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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제작자 용감한 형제, 광진구 신사옥 미래 가치는?

글 정혜연 기자

2021. 04. 12

4년 전 발매한 ‘롤린’으로 음악방송 1위에 오른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제작자 용감한 형제가 서울 역삼동 보금자리를 떠나 광진구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역주행 신화’의 아버지, 용감한 형제는 부동산 투자에서도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용감한 형제가 64억원에 새로 사들인 광진구 신사옥(가림막이 설치된 건물).

용감한 형제가 64억원에 새로 사들인 광진구 신사옥(가림막이 설치된 건물).

인기 아이돌 그룹 뒤에는 스타 제작자가 있기 마련. 올초부터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 신화를 일으키며 공중파 음악방송 1위까지 휩쓴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뒤에는 2000년대 후반 손담비의 ‘미쳤어’ ‘토요일 밤에’, 빅뱅의 ‘마지막 인사’, 애프터스쿨의 ‘너 때문에’ 등을 내놓으며 ‘히트곡 제조기’로 불렸던 용감한 형제(강동철 ·42)가 있다.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신화의 아버지, 용감한 형제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역삼동 구사옥.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역삼동 구사옥.

브레이브걸스는 용감한 형제가 자신의 예명에서 이름을 따와 만들었을 정도로 애착이 큰 그룹이다. 2011년 5인조 1기 멤버들로 데뷔했다가 2016년 2기 멤버들이 추가 영입되면서 7인조로 운영됐고 이후 기존 멤버들이 하차해 지금의 4인조에 이르렀다. 2017년 미니앨범 ‘롤린’을 발매했지만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다만 군부대 위문공연에서 유독 큰 인기를 끌었다. 그때 촬영된 위문공연 영상이 지난 2월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되면서 조회수가 급등했고, 4월 현재 1천5백9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방송에서 “올해 초 해체를 논의하던 중 갑자기 데뷔 후 가장 큰 사랑을 받게 돼 놀라울 따름”이라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과 함께 용감한 형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용감한 형제는 원래 형 강흑철, 동생 강동철로 이뤄진 그룹으로 출발했는데 2004년부터 4년 동안 YG엔터테인먼트 전속 작곡가 및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해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형 강흑철은 가수 데뷔를 준비한 반면 강동철은 용감한 형제라는 이름으로 2008년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손담비, 애프터스쿨, 씨스타, 포미닛, AOA, 선미 등의 히트곡을 프로듀싱했다. 

히트곡 제조기라고 불리는 용감한 형제의 자산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는 2011년 ‘무릎팍도사’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저작권료 수입이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모은 수익의 일부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사옥을 마련하는데 쓰였다. 용감한 형제는 2013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차병원 인근에 5층짜리 건물을 13억8천만원에 매입해 리모델링 후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사옥으로 사용했다. 2016년 ‘나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당시 용감한 형제는 사옥의 럭셔리한 외관은 물론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대표 사무실 등을 공개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 용감한 형제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변화를 알렸다. 3월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new #brave 해시태그와 함께 회백색 외관의 신사옥 건물모형 사진을 올린 것. 신사옥은 광진구 능동 천호대로변에 지하 1층~지상 10층, 연면적 1269.7㎡ 건물로 지어질 예정이며 설계는 ㅅ건축사사무소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감한형제는 지난해 9월 해당 건물을 64억원에 매입했으며 석 달 뒤 관할 구청의 건축허가를 받고 철거 및 공사에 들어갔다.



군자역과 아차산역 사이, 가구거리 한복판에 들어서는 신사옥

브레이브걸스(아래)의 역주행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용감한 형제.

브레이브걸스(아래)의 역주행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용감한 형제.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신사옥이 들어설 곳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과 아차산역 중간 지점, 일명 ‘중곡동 가구거리’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현재는 공사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부지 동쪽으로는 ‘능마루 맛의 거리’와 번화가인 군자역 사거리가, 남쪽으로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및 유니버셜아트센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용감한 형제는 능동 신사옥 부지를 매입하기 직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강남의 빌딩 두 채를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2013년 13억8천만원에 매입한 강남구 역삼동 사옥은 2021년 2월 69억8천만원에, 2014년 12억3천만원에 매입한 서초구 서초동 사옥은 2020년 40억원에 팔았다. 두 건물의 시세차익을 단순 계산해보면 각각 56억원, 27억7천만원인데 세금 및 부대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7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사옥을 매입한 주체는 형 강흑철이 대표로 등재되어 있는 ‘주식회사와이애이치’로 건물 매입 시 시중은행 근저당을 약 47억원 정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건물 매각과 관련해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역삼동과 서초동에 나눠져 있던 사옥을 한 곳으로 합치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감한 형제의 선택을 두고 성공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빌딩중개법인 빌사남의 김윤수 대표는 “최근 1년 사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빌딩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강남권 빌딩은 예년에 비해 많이 거래됐는데 대부분 신고가에 팔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용감한 형제가 보유했던 건물은 각각 강남차병원과 한전아트센터 인근에 위치해 있다. 교통 및 상권이 잘 형성된 곳들이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과 방식대로 매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탈강남을 선택한 행보에 대해 김 대표는 “JYP엔터테인먼트도 4년 전 강남구 청담동을 떠나 강동구 성내동으로 이전하면서 사옥을 대폭 확장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빅히트도 강남 대치동에서 용산으로 이전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역시 강남 접근이 용이한 광진구 능동에 사옥을 확장 건설해 아티스트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소 의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은 전문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광진구 능동은 교통이 편리하고 잘 정비돼 있지만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는 곳이다. 인근 군자역 사거리도 일종의 구도심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의 여력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 남쪽이자 어린이대공원 북쪽 주택가는 5층 이하 연립주택만 지을 수 있는 1종 일반주거지역인데다 최고고도지구(도시계획법상 환경 및 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 높이 및 층수를 제한한 지역)으로 묶여 있어 재개발이 어렵다. 입지만 놓고 보면 광진구 능동보다는 기존의 강남 및 서초의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제공 동아DB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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