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기사

trend

물 위의 영화관, 뒤뜰 레스토랑… 시련 속에도 낭만은 있다

글 오영제

2020. 08. 22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 :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열대우림에서 채집 생활을 하거나 고대 극지방에서 매머드 사냥을 하는 등 극한적 상황에서도 환경 적응력을 보인 집단.’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태초부터 타고난 생태학적 능력 덕일까. 반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적응력 만렙인 인간은 어느새 이를 극복한 나름의 문화를 꽃 피우고 있다. 기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5백만 명,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가만히 흘려보내기엔 아쉬운 계절을 만끽 중이다. 이는 처음 바이러스가 심화되던 때에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날씨 좋은 주말 세인트 마크 플레이스, 센트럴 파크, 워싱턴 스퀘어 파크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여느 때처럼 함께 어울리고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아직까지 팬데믹의 공포 가운데 있음을 깨닫긴 하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지구는 돌고 우리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나 보다. 


색다른 재미, 물 위의 영화관

보트를 타고 영화를 즐기는 ‘비욘드 시네마’.

보트를 타고 영화를 즐기는 ‘비욘드 시네마’.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강에 띄워진 보트를 타는 일은 시대나 장소를 막론하고 즐거운 놀 거리다. 코로나19는 보트 타는 일을 이전보다 조금 더 이색적인 이벤트로 만들었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비욘드 시네마(Beyond Cinema)’는 배를 타고 영화를 즐기는 세계적 이벤트를 계획했다. 9월 2일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LA와 마이애미를 거쳐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뉴욕을 찾을 예정. 이후에는 시카고, 피츠버그, 오하이오, 텍사스 등을 순회한 후 9월 23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최대 24대의 미니 보트가 띄워지게 되며 보트 하나당 최대 8명을 수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전 예약한 친구 또는 가족만이 같은 보트에 탑승할 수 있다. 보트에 탑승하는 승객에게는 무료 팝콘이 제공되고 이외의 다른 먹거리는 보트 탑승 전 구입할 수 있다. 


실내보다 낭만적인 뒤뜰 레스토랑

‘파크라이프’에서는 뒷마당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파크라이프’에서는 뒷마당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제 뉴욕의 모든 곳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지만 실내에서 식사를 하는 인도어 다이닝만큼은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로 아직 보류 중이다. 대신 실외에 테이블을 두고 영업하는 아웃도어 다이닝이 허락되면서 마치 동남아에서처럼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브루클린의 ‘파크라이프’ 는 약 1백20평(396㎡) 규모의 뒷마당에서 콘서트와 코미디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해두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지정석에 앉아야 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에서 음식과 음료 주문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9월 말까지 진행된다. 



시포트 디스트릭트의 명소 피어17에는 ‘더 그린’이라는 재미있는 장소가 마련되었다. 피어17 뒷마당에 잔디 광장을 마련해두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카바나 스타일의 라운지 의자와 파라솔, 쿨러 등을 대여해주는 것. 이스트 리버를 마주한 이곳은 브루클린 다리와 맨해튼 다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맛집이기도 하다. 잔디 광장에는 대형 젠가 등 보드게임이 설치되어 있고 거대한 LED 스크린을 통해 스포츠나 영화 등 원하는 어느 것이든 볼 수 있다. QR 코드를 통해 피어17에 입점해 있는 레스토랑 메뉴들을 주문할 수도 있다.

오영제의 뉴욕 트렌드 리포트


리빙 매거진에서 1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뉴욕에서 요리학교 졸업 후 글을 쓰면서, 건강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으른 플렉시테리언(때에 따라 고기도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파크라이프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