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Hot Trend

‘게이 코드’ 전성시대

스키니 팬츠에 웨이브 춤

글·김유림 기자 사진제공·REX

2011. 06. 02

‘아이돌’ 스타의 대표적인 패션은 스키니 팬츠와 잔근육이 드러나는 딱 달라붙는 셔츠다. 한때는 이 패션을 두고 ‘게이 코드’라 부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반인들조차 아이돌 패션을 따라 할 정도로 ‘게이 패션’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저변에 파고든 게이 코드를 짚어봤다.

‘게이 코드’ 전성시대


“간 때문이야~”로 시작하는 간장약 광고가 화제다. 특히 메인 모델인 축구 선수 차두리의 코믹한 연기가 주목받고 있는데,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게이 코드’가 숨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차두리의 빡빡머리와 슈퍼맨 복장. 대머리가 아닌데도 머리를 민 것이나 속옷을 바깥으로 내 입는 슈퍼맨 복장은 섹시함을 강조하는 게이의 전형적인 패션 코드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커밍아웃을 한 극소수의 게이 중 한 명인 오피스에이치 황의건 이사는 이와 관련해 “광고 속 모습만 보면 분명 게이 코드가 있지만, 차두리 선수는 절대 게이가 아니다(웃음). 엉거주춤한 춤을 보라. 결코 게이들은 그렇게 춤을 추지 않는다. 게이들은 골반을 주로 움직인다”며 차이를 설명했다.
하지만 ‘게이 코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의 자연스런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패션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제로 거리에는 아이돌 스타들처럼 게이 아이템으로 치장한 ‘게이가 아닌 남자들’이 넘쳐난다. 더 이상 스키니 팬츠나 V넥 티셔츠를 게이 패션으로 한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처럼 게이 패션이 패션의 주류로 등극한 배경은 뭘까. 답은 간단하다. 그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패션, 디자인, 스타일링을 비롯한 창의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동성애자가 대부분이다. 장 폴 고티에, 톰 포드, 마크 제이콥스 등은 모두 유명 패션 브랜드의 디자이너이자 게이다.

더 이상 ‘특수 코드’ 아닌 게이 패션
아이돌 패션이 게이 패션을 바탕으로 하는 배경 또한 비슷하다. 황의건 이사는 “지금 아이돌 패션은 거의 다 게이 패션이라고 보면 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게이들이 만든 옷을, 게이 또는 게이 친화적인 스타일리스트들이 코디하니까”라고 설명했다.
“특히 ‘샤이니’가 입는 옷(컬러풀한 스키니)은 완전 게이 룩이에요. 빅뱅은 게이 코드에서 진화된 스트레이트 코드(일반적인 성향)를 보여주죠. 빅뱅 멤버를 보면 왜소하고 외모도 귀엽잖아요. 원래 힙합 룩은 덩치 큰 외국인들이 입는 옷이었는데, 그걸 입을 수 없으니까 그들에게 맞는 스타일로 변형한 거죠.”
외국 패션 광고는 동성애 스토리를 더욱 노골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과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돌체앤가바나의 광고를 예로 들면, 하드코어적인 동성애 내용을 담고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막 섹스를 끝낸 후 바지 지퍼를 올리는 남자 옆에 여자가 아닌 남자 파트너가 넥타이를 고쳐 맨다.
그러고 보면 마초의 상징과도 같은 근육맨은 더 이상 광고에서 찾아볼 수 없다. 자본주의의 꽃인 광고가 이런 트렌드를 놓칠 리 없기 때문이다. 유연한 남자, 부드러운 남자가 대세이긴 대세인가 보다.

‘게이 코드’ 전성시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