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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하이브 보넥도 · SM 라이즈 · YG 베이비몬스터 형보다 나은 아우 될 수 있을까?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09. 22

대형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론칭이 줄을 잇고 있다. 각 기획사의 장밋빛 미래가 걸린 팝콘 각 정면 승부에 K-팝 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데뷔일 기준 평균 나이가 만 18.2세로 옆집 소년 같은 친근함을 앞세운 보이넥스트도어.

데뷔일 기준 평균 나이가 만 18.2세로 옆집 소년 같은 친근함을 앞세운 보이넥스트도어.

원래 맛집도 몰려 있어야 맛집 골목으로 더 뜨는 법이다. 하이브·SM·YG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3사가 저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신인 그룹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데뷔한 하이브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넥스트도어’를 시작으로 9월에는 SM의 보이 그룹 ‘라이즈’, YG의 걸 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세대교체에 나선다.

3사 중에서 방탄소년단이 ‘군백기’ 중인 하이브가 가장 적극적인 모양새다. 각 레이블을 통해 신인 그룹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은 그룹은 지코가 수장으로 있는 KOZ엔터테인먼트 소속의 6인조 보이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이하 보넥도)다. 소문만 무성하다가 세븐틴 팬 콘서트에서 존재한다는 게 밝혀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 그룹은 올 하반기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9월 1일 종영한 서바이벌 방송 ‘알유넥스트’를 통해 선발된 빌리프랩 소속 6인조 걸 그룹 ‘아일릿(I’LL-IT)’은 내년 초 데뷔한다. 또 현재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 게펀 레코드는 글로벌 걸 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오디션의 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내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최종 데뷔는 11월 18일 발표한다.

SM 3.0시대, ‘라이즈’로 성공적인 첫발

라이즈는 SM이 에스파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신인 그룹이자 NCT 이후 7년 만의 보이 그룹이다.

라이즈는 SM이 에스파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신인 그룹이자 NCT 이후 7년 만의 보이 그룹이다.

이 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그룹은 아무래도 SM엔터테인먼트의 라이즈(RIIZE)와 경쟁 구도에 놓인 보넥도다. 올 5월 30일 싱글앨범 ‘후!(WHO!)’로 데뷔했으나 약 3개월 만인 9월 4일 미니 1집 앨범 ‘와이(WHY)’로 전격 컴백하면서 9월 4일 데뷔한 라이즈와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보넥도는 ‘옆집 소년’이라는 팀명처럼 일상 속의 꾸밈없는 이야기를 주제로 보는 재미가 있는 음악을 추구한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컴백곡 ‘뭣 같아’의 경우 첫사랑의 끝에서 경험한 복잡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너 기대라고 넓혀놓은 내 어깨는 이젠 지하철 속 장애물일 뿐이야” 같은 재치 있는 가사로 표현했다.

보넥도의 장점은 실력파 래퍼 지코가 만든 첫 아이돌팀이란 기대감에 완벽히 부응하는 신인 같지 않은 무대 매너다. 심지어 무대 위에서 신나게 뛰놀던 ‘본 투 비 아이돌’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남자 고등학생 바이브의 친근한 장난꾸러기가 되는 반전 매력까지 갖췄다. 이 반전 매력 덕분에 3개월 만의 초고속 컴백임에도 초동(음반 발매 후 첫 일주일 동안의 판매량)이 전작에 비해 4배 이상 성장한 44만9218장을 기록했다.

하이브가 레이블들을 통해 수평적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 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 이후 3년 만에 신인 그룹 라이즈를 내놓으며 수직적 물량 공세 중이다. 지난 9월 4일 데뷔한 7인조 보이 그룹 라이즈는 SM이 이번 데뷔에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럴 만도 한 게, 라이즈는 SM 창업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떠난 후 3.0시대를 여는 첫 데뷔 프로젝트다.



