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대표 노총각 정준호(41)가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사 출신인 MBC 아나운서 이하정(32)과 3월25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이 치러진 서울 광장동 W호텔에는 2천여 명의 하객이 몰려 다시금 정준호의 너른 인맥이 확인됐다.
결혼식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 신부와 나란히 입장한 정준호는 어느 때보다 설레는 모습이었다. 서로를 ‘오빠님’ ‘자기야’라고 부르며 사랑을 키워온 그들에게 결혼하는 소감을 물었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이렇게 떨린 적이 없었는데, 막상 결혼하게 되니 마음이 이상해지네요. 어제 새벽 3시까지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내가 정말 한 사람의 남편이 되는구나, 개인 정준호의 삶은 오늘로 끝나는구나, 생각하면서 멍하니 창밖을 봤죠. 불안한 마음에 지인과 한 시간가량 통화했는데 ‘결혼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시간이란 필름이 이제부터 빠르게 흘러간다’고 충고해주시더라고요.”
떨리기는 그의 배필 이하정 아나운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정준호란 사람이 살아온 삶에 누가 되지 않도록,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신부의 모습에선 떨림보다 설렘이 더 많이 전해졌다.
정준호·이하정 커플의 인연은 지난해 11월 말 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6시 뉴스 매거진-이하정이 만난 사람’이란 코너에 정준호가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이하정 아나운서는 숙직한 다음 날, 정준호를 인터뷰하라는 지시를 받고 나갔기에 투덜대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고 한다. 반면 정준호는 평소대로 자상하게 답했고,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새 이 아나운서에게 호감을 느꼈다. 때마침 현장에 있던 작가가 “이하정 아나운서에게 남자친구가 없다”고 귀띔해주자 정준호는 “인터뷰 진행하느라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이유로 이 아나운서의 연락처를 받아내, 며칠 뒤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물론 정준호씨는 평소 이미지가 좋은 분이라 호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갑자기 연락을 받고 인터뷰를 나가게 돼서 힘들었죠. 솔직히 첫 만남에서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는데, 서로 편하게 생각하고 만난 덕에 결혼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새벽 1, 2시에도 예비 장모님이 만남 허락해
그들이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하고 4개월 만에 결혼식을 치르기까지 일등 공신은 정준호의 장모님.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위가 부담스러워 선뜻 찬성하기 어려웠을 법도 한데, 이하정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가족으로 인연이 닿기 전부터 배우 정준호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장모님이 평소 저를 좋아하셨다고 해요. TV에 제가 나오면 이하정씨에게 ‘저렇게 인간성 좋고 사람들 잘 사귀는 정준호 같은 사람을 만나라’고 하셨대요. 제가 촬영 중에는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새벽 1, 2시밖에 안 돼 그때라도 만나자고 했는데, 이하정씨가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장모님께서 제가 연락하면 딸에게 늦더라도 나가보라고 하셨다네요(웃음).”
정준호·이하정 커플은 결혼 전 웨딩 촬영을 위해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다. 이미 허니문의 기쁨을 누렸을 법하지만 두 사람은 하와이로 떠나는 진짜 신혼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비쳤다.
“오랫동안 혼자 뒹굴면서 자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같이 잔다는 게 영 불편하더라고요. 마카오에서 같은 방을 썼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왠지 팔베개를 해줘야 할 것 같아서 해봤는데, 10분도 안 돼 팔이 저려 도중에 뺀 게 전부입니다. 역사적인 일은 오늘밤에 이뤄지지 않을까요(웃음). 허니문은 제가 사업을 하고 있는 하와이로 가기로 했어요. 신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해서 이참에 하와이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섬들을 보여주려고요.”
정준호는 나이가 있는 만큼 2세 계획을 미루지 않을 생각이다. 자신의 일을 나눠 시키려면 4명 정도는 낳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하정도 어려서부터 아이 셋쯤 낳고 오순도순 사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니 가족계획 때문에 트러블이 생길 일은 없을 듯하다.
오랜 시간 반쪽을 기다려왔기 때문일까. 기자간담회 말미에 정준호는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만인 앞에서 아내에게 약속할 것이 있다”고 밝혔다.
“살다 보면 바빠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결혼기념일에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가서, 정준호가 차린 최고의 밥상을 차려주고 싶어요. 제가 음식을 잘하거든요. 이것만큼은 꼭 지키며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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