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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style

스타일 맛집 ‘에밀리, 파리에 가다’ 4인 패션 탐구

글 정세영 기자

입력 2020.11.23 11:40:16

여자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사랑과 낭만 가득한 드라마가 있다. 지난 10월 처음 공개된 후 한국에서 인기 콘텐츠 3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2020). 판타지를 자극하는 파리를 배경으로 화려함의 상징인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펼쳐지는 2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콘텐츠로, 많은 이들이 다소 뻔한 내용이라는 걸 예상하면서도 정주행하는 이유는 ‘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여성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스타일링을 다룬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파리판이라 할 수 있는 이 드라마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4명의 여배우들이 선보이는 패션 스타일링이 시선을 저격하는 또 하나의 요소. 사랑스럽고 발랄한 주인공 에밀리와 아름다운 파리지엔 카미유, 우아한 보스 실비, 화끈한 슈퍼 리치 민디까지. 하나의 아이템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가 하면, 다양한 아이템을 믹스앤매치해 룩에 위트를 주고, 명품을 풀 착장하며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일부 시청자들은 평범한 회사원이 매일 풀 메이크업에 명품을 입고 다니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도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시청자들의 눈을 만족시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파리의 사랑스러운 이방인, 에밀리 쿠퍼

@emily_in_paris_look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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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마케팅 회사를 다니는 에밀리 쿠퍼(릴리 콜린스)는 갑작스럽게 임신한 상사를 대신해 1년간 프랑스 파리로 파견을 가게 된다.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봉주르’ ‘위’ ‘메르시 보꾸’뿐이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재치로 프랑스식 문화와 언어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답게 빛나는 에펠탑과 센 강 아래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파티, 오전 10시 출근에 점심시간은 무려 3시간,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아랫집 훈남 셰프까지! 좌충우돌의 연속이지만 이 정도 환경이라면 고생도 낭만으로 여겨질 듯하다. 에밀리 특유의 재기 발랄한 시선으로 바라본 파리의 모습을 담은 SNS 계정이 인기를 얻으면서 프랑스 영부인이 그녀의 게시물을 리트윗하고, 점차 인플루언서 반열에 오르게 되는 캐릭터로 사랑스럽고 발랄하면서도 일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20대 여성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emily_in_paris_look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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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아이디어와 취향을 가진 에밀리답게 패션에서도 화려한 믹스앤매치 스킬을 보여준다. 팝한 컬러와 화려한 패턴에 베레, 버킷 해트, 스카프 등 여러 아이템을 믹스해 스타일링에 재미를 더하거나, 다소 진부하게 여겨지는 클래식한 깅엄 체크 투피스에 빨간색 베레를 매치해 룩의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킨다. 에밀리는 독특한 액세서리를 많이 매치하고 나오는데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카메라처럼 생긴 스마트폰 케이스도 그중 하나. 아마존에서 아이폰 XR 6.1인치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것으로 실제 카메라와 같은 형태와 무게,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 제품이다. 아쉽게도 오리지널 제품은 2018년 이후 단종돼 구매할 수 없지만, 비슷한 대체품은 아마존이나 스마트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에서 판매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극 중 에밀리가 최고로 애정 하는 브랜드는 샤넬! ‘인간 샤넬’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 화려한 컬러와 패턴이 가미된 개성 뚜렷한 샤넬 아이템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착장하는가 하면, 자라나 에이치앤앰 같은 스파 브랜드와 믹스해 힙하면서도 위트 있는 패션을 완성한다. 에밀리가 선보인 수많은 룩 중 가장 화제가 된 스타일은 6화에서 발레를 보기 위해 드레스업한 풍성한 샤 소재의 블랙 드레스다. 여기에 눈이 부실 정도로 영롱한 링 액세서리를 머리에 착용했는데, 이 룩은 영화 ‘화니 페이스’의 여주인공 ‘조’를 연기한 오드리 헵번을 오마주한 룩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랙 드레스는 크리스찬 시리아노의 2019 컬렉션으로, 시리아노는 그의 SNS 계정에 자신의 드레스를 입은 에밀리의 사진을 올리며 ‘사랑스럽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불 켜진 에펠탑을 배경으로 우아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서있는 에밀리의 모습은 여자들의 로망 그 자체! 여기에 릴리 콜린스의 시그니처인 깔끔하게 바른 레드 립과 짙고 풍성한 눈썹으로 그녀만의 개성을 살린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 카미유

