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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빌라 거래 뒷얘기

노블레스하우징 채기영 대표

글·김명희 기자 사진·홍태식,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11. 01. 17

고급 빌라가 대한민국 상류층의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재벌 2~3세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이 주 거래층. 고급 빌라 컨설턴트 채기영 대표로부터 매매에 얽힌 뒷얘기를 들어봤다.

부자들의 부동산 선택에는 뭔가 특별한 기준이 있다?

고급 빌라 거래 뒷얘기

노블레스하우징 채기영 대표.



요즘 연예인들이 분양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된 강남 고급 빌라의 거래가는 보통 30억~40억원 선. 노블레스하우징(02-539-1471) 채기영 대표(36)는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 고가의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음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노블레스하우징은 강남 고급 빌라 매매 전문 컨설팅 업체. 청담동 상지카일룸 3차(40억~70억원), 청담동 마크힐스(40억~70억원), 흑석동 마크힐스(25억~35억원) 등을 컨설팅했으며 2010년 9월 남산 포레스트하우스(30억원 대)로 옮긴 한가인 부부, 최근 동양파라곤 2차(25억~35억원)로 옮긴 송윤아 부부 등도 그의 고객이다. 그에 따르면 고급 빌라 경기는 경제 침체와 함께 관망세로 접어들었다가 최근 바닥을 치고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 얼마 전까지 분양이 안 돼 일부 층이 비어 있는 빌라가 많았으나 최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분양이 거의 마무리돼가는 중이라고 한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고급 주택에 살까 궁금해진다. 채 대표는 재벌가 자녀,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들이 주된 고객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들 사이에도 취향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성북동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그곳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반면, 강남에서 살던 사람들은 강북으로 옮기려 하지 않습니다. 또 직종에 따라 선호하는 동네가 다른데 기업가들은 풍수가 좋기로 소문난 성북동을,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은 청담동을, 자영업으로 성공하신 분들은 방배동 서래마을에 많이 거주하죠. 연예인은 한남동이나 청담동, 동부이촌동 중에서도 한강이 보이는 곳을 고집하는데 그 이유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데서 살면 일이 잘 풀린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연예인들도 서래마을에 많이 살았는데 요즘엔 단지가 노후되고 전입 인구가 늘어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빠져나오는 분위기입니다.”

고급 빌라 거래 뒷얘기

장동건이 결혼 전 살았던 잠원동 빌폴라리스.



아파트는 입지와 브랜드 등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고급 빌라는 어떻게 가격이 책정될까. 채 대표는 역시 입지와 건축비 등에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고급 빌라는 입지 선정 때부터 주변 환경, 교통 등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풍수도 고려한다. 고급 자재와 마감재를 쓰기 때문에 건축비도 일반 아파트보다 최소 3~4배 이상 든다. 이 모든 것들이 고급 빌라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반면 집을 구매하는 이들의 경우 가격은 큰 고려 대상 아니라고 한다. 집을 재테크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 흥정을 하기도 하지만 사고파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큼 정중한 수준에서 거래하는 게 관례다.
“고급 주택을 거래하는 분들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까, 내릴까보다는 집이 위치한 동네와 집 자체가 마음에 드느냐, 아니냐를 따집니다.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다른 데로 이사 갈 게 아니라 사는 동안 만족하고 또 자손 대대로 물려줘도 좋을 만한 곳을 고르기 때문이죠. 물론 가격이 떨어지면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자들은 집을 재테크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고급 빌라 거래 뒷얘기

최지우와 한채영이 살고 있는 청담동 상지카일룸 3차.



연예인들이 집을 고를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은 보안.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나와 빌라로 옮기는 연예인이 많은데 그 이유도 빌라는 세대수가 적고 세대 출입구가 따로 있어 다른 입주자들과 부딪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네가 쾌적한지, 교통이 편리한지 여부도 따진다. 또 주변에 어떤 연예인들이 사는지도 고려 대상이 된다. 친하거나 이미지 좋은 연예인이 살고 있으면 물론 집을 고를 때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연예인의 부동산 컨설팅을 하다 보면 간혹 인간적인 면모도 엿보게 되는데 한가인 부부는 굉장히 다정해 보였다고 한다. 한가인이 이사와 관련된 모든 일을 직접 처리했는데, 시부모인 연규진 부부가 이사할 집을 보고 ‘최종 OK’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계약을 결정했다고 한다. 또 연정훈은 이삿짐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고. 송윤아는 역시 TV에서 보던 대로 소탈했는데 아이를 많이 챙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컨설팅을 했던 빌라 가운데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곳을 꼽아달라고 하자 채 대표는 “집 자체는 심은하씨 부부, 한가인씨 부부가 사는 남산 포레스트하우스가 만족도가 높았고, 입지는 동양파라곤 2차, 인테리어는 청담동 마크힐스를 마음에 들어하는 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결국 어떤 조건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이 갈렸다는 이야기다.
보통 사람에게 고급 빌라는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멀리 느껴지지만 채 대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다. 신규 빌라만 고집할 게 아니라 재건축이 예상되는, 대지 지분이 많은 빌라를 고르면 얼마간의 추가부담금을 내고 고급 빌라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신규 빌라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일부 고급 빌라 가운데는 마지막 남은 미분양 물건을 싸게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는 것. 물건 자체가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시행사 입장에선 그렇게 해서라도 처분하는 게 더 이익이 남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급 빌라 거래 경험이 풍부한 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이와 관련된 정보를 좀 더 쉽고 다양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고급 빌라 거래 뒷얘기

심은하와 한가인 부부가 살고 있는 남산 포레스트하우스 내·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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