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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 박훈희의 섹스 코치

섹스리스 부부여, 지금 당장 섹스여행을 떠나라

사진제공·Rex

2011. 01. 07

권태기 커플에게 필요한 것은 포르노를 통해 새롭게 배운 애무법이나 화려한 속옷이 아니라, 어쩌면 호텔 숙박권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부부일수록 이벤트가 필요한 법. 별이 보이는 욕조에서 두 사람이 함께 목욕해보는 건 어떤가.

섹스리스 부부여, 지금 당장 섹스여행을 떠나라


결혼 6년 차 대학동창 A가 말했다. “마누라가 모처럼 샤워를 길게 하면? 무섭지. 그런 날엔 잠든 척 하는 수밖에. 향수 뿌리고 화려한 속옷 입고 나와서 나를 유혹할 게 뻔하거든. 그런데 나는 요즘 그 정도로는 성욕이 안 생기더라. 그냥 잠이 더 좋아”라고. 물론 남자만은 아니다. 결혼 5년 차 후배 B는 “선배, 피곤해 죽겠는데 남편이 이상하게 질척거리는 날엔 괜히 아무것도 아닌 걸로 꼬투리를 잡아서 싸워요. 그래야 섹스를 안 할 수 있으니까. 남편에게 미안했지만, 난 너무 피곤했는걸, 뭐”라고 고백한 바 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피곤이 성욕을 이기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먹고 기운 차리라고 와이프가 장어구이를 내놓을라치면, 남편은 “나, 장어 나오는 날이 제일 무섭잖아”라고 손사래를 친다. 얼마 전 라디오 프로그램 ‘캔의 미스터 라디오’에서 ‘장어구이’ 운운하는 청취자에게 이종원은 “그런 방법 질색이에요. ‘난 장어구이 내놓을 테니, 오늘 밤 하는 거다’라고 말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난 그거 너무 싫을 것 같아. 장어구이 내놓는 것보다 오늘 밤엔 예쁘게 화장하시고, 속옷도 예쁜 거 입으시고, 기다려보시는 거 어때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인즉, ‘장어’보다 ‘예쁜 속옷’이 성욕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섹스리스일 정도로 권태기에 빠진 남녀가 화장, 속옷 정도로 성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섹스가 시작되지 않으면 새로 배운 섹스 필살기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니, 성욕이 솟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섹스리스 커플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
남녀가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데이트를 하건, 섹스를 하건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자, 이쯤에서 독자 여러분께 질문을 던져보겠다. 그와의 마지막 섹스 장소는? 최근 열 번의 섹스 장소는 어디였나? 유부남, 유부녀라면 모두 “집”이라고 답할 것이다. 똑같은 집이라도 침실에서만 잠자리를 가졌는가, 아니면 화장실이나 거실에서도 시도했는가는 큰 차이가 있다. 때로는 장소만 바뀌어도 흥분이 배가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아는지?
재닛 잭슨은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비행기에서 섹스를 한 적이 있다. 화장실이 아니라 좌석에서”라고 깜짝 고백을 했다. 아무리 비즈니스 클래스라고 해도 사람들이 오가는 비행기 좌석에서 섹스를 하다니! 방청객의 낌새를 눈치챈 재닛 잭슨은 섹스 심벌답게 당당히 말했다. “Why Not?” 비행기에서의 섹스가 그녀에게 최고의 섹스는 아닐지 몰라도 나는 그녀가 그때의 스릴 넘치는 섹스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캠핑카에서 원나이트스탠드를 했다는 후배 C의 섹스담이 떠올랐다. C는 “창밖에서 별이 쏟아져내리지, 바람은 후끈하게 불어오지, 파도소리가 들려오지…, 친구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서 좀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스릴 넘쳤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후배 D는 “나는 수영장에서 섹스하고 싶어. 욕조에서의 섹스도 기대돼. 손으로 거품을 내 서로의 가슴, 성기 등을 구석구석 닦아주면서 전희를 하는 거야”라고 맞받아쳤다.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 오픈카를 주차하고 섹스하고 싶다는 등 에로틱한 분위기를 달구는 장소에 대한 남자들의 판타지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계획된 섹스여행은 부담, 편하게 쉬러 가는 설정으로!

섹스리스 부부여, 지금 당장 섹스여행을 떠나라


평소 섹스에 무관심했던 커플이라도 로맨틱한 분위기에는 약해지기 마련. 때로는 집을 떠나 섹스여행을 떠나는 것이 소홀해진 연인과 부부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파크하얏트호텔은 두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자쿠지가 매력적이다. 사실 집에서 욕조 목욕을 함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파크하얏트호텔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W호텔에는 침대에서 창을 통해 욕실이 보이는 구조로 된 룸이 있어서 자극적이다. 남자는 샤워하는 여자의 실루엣을 보며, 여자는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성욕이 인다. 샤워를 마치기도 전에 섹스가 시작될지도 모르는 곳이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은 통창으로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아름다워서 남녀의 마음이 들뜨는 곳이다. 별이 쏟아지는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섹스하는 기분은 정말 특별하다.
사실 그와의 첫 섹스여행엔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이 효과적이지만, 오래된 연인 사이에는 5성급 호텔보다 모텔이 더 자극적일 수도 있다. 천장에 거울이 있는 모텔, 그네 혹은 체위를 바꿔주는 러브체어가 있는 모텔 등이 훨씬 자극적이지 않을까. 수원 조아텔의 스위트룸은 하늘이 뚫린 야외 온천이 있어서 별을 보며 목욕을 할 수 있는데, 나 역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아느냐고? 인터넷 검색창에 ‘모텔’을 쳐보라. 기대 이상의 쏠쏠한 정보가 수없이 쏟아져나올 테니 말이다. 그저 그가 좋아하는 취향의 모텔, 당신이 시도해보고 싶은 모텔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단, 호텔 숙박권은 친구에게 선물받은 것으로, 혹은 잡지 사은품으로 받은 걸로 해두시길! 너무 계획된 섹스여행은 남자를 부담스럽게 하니까. 그저 편하게 쉬러 갔다가 섹스의 재미를 새삼스럽게 알게 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게 남자를 부담스럽지 않게 유혹하는 길이다.



박훈희씨는…
‘유행통신’ ‘앙앙’ 등 패션 매거진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현재는 극장 CGV 웹진 ‘무비앤’을 편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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