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박지성(32·퀸즈파크 레인저스)이 ‘솔로 탈출’에 성공했다. 여자보다는 축구와 결혼한 듯한 모습에 축구팬 사이에서도 “이러다 지성이 형 마법사(한 번도 여자를 안 사귀어본 사람) 되겠다”는 소리를 듣던 그였다. 그간 다수의 여성 연예인과 열애설이 불거졌지만 한 번도 사실로 밝혀진 적은 없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배우 김사랑과의 9월 결혼설이 퍼졌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그였기에 ‘진짜’ 열애 소식이 오히려 반가웠다.
그의 열애 사실은 6월 19일 스포츠서울닷컴이 보도해 세상에 알려졌다. 상대방은 SBS 아나운서 김민지(28). 두 사람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이란전이 열린 6월 18일 오후 한강공원 잠원지구에서 우산을 쓰고 데이트하다가 그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SBS에서 축구 프로그램 ‘풋볼매거진 골!’을 진행 중인 김 아나운서는 축구에 대한 이해도 높고 애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아나운서가 된 그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아버지와 미대 교수 어머니 밑에서 자라 구김 없는 성정을 지녔다고 한다. 무엇보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누차 며느릿감으로 말해온 “연예인이 아닌 사람”이었기에 혼기 찬 남녀의 만남이 곧바로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여자친구는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박지성은 열애 소식이 전해지자 이튿날, 6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 월드컵컨벤션웨딩홀에서 제2회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제가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기자를 마주한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짐짓 놀란 눈치였다.
“사실은 오늘 정식으로 열애 사실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어제 사진으로 찍히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열애 발표가 아니라 인정하는 날이 됐네요(웃음).”
이들의 열애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해 초 김 아나운서가 박지성의 이름이 쓰인 유니폼을 입고 영국에서 찍은 사진도 화제가 됐다. 박지성은 “그 당시에는 저를 보러 온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일로 왔다가 자신이 축구 프로그램 진행자라 경기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연인은 아니고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낼 때라 차 마시고 밥 먹은 게 전부였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2011년 여름, 박지성의 아버지가 주선한 소개팅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박지성은 김 아나운서의 직업도 모른 채 만났다고 한다. 박지성의 아버지에게 “좋은 여자가 있다”며 김 아나운서를 소개한 사람은 김 아나운서와 ‘풋볼매거진 골!’을 함께 진행하는 배성재 아나운서였다.
박지성은 김민지가 이상형이냐는 물음에 “제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만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인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이들 사이에 애칭은 있을까. 박지성은 “저는 이름으로 부르고 여자친구는 오빠라고 한다. 애칭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름을 부를 것 같다”고 했다.
항간에 떠도는 결혼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각각 부모님을 만난 적은 있지만 양가 상견례를 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아직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그 정도로 진전된 사이도 아니에요. 올해 들어서 연락을 자주 하게 됐고, 연인으로 발전한 건 5월부터예요. 저를 이해해줄 수 있는 면을 발견하니 좋은 사람으로 보이더라고요. 이미 마음으로 좋아하고 있었기에 좋아하는 데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어요. 사귀자는 이야기는 제가 먼저 했고요.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결혼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려 합니다.”
그간 자신과의 열애설로 입방아에 오른 여자 스타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줬다. 상처받은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한강과 남산에서 소박한 데이트 즐겨
두 사람은 바쁘다 보니 긴 시간 데이트를 못하는 대신 짧게 자주 만나는 편이라고. 그는 “정식으로 교제한 이후로는 거의 매일 봤다”며 “사진이 찍힌 장소(한강 잠원지구)는 데이트하러 굉장히 자주 간 곳인데 그날만 사진이 찍혀서 아쉽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연애하는 사실을 숨길 생각은 없었어요. 식당이나 커피숍, 극장 돌아다니고 남산이나 양평도 가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남들과 비슷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축구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한다는 박지성에게 여자친구 자랑을 해달라고 했다. 쑥스러워하며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많은 분께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인 게 장점”이라고 했다. 김씨의 어머니 오명희 교수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지성에 대해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좋은 사람인 걸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여자친구가 생각하는 박지성의 매력은 뭘까. 그는 “저더러 ‘예상한 모습대로다’라고 하던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대중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그의 한국 대표팀 복귀를 염원하는 기자들의 질문도 많이 나왔다. 어디 그의 대표팀 복귀를 기대하는 게 기자들뿐이겠는가.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는 “박지성의 여자친구를 설득해서 박지성을 대표팀에 오게 하자”는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저도 그 댓글을 봤는데, 여자친구에게 보여주면서 ‘절대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해줬다”라며 웃었다.
공개 연애를 시작하고 처음 맞는 시즌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그전까지는 경기를 못하면 혼자 욕먹으면 됐지만, 공개 연애를 하는 지금은 여자친구에게도 피해가 갈 것 같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구선수로서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는 박지성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남자친구로서의 면모는 쉬이 상상되지 않는다. 스스로 몇 점짜리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음…, 이렇게 관심받기 전까지는 그래도 80점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앞으로 며칠간은 50점 정도로 낮춰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만 여자친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잘 대처해주고 잘 지내줘서 고맙죠. 큰 소동을 일으켜 미안하지만, 여자친구에게 나중에 이런 소동이 작은 추억이 될 수 있게 앞으로도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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