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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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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치는 즐거움의 계절

글 정세영 기자

2021. 03. 23

오늘 사서 내일 입지 않으면 곧 시기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아쉬운 스프링 아우터 리스트.

Trench Coat

뚜렷한 사계절을 사는 와중에도 봄 아우터의 생명력은 짧게만 느껴진다. 얇고 가벼운 아이템은 오버사이즈 아우터 안에 레이어드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간절기 대표 아이템 트렌치코트는 특유의 클래식함 때문에 다른 아우터와 매치하기도 부담스럽고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따라서 구입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올봄 처음 트렌치코트를 쇼핑할 계획이라면 기본에 충실한 디테일과 실루엣을 갖춘 디자인을 추천한다. 데님 진과 매치해 캐주얼하게 연출하거나, 원피스 또는 슈트 위에 살짝 걸치는 등 언제 어떻게 입어도 클래식한 멋을 살릴 수 있을 테니까. 

여느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트렌치코트 또한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변주를 이루는 추세다. 오래 입고자 한다면 실루엣, 소재, 컬러 중 적어도 한 가지는 클래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화려한 패턴이 더해져 있다면 실루엣은 간결하거나, 디테일이 독특한 디자인이라면 바탕은 베이지·블랙 등 무난한 색상을 선택하는 식으로. 발끝까지 내려오는 맥시 롱 기장의 트렌치코트는 캐주얼한 스타일에 툭 걸치거나 허리에 얇은 벨트를 더해 롱 이브닝드레스처럼 연출해도 좋겠다. 굽이 낮은 레더 부츠를 매치해 매니시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는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길.

Short Jacket

옷장 속 어정쩡한 길이의 재킷을 모두 꺼내 과감하게 밑단을 잘라내도 좋겠다. 1990년대 말 유행을 선도했던 쇼트 재킷의 유행이 돌고 돌아 드디어 2021 S/S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 블루 컬러의 트위드 쇼트 재킷을 선보인 샤넬, 심플한 블랙 싱글버튼 쇼트 재킷으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한 더오픈프로덕트 등 이번 시즌에는 특유의 젠틀하고 모던한 멋은 그대로 간직한 채 보다 가볍고 러블리한 무드로 업그레이드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쇼트 재킷을 스트리트 룩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다면 오산! 가벼운 소재의 롱 원피스에 걸치거나 하이웨이스트 팬츠, 크롭트 톱 등에 매치하면 경쾌한 오피스 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쇼트 재킷에 레깅스를 더한 뒤 화려한 그래픽 이너웨어로 포인트를 주면 시크한 애슬레저 룩도 연출할 수 있을 듯. 

쇼트 재킷을 더욱 날씬하고 트렌디하게 소화하고 싶다면 몇 가지 금기 사항만 지키면 된다. 로 웨이스트 하의는 절대 피하고 이너웨어는 꼭 바지 속에 넣어 입어야 한다는 것.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아 보이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의 스타일링에 이르지 않으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Anorak Jumper

아노락의 기본 디자인은 모자가 있고 앞에 큰 주머니가 달린 형태로 본래 바람을 막고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 제작한 옷이다. 방풍과 방습 기능이 있는 나일론 소재로 과거에는 스포츠 의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실크, 코튼 등의 소재를 믹스하거나 핑크, 블루 등 비비드한 컬러를 입히는 등의 변신을 거듭하며 오늘날 런웨이와 스트리트를 아우르는 대세 아이템이 됐다. 

2021 S/S 시즌 런웨이에서 가장 눈에 띈 애슬레저 트렌드 역시 아노락 재킷의 다채로운 활용이다. 트레이닝 슈트 위에 걸쳐 있는 그대로의 스포티함을 강조하거나 포멀한 스타일과 레이어링해 오피스 룩을 완성하는 등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온 것.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는 휴고보스와 포츠1961! 레이스 원피스 위에 걸치거나, 벨트와 포멀한 실루엣의 백과 슈즈를 매치하는 등 아노락을 여성스러운 무드에 접목시켰다. 아노락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킨 룩으로 디자이너의 실험 정신을 가장 트렌디하고 영리하게 풀어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Denim Jacket

뉴 시즌 디자이너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데님 재킷의 형태를 다양하게 재해석했다. 

레더 소재를 믹스한 알렉산더맥퀸, 화이트 데님에 컬러를 입혀 타이다이 패턴을 완성한 스텔라매카트니, 조각조각 데님 커팅을 재조합한 돌체앤가바나처럼 말이다. 평소 깔끔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뉴트로 룩으로 연출할 수 있는 포멀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디자인에 눈을 돌려봐도 좋을 듯하다. MSGM이나 가니처럼 딱 떨어지는 라인에 스티치나 버튼, 벨트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은 과하지 않으면서 패셔너블한 무드까지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남자 친구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한 오버사이즈 핏은 소매를 두 번 정도 롤업해 입는 것이 포인트! 스키니한 블랙 진에 볼드한 네클리스와 선글라스를 매치하면 와일드한 느낌까지 표현할 수 있다. 데님 재킷은 기본 아이템인 만큼 헤어나 메이크업 역시 내추럴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윤기가 도는 깨끗한 피부에 장밋빛 뺨, 틴트나 립글로스로 혈색을 더한 립 정도면 충분하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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