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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leadership

스마트 행복도시 안양 최대호 시장

EDITOR 김명희 기자

2020. 01. 07

첨단 기술을 탑재한 안전 네트워크가 사고와 범죄로부터 시민들을 지켜주고 전국 지자체 가운데 교육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다.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지역 경제를 살린다. 최대호 시장으로부터 스마트 행복도시, 안양의 경쟁력을 들었다.

지난 11월 중순, 안양시 119안전센터에 홀로 사는 80대 어르신이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사고를 당한 어르신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집에 설치된 스마트 안심단말기를 통해 구조를 요청했고 이에 구급대원이 긴급 출동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 응급처치를 완료했다. 이에 앞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귀가하던 여학생이 골목길에서 취객으로 보이는 남성이 따라오자 스마트 안전귀가 앱을 실행, 스마트도시통합센터 관제요원의 안내와 인근 CCTV의 모니터링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귀가했다. 

미래 도시에서나 가능할 듯한 이러한 모습은 경기도 안양시의 실제 사례다. 안양시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 ‘고령자 응급상황 지원서비스’는 65세 이상 노인 가정에 음성인식 감지기를 설치해 응급상황 시 “도와줘” “살려줘” 등 소리만 질러도 112, 119에 신고가 접수된다. 또 안양시가 자체 개발한 ‘안전귀가 서비스 앱’을 실행하면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서 GPS로 위치를 파악하고 CCTV 영상을 통해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지켜준다. 여성만 거주하는 가정에는 ‘침입 감지서비스’도 제공한다. 창문과 베란다에 침입감지센서 등을 설치해 보안을 모니터링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안양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안전도시 구축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2019 대한민국 도시 대상’에서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안양 시민들의 일상에는 스마트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데, 이 중심에는 최대호(62) 시장이 자리한다. 연세대를 거쳐 고려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교육 사업을 해온 덕분에 미래에 대한 통찰과 비즈니스 마인드, 추진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최 시장은 2010년 민선 5기 시장으로 당선된 직후부터 시민들이 살기 좋은,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시티 구축에 역량을 집중했다. “안양은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콤팩트한 도시로,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으며 그것이 안양시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러한 최대호 시장의 비전은 민선 6기를 거쳐 2018년 8월 그가 다시 시정 운영을 맡은 민선 7기 들어 더욱 구체화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시범 도로 조성 등 스마트 인프라를 고부가가치 사업과 연계시킨 프로젝트, 안양예술공원 전시 안내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로 조성하는 사업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2백 2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예산 대비 교육 경비 지출 1위(2018년 기준)로, 교육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안양시는 친환경 급식 등 교육 복지 외에도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s) 교육 등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관내 초등학교에 코딩 교육을, 중학교에는 3D 프린팅 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스마트 행복도시’ 안양의 디자이너 최대호 시장과의 일문일답.


‘시민맞춤형 스마트 안전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해당 사업을 벤치마킹하려는 지자체도 많다고요.

시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안양시뿐 아니라 다른 많은 도시들도 방범 CCTV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우리 시는 자체 개발한 ‘안전귀가 서비스 앱’을 스마트도시통합센터, 경찰서 112종합상황실, 민간경비보안센터와 연계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골든타임 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습니다. 이 안전귀가 서비스는 인근 11개 지역으로 확대, 통합 운영되면서 지자체 간 협업의 성공 사례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또 고령자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마트 안전망을 강화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시 주도로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습니다. 어떠한 내용인가요. 

이스라엘에 ‘모빌아이’라는 자율자동차 관련 벤처기업이 있는데, 2017년 인텔이 이 회사를 17조원에 사들였습니다. 투자만 하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건이었죠. 안양시 관내에도 자율주행 자동차, 센서, 정밀지도, 통신, 교통정보시스템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30여 개 회사가 있습니다. 이들 기업과 함께 자율주행 산업을 선도하고 우리 시를 스마트 도시로 브랜딩하기 위해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2021년까지 시 청사 주변 약 4km 구간을 자율주행 코스로 조성하고 자율주행 셔틀버스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에서 추진력을 얻어 모빌아이처럼 대박을 터트리는 기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또 연관 산업을 육성하고 스마트 도시로서 기술력과 운용 역량을 고도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요즘 국내외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안양예술공원이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이곳 작품 관람에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고요. 

안양예술공원은 모더니즘의 거장이라 불리는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의 ‘안양파빌리온’을 비롯해 전망대, 거울 미로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물찾기 하듯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2018년 태국의 한 록 밴드가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을 계기로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올랐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안양예술공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고요. 이에 우리 시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작품을 스캔하면 관련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또 ‘안예공’(가칭)이라는 게임 앱을 개발해 어린이들이 AR 게임을 하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공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안양천변 편의 시설 사업은 현장에 QR코드 표지판을 설치하고 시민들이 QR코드를 스캔해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나요. 

예산 수립 초기부터 안양천을 이용하시는 분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그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QR코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한 달간 6백여 명이 조사에 응해주셨습니다. 화장실 내부를 크게 만들어달라는 의견도 있었고, 야외 수영장을 설치해달라는 분들도 계셨죠. 앞으로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고 행정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안양시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초·중·고교에 지원하는 교육 경비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스마트시티 추진 사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는데, 두 가지 사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됩니다. 

스마트시티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행복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시민들을 위해 이롭게 사용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따뜻한 인성을 갖춘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우리 시가 교육 사업에 집중 투자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고 교육 경비 비율이 전국 최고인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안양시 희망창조학교, 창의융합 인재양성 프로젝트 등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2020년부터는 따뜻한 인성을 키울 수 있는 안양형 예술교육 1인 1악기 지원, 생명존중 교육, 미디어중독 예방 교육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중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 STEAM 교육 선도학교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학교 공기청정기 임대비 지원, 중고생 교복 및 체육복 무상지원, 친환경 무상급식, 생존수영 교육 확대 등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우수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민선 7기 당선 이후 1년 동안 민생투어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 그리고 앞으로 시정 운영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민생투어를 하다 보면 시민들께서 격려도 해주시지만, 쓴소리도 많이 듣습니다.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약이 입에 쓰지만 결국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시민들의 쓴소리를 경청하고 불편한 부분을 해소해 드리는 게 저희 역할이거든요. 그래서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그러면서 느끼는 건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고 시민들의 의식은 저만큼 앞서가는 데 법과 제도가 그걸 따라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공무원들에게 ‘적극행정’을 강조합니다. 그 결과 민선 7기 지방규제개혁 우수사례 경진대회 전국 1등, 행정안전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전국 최다 건수 선발 등 적극행정 분야에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관내 기업이 개발한 의약품주입펌프가 기존의 규제 때문에 시장 진출이 어렵게 되자 우리 시의 7급 공무원이 2년여간 뛰어다니며 이를 개선해 특허를 획득하고 연간 13조원에 달하는 국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도운 사례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모든 시민이 안양시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소외되지 않는 도시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조영철 기자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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