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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 김도현의 Money Plan

금연의 경제학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최고 재테크

사진·현일수 기자

2011. 01. 07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건강을 챙겨야 한다. 하나는 육체적인 건강이고, 다른 하나는 가계의 전반적인 재무적 건강이다. 금연이야말로 두 가지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 상품이다.

금연의 경제학


흡연이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으므로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훗날 건강이야 어찌 되든 나는 오늘 한 갑의 담배를 피우겠다’고 고집하는 분들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건강과는 좀 다른, ‘돈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담배 한 갑에 겨우 3천원인데 그까짓 푼돈 아껴서 뭐하나’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담배가격 인상률을 연간 2%, 투자수익률을 4%로 가정하면 40세 가장이 20년간 흡연 비용을 저축해 모을 수 있는 금액은 3천8백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가계 평균 저축액 규모가 5천만원 정도(40대 가장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물가상승률을 2.5%로 가정해도, 20년 뒤 3천8백만원은 현재가치 기준 2천3백만원에 달한다.
금연 후 저축하는 기간을 10년으로 가정해도 1천4백만원을 모을 수 있다. 요즘 대학 1년 등록금이 1천만원 정도이니, 연간 대학교 등록금 인상률이 4%라고 가정해도 10년 뒤 1년 이상의 등록금으로 충분하다. 50세가 되면 고용 환경이 불안해지는 시점. 일부는 이미 은퇴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한 자녀의 1년치 대학 등록금은 가계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 수익률 4% 기준 10년 후 1천4백만원, 20년 후 3천8백만원
물론 ‘자녀 대학등록금쯤이야 큰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흡연자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생각을 좀 더 발전시켜보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KOSPI가 1980년 100에서 시작했으니 지난 30년간의 연 평균 상승률은 10% 수준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다소 보수적으로 잡아, 주식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연 평균 수익률을 8%로 가정해 보자.
하루 담뱃값 3천원을 절약해서, 연 기대수익률 8%로 운용하면 20년 뒤에 예상할 수 있는 수령금액은 5천8백만원이다. 운용기간을 10년으로 가정하면 2천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 ‘10~20년의 운용수익률을 결코 보장할 수는 없다’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은행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원금손실의 위험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장기간에 걸쳐 같은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는 주식투자에 동반되는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흡연을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적은 금액이라도 장기적으로 저축을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다고 해서 하루 3천원, 한 달에 9만~10만원을 저축하는 계획을 꺼려한다면, 10~20년간의 흡연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판단인지 묻고 싶다. 적립식투자가 기대했던 결과를 반드시 가져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장기 흡연이 가져올 수 있는 각종 건강문제는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은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새해에는 흡연을 하는 주위 모든 분들께 단호히 ‘금연’에 나설 것을 권할 만한 충분한 논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건강과 가정의 재무상태를 동시에 챙기는 ‘일거양득’의 결심뿐이다.

김도현씨는…
삼성증권 투자 컨설턴트.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란 ‘고객이 원하는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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