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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계층 일자리 제공을 돕는 사회적 기업 올바른 음식 ‘소문’ 광화문

글 정재연

2020. 07. 31

‘소문’ 광화문은 ‘음식의 기본은 식자재에서 시작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국내 유명 산지에서 직송해온 식재료를 활용해 풍미 가득한 한식을 선보인다. 최근 취업이 어려운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난 한식당 ‘소문’ 광화문을 찾았다.

집밥보다 더 맛있게, 정성을 다해 만드는 한식

광화문 용비어천가 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소문’은 건강한 한식을 제공해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한식당이다. 경북 안동의 한우, 전남 담양의 죽순, 경남 통영의 멍게, 전남 고흥의 유자, 경북 경산의 발효초, 전남 광주의 춘설차 등 전국 각지에서 발굴한 식재료로 건강 음식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 또 고객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먹거리 원산지 지도’를 제공해 신뢰감 있게 운영한다. 

안동에서 직접 공급받은 최상급 한우 육회를 올린 진주비빔밥은 독보적인 인기 메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진주비빔밥 정계임 명인으로부터 직접 기술 지도를 받았으며, 해마다 명인으로부터 검증받고 있어 맛과 품질 면에서도 믿을 수 있다. 

통영에서 올라온 멍게를 이용한 멍게비빔밥도 빼놓을 수 없다. 5월 초 산란 직전의 맛있고 통통한 멍게를 직접 공급받아 바닷물과 함께 급랭 보관하는데, 얼린 멍게는 해동 후 숙성과정을 거쳐 특유의 향긋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냉장고와 냉동고의 섬세한 관리를 통해 식재료의 선도 유지에 각별하게 신경쓰고 있다. 

소문 광화문이 질 좋은 식재료를 이용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제철 식재료를 고집하고 산지와의 신용 직거래를 통해 원가를 낮추었기 때문이다. 식재료의 질을 믿을 수 있으니, 단골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 


홀이 있는 본관과 룸으로 구성된 별실이 분리되어 모임이나 상견례에도 제격이다.

홀이 있는 본관과 룸으로 구성된 별실이 분리되어 모임이나 상견례에도 제격이다.

소문 광화문의 매장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조성희 대표 실장은 “코스와 단품 메뉴 모두 인기 있지만,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많은 편이어서 단품 메뉴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시즌 메뉴인 잔멸치비빔밥, 제육볶음 정식은 가격을 8천~9천원 선으로 낮춰 직장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기름에 튀겨낸 잔멸치에 특제 소스를 곁들인 고소한 맛의 잔멸치비빔밥과 양배추 쌈에 싸서 먹는 매콤한 제육볶음정식은 기존 고객은 물론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경상북도에서 직송해온 특제 국수로 만든 열무물국수와 콩국수는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방을 총괄하고 있는 손선숙 실장은 “기본적인 반찬은 물론 김치, 장아찌까지 매장에서 직접 만든 음식만 내놓는다. 순수한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식재료만으로 육수 및 모든 요리의 맛을 내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난 후 갈증도 없고 소화가 잘된다는 고객들의 반응이 많다. 또 2014년 서울시 후원으로 사회적 기업 아토피스타가 진행한 공익 프로젝트를 통해 아토피 환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아토피 프리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공 감미료, MSG를 일체 사용하지 않아 아토피 환자들은 물론 항암 치료 환자들도 많이 찾는다. 



손선숙 실장은 “제철 꼬막을 이용한 꼬막비빔밥이나 도다리쑥국 등의 시즌 메뉴는 개시되기를 기다리는 단골들이 많다”면서 ”매장에서 때마다 직접 담그는 두릅, 미역귀, 셀러리, 유자무채, 취나물 장아찌 등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장아찌 반찬도 별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취약 계층 일자리 제공, 경제 자립 기반 마련

1 안동에서 직접 공급받은 최상급 한우 육회를 올린 진주비빔밥. 
2 통영에서 직송해온 제철 멍게를 이용한 멍게비빔밥. 
3 동해안에서 갓 잡은 문어로 만든 참문어숙회.

1 안동에서 직접 공급받은 최상급 한우 육회를 올린 진주비빔밥. 2 통영에서 직송해온 제철 멍게를 이용한 멍게비빔밥. 3 동해안에서 갓 잡은 문어로 만든 참문어숙회.

소문 광화문은 2019년 12월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아 ‘주식회사 을정’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기업으로 정식 출범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기업 활동을 유지하는 만큼 운영 면에서 일반 회사와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이윤을 남기고, 사회적 목적을 최우선으로 하여 이익의 2/3 이상을 사회 환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중에서도 소문 광화문은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및 확대를 목적으로 한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문 광화문은 음식의 손맛을 중요하게 생각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되기 이전에도 고연령 직원의 비중이 꽤 높은 편이었다. 또 종로복지관 등 지역사회 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지속해왔다. 조성희 대표 실장은 “좋은 재료를 이용해 만든 올바른 음식을 선보이고자 노력하는 만큼, 운영에서도 투명하고 사회적인 책임의식을 갖는 건전한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출범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정부 주도로 운영되고 있어 규정이나 관리 면에서 외국보다 까다로운 편이다. 그래서인지 순수 음식점으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성희 대표 실장은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이 사회적 기업에서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을 일자리 창출형 인력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가벼운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더불어 소문 광화문에 대한 평가가 높아져, 앞으로 더 많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좋은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사진 홍태식 
제작지원&문의 소문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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