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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아내, 강주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EDITOR_FASHION 정세영 기자 EDITOR_FEATURE 정혜연 기자, 윤혜진

입력 2020.10.26 10:30:01

웃고 울고 인내하며 사랑하다 보니 어느덧 결혼 26년 차. 이제 강주은에겐 ‘최민수의 아내’란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방송인, 관계 소통 전문가, 주부들의 워너비로 오롯이 빛난다.


톱 앤아더스토리즈. 베스트, 네클리스 모두 자라. 재킷 그레이양. 팬츠, 이어링 모두 에이치앤엠 스튜디오.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톱 앤아더스토리즈. 베스트, 네클리스 모두 자라. 재킷 그레이양. 팬츠, 이어링 모두 에이치앤엠 스튜디오.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시간 아까우니까 우리 지금 인터뷰 조금 할까요?” 

‘슈퍼맘’ 강주은(49)은 헤어스타일을 변경하는 짧은 시간마저 허투루 쓰지 않았다. 생방송 촬영이 있어 새벽 3시에 나왔다면서도 생기 넘치는 웃음을 잃지 않고, 부드럽지만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도 뿜어냈다. 화장대에 나란히 앉은 강주은의 첫인상은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강주은을 터프가이 최민수의 현명한 아내이자 두 아들의 친구 같은 엄마, 일 잘하는 워킹맘으로 알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강주은은 1994년 결혼해 10년을 가정에 집중했고 그 후 서울외국인학교, 주한캐나다상공회의소 등에서 근무하며 가정과 일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줬다. 요즘은 CJ오쇼핑에서 ‘강주은의 굿라이프’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파고들면 완벽해 보이는 강주은에게도 의외의 면이 있다. 강주은은 젊은 시절 꿈꿔왔던 포르쉐를 3년 동안 모은 월급으로 사 10년 넘게 타는 자동차 마니아이자 2년간 ‘주부 파업’을 한 간 큰 여자이며, 남편에게 온 팬들의 러브 레터가 못마땅했던 귀여운 질투쟁이다. 뻔하지 않아서 더 닮고 싶은 여자, 그게 바로 강주은의 매력이다.


톱, 스커트 모두 코스, 코트 다이애그널. 이어링 브릴피스. 슈즈 렉켄.

톱, 스커트 모두 코스, 코트 다이애그널. 이어링 브릴피스. 슈즈 렉켄.

가을이에요. 가을 단풍 하면 캐나다인데 요즘 해외 이동이 쉽지 않은 터라 아쉽겠어요. 

그러니까요. 딱 요맘때예요. 어렸을 적부터 가을이면 부모님과 단풍 구경을 갔어요. 올 1월에 캐나다 다녀온 후로 못 갔네요. 부모님이 보고 싶어요. 



얼마 전 인테리어 센스를 뽐내는 SBS 예능 ‘홈스타워즈’에서 우승한 걸 봤어요. 어떻게 워킹맘이면서 요리면 요리, 인테리어면 인테리어, 살림까지 완벽하게 해낼 수가 있죠. 

요즘 멋진 워킹맘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모든 게 기적 같아요. 언어 때문에 한국에서 바로 일하기 힘들었거든요. 10년간 주부로 살다가 전공과 다른 학교 업무를 13년이나 해낸 것도, 또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홈쇼핑 생방송을 하게 된 것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에요. 

많은 분들이 강주은 씨를 워너비로 꼽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어때요. 

여태 살아온 것에 대해 피드백이 오니까 감사하죠. 예전에 TV조선 예능 ‘엄마가 뭐길래’란 방송에서 사는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우리 가족 문화에 대해 낯설어했어요. “여자가 너무 세다.” “최민수가 힘들겠다.” 이런 반응이 나왔죠. 그런데 차츰 저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대처법을 지켜보면서 작은 위로를 얻으셨나 봐요. 방송 후반으로 갈수록 응원으로 바뀌었어요. 


셔츠 마시모두띠. 재킷 앤오르. 팬츠 베이스런지by아모멘토.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클리스 르세이.

셔츠 마시모두띠. 재킷 앤오르. 팬츠 베이스런지by아모멘토.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클리스 르세이.

강주은 씨의 워너비는 누구인가요. 

어떤 한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영감을 받은 순간순간을 제 인생 안에 녹이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인생도 항상 반짝거리는 순간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빠가 1960년대 캐나다로 이민을 갔는데 한국인으로는 40번째였대요. 어린 제 눈에도 부모님이 이민자로서 힘드신 게 느껴졌나 봐요. 여섯 살 때 단풍 구경을 하면서 부모님한테 “단풍 숲을 멀리서 봤을 때는 아름다운데 그 속에 들어가면 벌레도 있고 지저분할 수 있잖아.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랬대요. 지금도 행복은 어떻게 보는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런 성향이니까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가족과 떨어져 타향살이를 할 수 있었겠군요. 

