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수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 거요(웃음)."

연남동 '실수 세탁소'에 방문한 A(29)씨의 말이다. 이 실수도 과연 세탁할 수 있을까. ‘실수 세탁소’는 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사회 초년생의 실수를 세탁해준다는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다. 연남동에 문을 연 세탁소 주인은 캐릭터 도구리. 엔씨소프트가 만든 게임 '리니지2M'의 몬스터에서 유래한 도구리는 사회초년생을 모티프로 한 웹툰 '나, 도사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회사 막내,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를 담아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

‘실수 세탁소’는 도구리가 회사 생활에서 지친 막내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든 비밀 조직, 막내클럽의 세 번째 콘셉 스토어다. 5월 열린 신입 사원을 위한 팝업 스토어 ‘도구리 오피스: 막내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열린 이벤트에는 3만 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입사 4년 차에 다시 팀 막내가 된 기자가 직접 ‘실수 세탁소’를 방문해보기로 했다.

“주임을 주임이라 부르지 못하고…”

11월 29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실수 세탁소'에 도착하자 3층에서 빨래감을 널고 있는 대형 도구리가 관람객을 반기고 있었다. 세탁소 안으로 들어가자 벽에 다양한 사회초년생이 할법한 다양한 실수담이 적힌 쪽지들이 붙어 있었다. ‘중요 서류 파쇄기에 갈아버림’ ‘단톡방에 동명이인 초대함’ 등 이미 적힌 메시지를 이용하거나 스스로 실수담을 적을 수도 있다. 기자도 회사로 걸려 온 전화를 돌리는 방법을 몰라서 사수를 오가가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불 킥'을 부르는 사연을 실수 세탁기에 넣으면 도구리가 등장해 깨끗하게 세탁 후 한정판 키링으로 보상해준다.

서로를 응원하는 ‘막내 클럽’ 콘셉트에 맞게 고민 해결 의뢰서를 작성해 벽에 붙여 두면 ‘고민될 때 눕자’ ‘막내 지켜!’ 등 응원의 메시지 도장을 찍어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코너가 인상적이었다. 팝업 스토어에서 빠질 수 없는 포토존도 있다. 안내 직원에 따르면 고화질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한다. 모든 이벤트에 참여해 스탬프 4개를 완성하면 제비 뽑기를 통해 4종의 경품 중 하나를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세탁소 방문이 힘들다면 온라인 사이트를 방문할 수도 있다. '실수 세탁소'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실수담을 공유하고 감상하는 '실수 세탁' 코너. 디지털 굿즈를 발급받을 수 있는 '회원 카드' 코너 '막내 클럽'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고객 센터' 코너 등이 있다. 현재 온라인 실수 세탁 코너에는 입사 초 주임을 주인으로 착각해 김 주인, 이 주인이라고 부르고 다녔다는 사연, 단축 수업하는 줄 알고 학생들 귀가시킨 선생님 사연 등 4000여 개 넘는 실수 사연이 막내들을 반긴다. 엔씨소프트는 실수담 중 일부를 선정해 LG 스타일러 오브제 컬렉션 등을 증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막내클럽 시즌2 팝업 스토어에 이어 올해도 도구리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는 한모(19) 씨는 "다른 팝업 스토어에 비해 즐길 게 많아서 좋았다"며 “실수 세탁소를 보니 지하철을 반대로 타 아르바이트에 지각할 뻔 했던 경험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팝업 스토어는 사회초년생들의 세탁하고 싶은 실수 사연을 콘셉트로 하는 만큼 MZ세대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찾아 주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팝업 스토어는 12월 3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로29길 34에서 열린다.


#도구리 #엔씨소프트 #팝업 #여성동아

_{사진 박해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