약 1년 6개월간 열심히 공부 했어요. 전업 투자자보단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어 여러 곳에 이력서를 냈는데 연락이 오더라고요. 2009년 무렵부터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게 됐어요. 

왜 전업 투자자가 아닌 리딩을 선택하신 건가요. 일각에서는 “수익률이 높으면 직접 투자를 해서 돈을 벌면 되는데 왜 강의를 해서 돈을 버냐”는 시선도 있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투자를 할 만큼의 여유자금이 없었어요. 결혼할 때도 단돈 1천만원뿐이었거든요. 그래서 리딩이 더 메리트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올바른 교육을 하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저는 주식을 처음 배울 때 틱차트를 보고 ‘초단타’ 매매를 하곤 했어요. 초차트는 초대로, 분차트는 분대로 움직이는 차트라면 틱차트는 거래 1건마다 움직이는 차트를 말해요. 하루 수십, 수백 건을 거래하면서 무조건 현금화하는 성급한 매매를 배우고 만 거죠. 전 개인투자자들한테 이러면 안 된다는 점을 꼭 알리면서 분산투자, 저점 매수 등 제대로 된 주식 투자법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2019년 ‘지금부터 주식 해도 아파트 산다’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집값이 훨씬 더 많이 올랐어요. 그럼에도 지금 주식을 시작해 집을 살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아파트는 물론 건물까지 살 수 있어요. 주식시장이 워낙 흥행 중이라(웃음).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전례가 없을 만큼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너무나 좋은 현상이죠. 예전에는 주식이 ‘투기’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 하는 사실을 숨길 만큼이요. 하지만 요즘은 학생이든 주부든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모두 주식 이야길 해요. 이렇게 주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이 정말 반가워요(웃음). 하지만 안타까운 건 여전히 급등주, 테마주, 단타 수익 등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에요. 산업 전반이나 우량 기업 등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가 많아졌으면 해요. 

지난해엔 장이 좋았지만 근래 들어 증시가 보합세에 이르렀어요. 뒤늦게 진입해 큰 손해를 보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도 많아요. 

지난해엔 돈을 넣기만 해도 이득을 보는 시기였죠. 그런 호황은 향후 몇 년간 안 올지도 몰라요.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화려한 증시를 맛봐 눈높이가 높아지고 말았어요. 그때를 생각하고 최근 진입한 투자자들은 대체로 손실을 보고 있을 거고요. 그래서 지금 증시가 ‘하락장’이라는 말도 많지만 그건 아니고, ‘박스권’이라고 생각해요. 냉탕과 온탕을 오갈 뿐인데, 빨리 오르지 않는다고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거죠. 펀드는 20%의 손해를 봐도 환매하려 하지 않는데, 주식은 5%에서 10% 손해만 봐도 처분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어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다만 꼭 분산투자를 하시길 바라요. 종목만 여러 개 산다고 분산투자가 아니에요. 예컨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로 나눠 샀다고 분산투자는 아니라는 거예요. 모두 제약 바이오 섹터니까요. 각기 다른 섹터의 종목을, 시장을 지켜보며 각기 다른 날에 분할 매수하는 게 분산투자예요. 그리고 절대 다른 사람의 수익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면 안 돼요. 당장 수익이 안 난다고 조급해해서도 안 되고요. 보유 주식이 시장의 주도주로서 좋은 종목이고 비전이 있다면 보유해야죠. 올해가 소의 해인데 투자자들이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을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내수주와 여행·엔터주 주목할 것

증시 하락에 대처하는 법은 없을까요. 

증시가 하락하는 날엔 가격이 떨어진다고 그 종목을 무조건 매수하면 안 돼요. 예를 들어 두 종목을 보유했는데 한 종목은 오르고 다른 한 종목은 떨어졌다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오른 종목을 팔아서 떨어진 종목을 매수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소위 ‘물타기’를 하곤 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차라리 떨어진 종목을 손절하고 오르는 종목을 매수하는 게 나아요. 달리는 말도 위험할 수 있지만 떨어지는 칼날은 더욱 위험합니다. 

