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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여고동창생’ 에너지 넘치는 촬영 현장 방문기

글 이현준 기자

입력 2021.01.22 15:08:45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언니들을 채널A 버라이어티 건강정보 쇼 ‘산전수전-여고동창생’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내 남자 친구(남편)가 나보고 뭐라는지 알아? 옛날엔 눈이 부셔서 못 봤대~”(최란) 

“진짜! 고마 해라!”(심혜진) 

“너 신랑이 왜 그러는지 알아? 내가 확실히 얘기해줄게. 이제 힘이 다 떨어진 거야~ 그래서 잘 보이려고 아부하는 거야!”(선우용여) 

뼈 때리는 ‘디스’에 출연진 모두로부터 폭소가 터져나온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웃음바다로 이끈 ‘언니들’은 채널A 버라이어티 건강정보 쇼 ‘산전수전-여고동창생’(이하 ‘여고동창생’)의 4인방.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50분 방송되는 ‘여고동창생’은 인생 경험도 많고 아픈 곳도 많은 맏언니 선우용여(76), 열정 넘치는 흥언니 최란(61), 왕년의 대표 건강 미인이지만 실상은 건강 무심자인 심혜진(54), 건강 정보엔 빠삭한 ‘브레인’ 막내 김지선(49) 등 산전수전 다 겪은 4인방이 장수(長壽)고등학교에 입학해 건강 우등생으로 거듭나는 콘셉트의 방송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이론 수업(보건·시청각 수업)과 체육 시간으로 나뉜다. 이론 수업은 매회 특정한 주제의 건강 지식을, 체육 시간엔 운동을 학습한다. 시청각 수업은 일반인들의 사연을 담은 녹화 영상(VCR)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휴학생’, 비슷한 아픔을 겪었지만 자신만의 비결을 통해 이를 극복해낸 ‘우등생’이 소개된다. 휴학생의 사연에 공감하며 안타까워하고 우등생의 비법에 귀를 쫑긋하는 출연진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연예인 게스트인 ‘전학생’도 종종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는데, 지금까지 함소원, 수빈(달샤벳), 신지 등이 출연해 재미를 더했다. 

출연진 4인방은 모두 왕년에 미모로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하지만 세월 앞엔 장사가 없기 마련이다. 평균 연령이 60세에 이르다 보니 관련된 질병도, 고민도 많다. 숨기고 싶을 법하지만 거침없다. 각자의 갱년기 증상을 털어놓는 건 물론, 뇌경색(선우용여), 탈모(최란), 골다공증(김지선), 난소 절제(심혜진) 등 아픈 기억을 꺼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결코 분위기가 ‘다운’되진 않는다. ‘여고동창생’에서 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방송이라 그런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면? 천만의 말씀. 현장 분위기는 더 즐겁다. 1월 6일 방문한 촬영 현장엔 내내 웃음꽃이 만발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기자의 입꼬리도 어느새 귀로 향해 있었다. 

오전 11시 촬영 배경인 교실은 해부도, 시력검사표, 케틀 벨, 요가 매트 등 ‘장수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4인방은 교복을 갖춰 입고 리본 넥타이에 앙증맞은 머리띠를 더해 여고생으로 변신한 채 1교시 보건 시간을 맞아 학습에 한창이었다. 선생님(민혜연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강의에 귀를 쫑긋하며 집중하는 태도가 영락없는 모범생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강의 중 반장 최란의 짓궂은 농담이 튀어나왔다. “혜진아~ 네 몸은 너 신랑이 더 잘 알지 않니?” ‘냉미녀’ 콘셉트 심혜진의 반응은 얄짤없다. “닥쳐!” 흡사 만담을 보는 듯한 모습에 촬영장에 웃음이 돌았다. 

근력 테스트를 위한 팔씨름 대결도 펼쳐졌다. 첫 번째 대결은 최란과 심혜진. 긴장감이 맴돈 것도 잠시, 순식간에 최란의 승리로 끝났다. “와, 진짜 세!” 심혜진이 혀를 내둘렀다. 다음 대결은 선우용여와 김지선. 맏언니와 막내의 대결에 김지선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둘이 손을 마주 잡자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이야~ 용여는 손이 남자 손이야!” 김지선의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선우용여. 결과도 애초 예상과는 다른 대반전, 선우용여의 승리로 끝났다. “봐! 나이는 상관없다고 했지!” 선우용여의 얼굴에 득의양양한 표정이 가득하다. 비록 결승전에서 최란이 승리하긴 했지만 상품은 노익장(?)을 과시한 선우용여에게 전달되며 팔씨름 대결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선우용여·최란·심혜진·김지선
‘여고동창생’ 4인 인터뷰

장시간 계속되는 녹화에 지칠 법도 했지만 이들에게선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일소일소(一笑一少). 한 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진다고 했던가. 이들이 중년의 나이에도 이토록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웃음이었다.