보통 가장 안전한 길을 찾아가잖아요. 그런데 저는 ‘리스크(Risk)’도 잘 택해요. 어떤 길이라도 안전하게 만들어가는 건 내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릿(Grit)’이란 단어가 있어요. 계속 도전하는 열정, 끈기란 뜻인데 이게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죠. 

아무리 도전 정신이 강해도 쉽지 않은 결혼 생활이었을 듯해요. 가장 힘든 때는 언제였나요. 

어느 한 순간을 꼽을 수 없이 전부 다요. 우리 부부가 오늘에 도착하기까지 그냥 얻은 건 없었어요. 결혼은 생판 남끼리 만나 한길을 걸어가는 거잖아요. 희생이 필요하죠.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첫아이 낳고도 ‘아기와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떻게 보면 이것저것 따질 시간 없이 서둘렀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도 사랑하니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거겠죠. 

그럼요. 우리를 처음부터 연결해준 게 뭐였냐면 신앙과 살아가는 원칙이 완전히 일치한단 거였어요. 서로를 신뢰해요. 이 남자는 누구보다 진실한 사람이에요. 싫든 좋든 다 나타나는 투명한 사람이죠. 오죽하면 저를 만난 지 3시간 만에 “내 여자다” 말했겠어요(웃음). 


톱 앤아더스토리즈. 베스트, 네클리스 모두 자라. 
재킷 그레이양. 이어링 에이치앤엠 스튜디오.

톱 앤아더스토리즈. 베스트, 네클리스 모두 자라. 재킷 그레이양. 이어링 에이치앤엠 스튜디오.

SNS를 보니까 남편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더라고요. 특히 “우리 민수”라고 하는 호칭요. 

어떤 분들은 한 집안의 가장을 “우리 민수”라고 버릇없이 부르며 존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도 해요. 그런데 제가 먼저 “우리 민수”라고 정답게 부르면 사람들도 남편을 어렵게 여기지 않고 좀 더 다가오지 않을까 해서 나름대로의 다리 역할을 하는 거예요. 

최민수 씨가 독특하긴 하죠. 아들들은 어떤가요. 유성 군과 유진 군은 잘 지내나요. 

둘 다 지금 한국에 있어요. 큰아들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를 휴학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준비 중이고요. 올해 스무 살이 된 둘째 역시 대학교 공부보단 그동안 안 해봤던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지금 사회 경험을 쌓고 있어요. 여러 일을 하는데, 도넛 가게에서 도넛도 만들어요. 첫 월급 받은 걸 전부 아빠한테 주더라고요. 사실 우리 아이들처럼 자기의 재능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일반적이진 않잖아요.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러워요. 또 지켜보는 과정에서 제가 새롭게 배우는 것도 있고요. 

예로부터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자식 농사라고 하잖아요. 강주은의 자식 농사에 점수를 매긴다면요. 

아이들한테 답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부족한 부모예요. 다만 아이들이 도전할 자세가 되어 있으면 뭐든 잘할 거라 믿어요. 바라는 게 있다면, 아이들이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해요. 남의 아픔을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사람, 힘든 일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요. 


톱 코스. 이어링, 브레이슬릿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톱 코스. 이어링, 브레이슬릿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올해 우리 나이로 쉰 살이 되셨더라고요.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기분이 어떤가요. 

앞자리 숫자가 바뀌니까 일단 굶어도 살이 안 빠지더라고요(웃음). 일주일에 세 번 한강공원에서 10~15km 정도 뛰는데요. 젊었을 때는 운동하면 그 대가를 바로 얻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느려요. 그래서 저는 세 끼니를 완벽하게 먹지 않고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만큼 계산해 섭취해요. 대신 건강식품을 꼭 챙겨 먹고요. 정신적으로는 내가 이제 진짜 어른이구나, 느껴요. 언제부턴가 뉴스 속 앵커도, 경찰도 다 어려 보이더라고요.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신기하면서도 이젠 인생에 대해 나도 무언가 말할 게 있겠구나 싶어요. 

그럼 인생에 대해 물어볼까요. ‘잘’ 나이 들어간다는 건 어떤 걸까요. 

개념 있게 살아가는 것! 나이가 들수록 ‘내가 이만큼 살았으니까 나는 다 안다’라는 마음이 생기기 쉬운데 이걸 없애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들한테도 “내 경험으로 봐서는 이렇게 하겠는데, 이게 정답은 아니다. 너희 방식으로 도전해봐라” 얘기해요.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배우는 자세로 살고 싶어요.

사진 김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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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20년 1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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