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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Global Talk

미국: 정부가 전체 학생 50% 급식 지원

글&사진·최지은

2011. 02. 10

서울 지역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뜨겁다. 전체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니 예산 낭비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만 무상급식을 하자니 상대적 빈곤감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외국 학생들은 점심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급식을 실시하는 경우 비용 부담과 저소득층 아이들 배려는 어떻게 하는지 각국 통신원들이 전해왔다.

미국: 정부가 전체 학생 50% 급식 지원


미국도 한국처럼 학교에서 급식을 한다. 학생 1인당 한 끼 식사 비용은 메뉴 선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2달러70센트(약 3천원) 정도다. 이 급식비는 보통 개인이 지불하지만 각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가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미국 정부는 안정적으로 연방 세금을 투입해 학교에서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고 중산층 가정 역시 자신들이 낸 세금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먹을거리 지원에 이용되는 걸 반기는 분위기다.
학기 초가 되면 학교는 각 가정으로 급식을 ‘무상’ ‘일부 지원’ ‘자비 부담’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지를 묻는 신청서를 보낸다. 무상급식은 가계소득이 미국 정부가 정한 그 해의 ‘빈곤선(Poverty Level·최저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의 130% 이하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2010년 하반기~2011년 상반기 미국 빈곤선의 130%는 연봉 2만8천달러(4인 가족 기준·약 3천2백만원)다. 급식비용의 일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일부 지원 급식은 가계 소득이 빈곤선의 130~185%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로부터 급식 지원을 받는 학생 수는 학교나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은 10% 이하인 곳이 있는가 하면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은 70~80%를 넘는 곳도 있다. 미국 전체로 보면 초중고생의 절반 이상인 3천만명이 급식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사회가 남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가 학생들이 직접 돈을 내지 않고 단말기에 자신의 코드를 넣어 음식을 사는 형식이기 때문에 누가 급식 지원을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급식 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지않는다. 또한 급식 지원을 받는 학생이 전체의 50% 정도이고,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한 학생당 한 달에 45달러(약 5만원) 정도 지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의 전체 무상급식에 대한 욕구는 거의 없는 편이다.

누가 얼마나 내느냐보다 좋은 먹을거리 제공에 더 관심

미국: 정부가 전체 학생 50% 급식 지원

미국 학교의 급식 풍경. 최근에는 영양가 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영양적인 면에서는 연방정부가 정한 영양섭취기준에 따라 일정량의 단백질, 비타민, 철, 칼슘을 함유해야 하고 각 끼니의 지방(전체 칼로리의 30%이하)이나 포화지방(10%이하) 함유량도 규정하여 적절한 칼로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는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맛이나 모양새가 맛깔스럽지 않고 햄버거에 고기 패티 외에는 채소가 없다거나 수프에 건더기가 없이 묽기만 한 경우 등 영양의 균형이라는 면에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중학생인 딸아이는 학기 초 몇 번 급식으로 곰팡이가 핀 피자를 먹은 뒤 집에서 매일 점심을 싸 간다. 이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니어서 최근 미국에서는 학교급식의 질에 대한 비판과 함께 좀 더 건강한 식단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각 지역의 농장과 연계하여 싸고 신선한 농작물들을 학생들의 식탁에 올리자는 운동도 있고 튀긴 음식이나 탄산음료 등 비만을 유발하는 메뉴를 제외시키는 주들도 많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주도한 급식개선법안 또한 과일과 채소 등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학생들에게 공급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샬롯- 맥클랜버르그 카운티 교육구에서도 최근 메뉴에서 감자튀김을 없애고 감자구이를 넣거나 생선, 채소요리를 추가하는 등 학생들의 식단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아이들의 건강이 미래 의료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유익한 움직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지은씨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아름다운 도시 샬롯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건축지 기자였고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언론홍보학과를 나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와 동시통역일을 하고 있다. 열세 살, 열 살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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