장시간 계속되는 녹화에 지칠 법도 했지만 이들에게선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일소일소(一笑一少). 한 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진다고 했던가. 이들이 중년의 나이에도 이토록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웃음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맞이한 점심시간. 다음 일정 진행 전까지 인터뷰 시간이 주어졌다. 인터뷰 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밝았다. 

‘장수고 여고동창생’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오랜만에 교복을 입으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선우용여(이하 선우) 학창 시절 다른 친구들은 교복 칼라에 풀을 먹여 빳빳하게 해서 멋을 부렸거든요. 하지만 저는 무용(발레)을 하다 보니까, 발레복에만 집중해서 교복을 예쁘게 해서 입고 다니지 않았어요. 완전 엉망으로 해서 다녔죠. 그런데 이렇게 새삼 교복을 다시 입으니 기분이 새롭고 너무 좋아요. 

최란(이하 최) 우리가 교복을 입어본 지가 수십 년 됐잖아요. 그래서 더 뜻깊어요. 여고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옷이 날개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이 옷에 맞게 행동을 하게 돼요. 아, 그리고 우리가 언제 “용여야” 해보겠어요. 은근 통쾌해서 자꾸 “용여 용여” 하고 부르게 돼요(웃음). 

요즘 ‘건강 우등생’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여성동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강 비결이 있으신가요. 

오늘 의사 선생님이 명언을 하셨어요.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걷기다”라고요. 이미 많이 나온 이야기긴 하지만 가장 쉬우면서도 잘 안 하는 것이기도 하죠. 

심혜진(이하 심) 나이가 들어선 무리한 운동보다 걷기처럼 가볍게 하는 운동이 좋아요. 물론 요즘 같은 때엔 쉬운 건 아니죠.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제가 많이 걸어봐서 아는데, 정말 최고의 비결이에요.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방송에서 소개한 우등생의 비결을 잘 지키고 있어요. 특히 (1회에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배운) 프리바이오틱스는 저희 모두 먹고 있고 r-TG 오메가3 지방산도 챙겨 먹어요. 

선우 걸으면서 TV를 보거나, 앉아서 보더라도 배에 힘을 준다거나 해요. 이렇게 생활에서 많이 움직이려 애를 쓰기도 하고요. 

장수고에 다니고 계시잖아요. 몇 살까지 살아야 장수일까요. 

1백 살은 기본이죠! UN에 따르면 19세부터 65세까지가 청년, 66세부터 80세까지가 중년이라고 합니다. 우린 아직 청년인 셈이잖아요(웃음). 

선우 그렇긴 하지만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게 살아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이렇게 나이를 먹을 줄 몰랐거든요. 시간은 정말 금방 가요. ‘여고동창생’을 꾸준히 시청하면서 건강 정보를 따라 하다 보면 장수하실 수 있을 거예요(웃음). 

올 한 해 건강 목표나 여성동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덕담이 있다면. 

지난해 12월 말에 이석증이 와서 응급실에 다녀오고 난 뒤로 항상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건강을 잃는 건 순식간이구나 싶더군요. 그러니 사람이 예민해지더라고요. 올핸 즐겁게 사는 게 목표예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마스크를 벗을 날을 온 국민께서 바라고 계실 텐데, 여성동아 독자 여러분들도 그날이 올 때까지 스스로의 건강부터 잘 지켜내며 관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우 말이나 행동만으로 즐거워선 안 되고 마음이 즐거워야 해요. 건강 앞에선 돈이나 명예도 소용없는 것 같아요. 욕심내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김지선 저는 2021년을 ‘미고사’의 해로 만들고 싶어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코로나19로 밖에 못 나가다 보니까 가족 사이에 부딪힐 일이 너무 많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고마울 때 ‘땡큐’, 미안할 때 ‘쏘리’라고 많이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말이 아니라 마음이 전해지지 않고 한국말로 고마워, 미안해라고 해야 한대요. 남편이 얼마 전 제가 일하고 돌아오니 “수고했어. 고마워”라고 말하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힘든 시기지만 웃고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살았으면 해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면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해질 거예요. 힘든 과정을 견디고 나면 행복이 찾아오니까요.

사진 김도균 



여성동아 2021년 2월 6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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