SM은 ‘성장하다’라는 뜻의 ‘rise’와 ‘실현하다’라는 뜻을 가진 ‘realize’를 조합해 만든 그룹명처럼 프로모션 키워드를 ‘리얼타임 오디세이(성장사)’로 잡았다. 데뷔를 한 달 앞둔 8월 1일에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오픈과 동시에 전 멤버의 프로필, 보컬·퍼포먼스 트레이닝, 셀프 디렉팅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신비주의 전략을 벗어던진 SM의 실시간 참여 전략은 순식간에 팬덤을 결집시켰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오픈 4일 만에 팔로어 100만 명을 돌파해 K-팝 그룹 최단 기록을 세운 것. 이뿐만이 아니다. 이후 19일부터는 8회에 걸쳐 카카오페이지에 라이즈의 성장사를 담은 웹소설 ‘라이즈 앤 리얼라이즈’를 선보였고, 21일에는 프롤로그 싱글 음원 ‘메모리즈(Memories)’를 발표했다. 청량한 미성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는 포부를 담은 ‘메모리즈’는 전 세계 8개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8월 26일부터 9월 10일까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디뮤지엄 M2에서 사진전을 개최했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참가자 20명(왼쪽)과 SM의 NCT 뉴 팀. K-팝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참가자 20명(왼쪽)과 SM의 NCT 뉴 팀. K-팝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원기옥을 모으듯 촘촘하게 프로모션한 결과 라이즈는 결국 시작부터 기분 좋은 한 방을 터뜨렸다. 보넥도와 같은 시기에 집계된 라이즈의 싱글앨범 ‘겟 어 기타(Get A Guitar)’ 초동은 101만6849장을 기록하며 데뷔하자마자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아무리 음반 판매량 인플레이션이 심한 요즘이고 ‘SM 내리사랑’이 있을 수 있다지만, 이는 라이즈만의 매력이 있기에 가능한 수치다. 데뷔일 기준 평균 연령 20.4세의 라이즈는 신인 보이 그룹이 데뷔 초반에만 보여줄 수 있는 덕목인 청량 콘셉트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름값 하는 정석 미남 원빈과 기존 NCT 소속일 때부터 SM 사슴상 계보를 잇는단 평가를 받아온 성찬, 가수 윤상의 아들로 진짜 ‘최애의 아이’인 앤톤 등 이른바 ‘비주얼 버뮤다 라인’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설렘을 유발하는 노래와 쇼타로·원빈·승한을 주축으로 한 퍼포먼스도 훌륭하다. 다만 첫인상이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인 시기에 한 멤버의 데뷔 전 사생활 사진이 유출된 점은 다소 아쉽다.

이 밖에도 SM은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을 탄생시켰던 2.0시대를 정리하는 의미로 그동안 NCT 드림과 NCT 127, 웨이션V 등으로 무한 확장해 온 NCT의 열린 문을 닫는다. 오디션 방송 ‘엔시티 유니버스: 라스타트(NCT Universe: LASTART)’를 통해 NCT의 마지막 멤버들이 될 NCT 도쿄(가칭) 7명을 확정했다. NCT 뉴 팀은 10월 8일부터 일본 10개 도시에서 총 28회에 걸쳐 프리 데뷔 투어를 개최한다.

YG ‘베이비몬스터’ 데뷔, 한 템포 쉬어가는 JYP

한국인 3명(아현·하람·로라), 태국인 2명(파리타·치키타), 일본인 2명(루카·아사)으로 이뤄진 베이비몬스터.

한국인 3명(아현·하람·로라), 태국인 2명(파리타·치키타), 일본인 2명(루카·아사)으로 이뤄진 베이비몬스터.

드디어 YG의 보석함이 또 한 번 열린다. YG는 2020년 베이비몬스터의 상표권을 출원했을 정도로 오랜 시간 베이비몬스터 데뷔를 준비해왔다.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부터 해외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 퀸’ 블랙핑크의 동생 그룹답게 지난 5월 14일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프리 데뷔곡 ‘드림(DREAM)’ 뮤직비디오는 3개월 만에 5000만 뷰를 넘어섰다. 말간 얼굴의 어린 소녀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며 울고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한편 지난해 걸 그룹 엔믹스를 선보인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는 국내에서 한 템포 쉬어간다. 신인 보이 그룹의 론칭 일정이 내년 상반기로 결정됐다. 대신 올 하반기에 중국 현지 보이 그룹과 미국 A2K 프로젝트 걸 그룹이 데뷔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9월 23일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미국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에서 4년 만에 북미 지역 오디션도 연다.


윤혜진은 
아이돌 조상 H.O.T.부터 블락비, 에이티즈까지 청양고추 매운맛에 중독된 K-팝 소나무다. 문화교양종합지와 패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지금은 ‘내돈내산’ 덕질 하는 엄마로 살고 있다.

#보이넥스트도어 #라이즈 #베이비몬스터 #여성동아

사진출처 각 그룹 SNS, 베이비몬스터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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