차트를 강조하시는 편인데, 이유가 뭔가요.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기 위해서죠. ‘좋은 종목이라 해서 돈을 넣었는데, 왜 난 적자를 볼까’ 하고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거예요. 좋은 종목이어도 고점에 들어가면 손해를 봐요. 차트는 최소한 이 종목의 가격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정도는 알게 해줘요. 차트만 잘 봐도 10~20%는 싸게 살 수 있죠. 종목·산업 분석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적어도 차트 같은 ‘기술적 분석’은 공부해두는 게 좋죠. 6개월만 공부해도 충분히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올해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올 한 해 정도는 나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유망한 종목을 꼽자면. 

중기적 관점으론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2차전지, 전기차가 주도주 역할을 하겠지만 근래 제가 강조하고 있는 종목은 호텔·레저·화장품·의류·정유 등 내수주와 경기 방어주예요.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소외돼 있지만 상황이 조금만 진정돼도 바로 오를 거예요.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GKL 등이 있죠. 특히 호텔신라는 삼성가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니 눈여겨보고요. 각종 공연이 재개될 것이니 YG엔터테인먼트, 제이콘텐트리 등의 엔터테인먼트주, 여행이 늘어날 테니 항공주도 주목해야죠. S-OIL 같은 정유주도 좋을 듯해요. 

최근 증권가의 이슈를 꼽자면 카카오의 액면분할과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아닐까 합니다.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액면분할의 이유는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을 결정하면 분할하는 시점까진 주가가 계속 올라요. 그래서 대개 가장 고점일 때 분할이 되고, 분할 후에도 일시적으로 잠깐 오르죠. 분할 전에 진입한 사람들이 고점에 팔아야 해서 인위적으로라도 가격을 올리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차익실현 매도가 늘어나다 보면 결국 주가가 급락하게 되죠. 일반적인 흐름은 그렇지만, 차후에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결정돼요. 과거 사례를 보면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후 1주당 5만원대였다가 현재는 8만원대가 됐고, 네이버는 1주당 14만원에서 현재 40만원 가까이 됐죠.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워낙 좋은 기업이다 보니 주가가 상승한 거예요. 카카오는 액면분할을 하면 1주당 10만원쯤 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카카오는 인터넷 서비스업계의 삼성전자가 될 만한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 생각하기에 액면분할 후에도 오를 거라 전망해요. 따라서 기보유자라면 계속 갖고 있길 권장하고요. 새로 진입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액면분할 후 단기 조정이 올 때 매수하길 권해요. 대한항공의 경우 ‘주주배정 유상증자(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현금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를 선택했는데, 사실 이는 주가 자체엔 통상 악재로 작용해요. 다만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인데,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세계 7위 규모의 항공사로 거듭난다는 점에선 좋게 볼 수 있죠. 또 항공업임에도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아요. 하지만 현 주가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오른 것으로 보이긴 해요. 따라서 기보유자라면 일단 갖고 있고 신규 매수자라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슈가 끝나고 추이를 지켜본 후 들어가는 게 좋아 보여요. 사실 코로나19 진정을 고려해 여행주를 사고자 하는 거라면 다른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게 어떨까 싶어요. 예컨대 인터파크도 여행주 중 아직 저평가 종목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요즘 주식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주부들이 많습니다.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시자면. 

주부가 주식 하기에 지금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했으면 좋겠어요. 악착같이,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으로요. 집에서 주식을 한다 해도 출근한다 생각하고 옷을 정갈히 차려입고요. 드라마 대신 뉴스를 보고요. 처음부터 주식 전문가는 없어요. 처음부터 ‘돈을 번다’는 생각보단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적은 돈부터 운영해보길 바라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초보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신간을 출간할 계획인데 그 일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또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면 재능 기부를 하려 해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소액 강의를 하고, 이 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요. 근래 주식 투자를 시작한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건강한 주식 투자가 무엇인지 알려 한국에 주식 투자가 엄연한 재테크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사진 조영철 기자



여성동아 2021년 4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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