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연세사랑병원 본관(왼쪽)과 신관 전경
2023년 기준 전국 관절전문병원은 총 23개로, 서울 내에는 5개에 불과하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환자 구성 비율, 병상 수, 의료 인력 등 7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연세사랑병원은 25명의 전문의가 상주하며 병상 188개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2만2000명의 환자가 이곳을 찾을 만큼 입소문이 났다.
연세사랑병원은 8월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의 건물로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다.
주로 관절 질환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골관절염 환자가 연세사랑병원을 찾는다. 연골이 닳아 뼈·인대 등 주변 조직의 손상으로 이어질 때 발생하는 골관절염은 흔히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잘못된 자세, 심한 다이어트 등으로 젊은 환자도 증가 추세다. 초기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말기 환자의 경우 기존 관절을 대체하는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연세사랑병원은 2022년 12월 기준 305건의 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할 만큼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 초기부터 말기까지 올 케어
연세사랑병원은 아시아 최초로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연세사랑병원은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국인에게 특화된 ‘한국형 맞춤형 인공관절(Personal Natural Knee·PNK)’도 개발했다. 기존 인공관절은 해부학적으로 모양이 다른 서양인 기준으로 만들어져 한계가 있었다. 연세사랑병원은 방문 환자 199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환자에 적합한 인공관절을 개발해 정교함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연구 성과 등으로 연세사랑병원은 ‘국제 관절경 스포츠 슬관절 학회(ISAKOS)’가 인증한 공인 수련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PNK와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Patient Specific Instrument·PSI)’가 결합하면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PSI는 3D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환자의 관절 모양을 분석한 후 그것을 그대로 3D 프린트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개인 맞춤 수술 도구다. 연세사랑병원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2016년에는 관련 특허 2건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최초로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 과정을 안내하는 데 사용되는 이 기술은 향후 의사 교육과정에도 이용될 예정이다.
국내 관절 치료를 선도하는 연세사랑병원은 오는 8월 개원 20주년을 맞아 확장 이전을 앞두고 있다. 본관과 신관으로 나눠져 운영된 병원을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 건물로 통합한다. 외래에서 수술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도입해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고해상도 MRI, 수술실 감염관리 강화를 위한 양압 시스템 도입도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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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20년 병원 발전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연구”
Q 개원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끊임없는 연구로 병원의 성장 동력을 얻었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줄기세포 연구소 등을 통해 국내 관절 치료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인공관절 관련 SCI급 논문 60여 편, 줄기세포 관절 치료 관련 SCI급 논문 20여 편을 보유하게 됐다. 연세사랑병원은 공인 수련 기관으로 지정되고, 국제연골재생학회(ICRS),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등에서 강연을 요청받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Q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유가 있나.
“한 사람의 의사이자 병원을 운영하는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의학 기술을 연구도입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환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힘이 된다.”
Q 최근 도입한 한국형 맞춤형 인공관절(PNK)은 기존 인공관절과 무엇이 다른가.
“3세대 인공관절이 도입되면서 관절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만큼 개인 신체에 딱 맞는 관절을 수술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PNK는 1900명이 넘는 실제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한국인에게 적합하다. 수술 이후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Q 대학병원과 비교할 때 강점을 꼽자면.
“환자들이 아플 때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대학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환자들은 아프면 불안감을 느낀다.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빠른 시일 내에 수술 등 치료를 받아 편해진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확장 이전을 하고 나면 진료부터 입원, 수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Q 앞으로 인공관절수술이나 관절염 치료에 대한 연구 비전이 있다면.
“인공관절수술은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보루로 불린다.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지고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극심할 때 제 뼈를 깎아 수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 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앞으로 환자 개개인의 무릎 모양에 맞춘 인공관절을 양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자체 생산 능력까지 갖추는 게 목표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의사가 고글을 쓰면 환자 무릎에 핀을 박아야 할 위치가 표시되는 방식이다.”
사진 조영철 기자
사진제공 연세사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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