@camillerazatzone

@camillerazatzone

“예쁘면서 비겁하게 마음씨까지 착하죠. 하나만 해야지.” 카미유는 에밀리의 대사 한 줄로 완벽하게 정리된다. 에밀리를 불친절한 꽃집 사장의 갑질로부터 구해주며 친구가 된 그녀는 에밀리가 파리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절한 프랑스인이다. 게다가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 집안에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잘생긴 셰프 남친까지 있는, 한마디로 모든 걸 다 가진 인물! 카미유 역을 맡은 카미유 라자트는 실제 프랑스 모델 겸 배우로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이 그토록 선망하는 프렌치 시크를 대변한다. 4명 중 가장 따라 하고 싶은 룩을 선보이며 주인공 에밀리 못지않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ootwins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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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가 애정하는 컬러는 블랙으로 에밀리와는 극명하게 다른 색 대비를 선보이며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카우보이 부츠, 베레, 프린지 장식 백 등 포인트 아이템을 믹스해 블랙 컬러를 가볍고 산뜻하게 풀어냈다. 파티에서는 과감한 엠브로이더리 장식과 레드 립을 더해 포인트를 주고, 재킷으로 완성한 캐주얼 룩에는 부츠를 더해 편안하면서도 트렌디한 실루엣을 선보이는 센스까지! 특히 8화에 등장한 청청 패션은 ‘파리’다움을 가장 물씬 풍긴 룩이다. 탑샵의 캐주얼한 데님 재킷에 마도로스 선원이 쓸 법한 플랫 캡을 더해 흑백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실패 없는 데님 스타일링을 하고 싶다면, 카미유 룩을 참고해 상하의를 같은 컬러로 통일해보시길! 안전하게 무채색 계열 이너 웨어를 매치하는 것도 좋지만, 카미유처럼 레드 컬러를 선택하면 한층 쿨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렌치 시크라면 빠질 수 없는 가벼운 피부 메이크업과 레드 립으로 마무리할 것.

고혹적이고 우아한 파리지엔, 실비

@philippineleroybeaulieu

@philippineleroybeaulieu

파리의 명품 마케팅 회사 ‘사부아르’에 근무하는 에밀리의 직장 상사 실비. 그녀는 파리로 일하러 왔으면서 프랑스어를 하나도 못하고 미국식 사고방식으로 일하려는 에밀리를 처음부터 탐탁지 않아 한다. 게다가 대놓고 에밀리를 ‘촌뜨기’ 취급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에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그 능력을 인정해준다. 실비 역할을 멋지게 소화한 배우 필립핀 르로이-뷔리우는 ‘파리지엔’ 하면 떠오르는 여인의 초상 같은 인물로, 주로 단조로운 블랙이나 톤 다운된 컬러에 실루엣을 강조한 드레시한 스타일을 즐긴다. 과감하게 파인 네크라인과 파워 숄더를 장착한 드레스, 멋진 팔 근육이 돋보이는 홀터넥 드레스를 선택해 치명적인 매력을 드러내기도 한다. 패션 못지않게 시크한 프랑스식 애티튜드도 주목할 만한 부분! 파티에서 에밀리가 열심히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그만 먹어요. 왜 먹는 거죠? 그럴 땐 담배를 피워요”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장면은 섹시하면서도 다소 반항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실비의 패션 센스는 포인트가 필요한 이브닝 룩에서 더욱 돋보인다. 가슴 부분에 컷아웃 디테일이 가미된 드레스나 고혹적인 원 숄더 드레스에 메탈 뱅글 딱 하나만 매치해 오직 ‘패션 고수’들만 할 수 있다는 절제의 미학을 선보인다. 실비 룩의 핵심은 ‘실루엣’. 심플한 블랙 티셔츠를 입더라도 몸에 꼭 맞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살짝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컷아웃이나 슬릿 디테일이 들어간 아이템으로 관능적인 매력을 더해보자. 주얼리는 작고 아기자기한 것보다 장식 없이 구조적인 디자인이 훨씬 세련돼 보인다.

대담하고 자유로운 믹스앤매치의 끝판왕, 민디 천

@emily_in_paris_lookbook

@emily_in_paris_lookbook

“내 번호 줄게요, 외로우면 문자 보내요. 저녁이나 먹자고요. 난 민디예요.” 구릿빛 피부가 매력적인 한국계 배우 애슐리 박이 맡은 민디 천은 에밀리가 파리에서 처음 사귄 친구다. 중국 갑부 집안 출신으로 가수의 꿈을 반대하는 가족과 의절한 뒤 파리에서 거주 중. 에밀리의 회사 생활이나 애정 고민에도 다정한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민디는 모든 여자들이 친구로 곁에 두고 싶은 멋진 캐릭터다. 자존감 높고 긍정적이며 솔직한 성격답게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그녀는 과감한 패턴과 프린트를 즐긴다. 특히 4화에서 베이지색 파이톤 프린트 재킷 드레스와 같은 패턴의 사이하이 부츠를 매치한 스타일링은 무채색 일색인 파리지엔 사이에서 관능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과감한 컷아웃 디테일의 타탄체크 슈트나 그래피티 아트워크를 작업한 슈트 등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특히 시선을 모은 룩들은 ‘섹스 앤드 더 시티’ 속 주인공들의 스타일을 디렉팅하고,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전체 스타일링을 맡은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가 커스텀한 작품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스타일링을 통해 다채로운 인상을 남긴 민디지만, 가끔은 잔잔한 플라워 패턴이나 화사한 뉴트럴 컬러 등 화창한 날씨에 어울리는 기분전환용 룩으로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하기도 한다. 민디의 룩에 파리와 어울리는 로맨틱한 무드를 좀 더 강조하고 싶다면, 파나마 해트나 베레, 스카프 등 액세서리를 활용하거나 후프 링 이어링, 초커 같은 주얼리를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0년 12월 6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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