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Education Tip

안 하느니만 못한 칭찬의 역효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글·이혜민 기자 사진·문형일 기자 어시스트·정미진

2011. 05. 06

안 하느니만 못한 칭찬의 역효과


칭찬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자양분이다.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는 해야 할 일을 기분 좋게 추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또한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원만한 대인 관계를 쌓는 기틀을 마련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부모들은 칭찬을 ‘잘’ 해서 약이 되는 경우보다 ‘잘못’ 해서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심리학자인 정윤경 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펴낸 책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에서 이런 사례들을 분석하고 제대로 칭찬하는 법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독후감을 써 학년 전체에서 우수상(전체 2등)을 받아왔다. 이럴 때 당신이 부모라면 어떻게 칭찬할까? 아이는 어떤 칭찬을 들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의욕이 증가할까.

“독후감을 잘 썼구나. 잘했다.” (X)
“우수상을 받았구나. 정말 잘했어. 다음에는 느낀 점을 더 보강해서 최우수상을 받도록 노력해보자.” (X)
“우수상을 받았다니, 정말 기쁘네. 책을 꼼꼼히 읽고 독후감을 열심히 썼구나.” (O)

첫 번째는 누가 봐도 형식적인 칭찬이다. 이런 칭찬을 들으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알 수가 없다. 두 번째는 가장 피해야 하는 칭찬이다. 얼핏 보면 아이를 격려하고 새로운 동기를 심어주는 것 같지만 우수상보다 더 큰 최우수상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만 안겨준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평가 염려’에 빠질 수 있다. 반면 세 번째는 만족스런 성과에 대한 엄마의 기쁜 감정과 그것을 위해 노력한 아이의 수고에 대한 격려가 모두 담겨 있다. 다음번엔 어떻게 해보라는 식의 부담을 지우지도 않았다. 아이로선 당연히 세 번째 칭찬을 받고 싶을 것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칭찬의 역효과’ 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초등학교 2학년 10명을 대상으로 100분 동안 책을 읽게 하고 읽은 책만큼 ‘칭찬스티커’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2학년 수준에 맞는 책은 제쳐두고 읽기 쉬운 유아용 책만 골라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다 읽었다고 했다. 아이들이 읽은 1백92권 중 수준에 맞는 책은 22권뿐이었다. 과연 이것이 의미 있는 독서일까?
부모 세대가 어렸을 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참! 잘했어요’ 도장은 요즘 칭찬스티커로 바뀌었다. 칭찬스티커를 많이 모으면 보상이 주어진다. 그러나 보상과 같은 외적 동기로 아이를 움직이게 하면 자발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나 성취감 같은 내적 동기가 말살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잘했다” “똑똑하다” “네가 최고다” 등 입버릇처럼 하는 칭찬 대신 어떻게 칭찬해야 우리 아이를 크게 키울 수 있을까?

1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을 칭찬하라 “넌 정말 똑똑하구나”는 ‘타고난 능력’을 칭찬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부모가 노력에 주목하면 아이는 노력하는 데 집중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노력해서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2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라 과정을 칭찬하면 아이들은 실패를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3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그림을 잘 그렸다”가 아니라 “노란색을 쓰니 그림이 밝아 보이고 봄 느낌이 나네”와 같이 칭찬해야 한다.

4 칭찬에 군더더기를 붙이지 마라 “깨끗하게 치웠구나. 그런데 이게 얼마나 가겠니?”처럼 칭찬에 군더더기가 있으면 안 된다. 또 “엄마가 바라던 대로 돼서 기쁘다”는 식으로 부모의 소망을 강조해서도 안 된다.

5 비교하는 칭찬은 하지 마라 “A는 우리 집 브레인이고, B는 우리 집 운동선수다”라는 말은 두 사람 모두를 칭찬하는 것 같지만 결국 아이의 다른 가능성을 차단하는 꼴이다.

6 칭찬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아이가 상을 받았다면 아이가 상장을 내밀 때 칭찬해야 효과가 크다. 만약 칭찬 시기를 놓쳤다면 “며칠 전 네가 받은 상 때문에 아직도 기분이 좋다”와 같은 인상적인 칭찬을 하라.

7 사소한 것부터 칭찬하라 사회성, 상상력, 개성, 옷차림, 가치관 등 사소한 것에 대해 칭찬하면 아이는 격려를 받았다고 느끼고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8 칭찬하면서 ‘보상’하지 마라 ‘보상’이라는 외적 동기를 받으면 어느새 내적 동기를 잊게 된다. 보상이 사라지면 하고자 하는 의욕을 잃을 수 있다.

9 칭찬을 남발하지 마라 규칙처럼 반복된 칭찬에는 무감각해져 더 큰 칭찬이 아니고서는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참고도서·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담소)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