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interview

‘죽염’으로 코스닥 상장한 인산家 김윤세 회장

편집장이 만난 사람 - 죽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이해와 공감으로 바꾼 32년 뚝심

EDITOR 최호열 기자 김건희

2019. 05. 16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어 소나무 장작으로 아홉 번 구워 탄생하는 인산가의 죽염은 몸을 살리는 소금으로 유명하다. 부친인 인산 선생의 뜻을 이어 죽염 연구와 산업화에 매진해온 김윤세 회장의 죽염 예찬.

‘우공이산(愚公移山)’. 노인의 집념이 산을 옮겼다는 전설에서 나온 고사성어로, 굳센 의지로 밀고 나가면 못 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인산가 김윤세(64) 회장이 걸어온 길을 보면 현대판 ‘우공’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짜게 먹지 말라’는 ‘나트륨(소금) 유해론’이 건강 상식처럼 통용되는 시대에 소금의 일종인 죽염이 몸을 살린다며 건강 전도사로 나선 지 32년, 마침내 그 결실을 맺었으니 말이다. 

김 회장은 매년 1백 회 넘는 대중 강연을 하는 등 죽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이해와 공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질 좋은 소금은 많이 먹어도 몸에 이롭다”는 것. 그의 고집이 통한 것일까, 1987년 세계 최초로 죽염을 제품화한 인산가는 연매출 2백6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죽염업체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됐다. 이쯤 되면 ‘짜게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고정 관념의 산을 허문 셈이다.

“나트륨이 해로울 뿐, 죽염은 해롭지 않아”

경남 함양군 함양읍 죽림리에 위치한 인산연수원. 죽염 건강법을 가르치고 체험하는 이곳은 김 회장의 선친인 인산 김일훈(1909~1992) 선생이 남다른 의술로 난치병 환자들을 돌보던 곳이기도 하다. 

삼봉산 아래 드넓게 펼쳐진 16만5289m²(약 5만 평)의 대자연에 숙박시설, 강당, 죽염식당, 숲속건강 산책로 등 다양한 휴양시설이 들어서 있다. 

4월 오후의 인산연수원은 여느 시골 마을에 온 것처럼 한적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뒤섞인 산길을 오르는 사이 노란 개나리들이 봄빛에 반짝이며 산객을 반겼다. 



인산연수원 2층 접견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말쑥한 외모에 넉넉한 흰 수염, 온화한 미소를 지녀 사업가보다는 철학자나 구도자 같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에 놓인 그릇 뚜껑을 열어 죽염 한 알을 건넸다. 흔히 먹던 소금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짭조름한 첫맛 뒤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여러 맛들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그는 “정제염에 익숙한 현대인에겐 생소한 맛이겠지만 대나무 통에 넣고 아홉 번 구워낸 죽염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이 제거돼 짠맛도 덜하다”고 설명했다.

정제염, 천일염과 죽염의 차이가 뭔가요. 

정제염은 구성 성분의 99.5% 이상이 염화나트륨이라 미네랄이 거의 없습니다. 천일염은 80여 종의 미네랄 원소를 갖고 있지만 미량의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요. 이 물질은 1000~1600℃의 불을 가하면 모두 소멸해요.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황토로 입구를 막아 무쇠가마에서 소나무 장작불로 여덟 번 굽고, 마지막으로 아홉 번째에는 1600℃ 안팎의 고온에서 구운 것이 바로 인산죽염입니다. 이렇게 하면 비산·납·카드뮴 등 독성 물질은 모두 제거되고 몸에 좋은 유황·인 등 미네랄 원소 함량은 늘어나요. 즉, ‘소금 너머의 소금’으로 탄생하는 거죠. 

정제염과 죽염이 인체에 작용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는 건가요. 


그렇죠. 무조건 소금을 적게 먹을 게 아니라 질 좋은 소금을 충분히 먹어야 해요. 특히 아홉 번 구운 죽염은 나트륨 함량이 적은 데다 칼슘·마그네슘·철·망간·인·유황 등 인체 건강에 꼭 필요한 60여 종의 미네랄이 포함돼 있어 많이 먹어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천일염에도 미네랄이 있지만 무기질이라 흡수율이 5~10%를 넘지 못해요. 하지만 죽염처럼 열처리를 하면 무기질 미네랄이 유기물질처럼 되어 소화 흡수율이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죽염이 들어가면 소화도 잘되고 흡수가 좋아 몸에 기운이 나고 피가 맑아지고 면역력이 향상되는 겁니다. 

죽염은 예부터 전해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한두 번만 구울 수도 있고 수십 번을 구울 수도 있는데, 꼭 아홉 번을 굽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산가의 죽염 제조법이나 활용 방식은 모두 인산 선생이 제시하신 방법을 그대로 적용한 겁니다. 인산 선생은 죽염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고, 천일염을 아홉 번 구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실제 실험을 해봤는데 아홉 번 구웠을 때 미네랄 함량이 천일염의 3~5배로 가장 많이 늘어났어요. 더 많이 구우면 어떻게 되느냐, 미네랄 함량이 더 늘어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맛이 써서 먹을 수가 없어요. 

인산가는 죽염 외에도 인산 선생이 제시한 치료법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종류가 1백50여 개에 달한다. 

“인산 선생께서는 죽염 외에도 인산쑥뜸, 유황오리, 홍화씨, 마른 명태, 밭마늘, 쥐눈이콩(서목태), 다슬기, 복해정 등 여러 신약을 제시하셨습니다. 특히 무슨 암이든 상관없이 밭마늘을 구워 죽염과 먹으면 인삼보다 1천 배 효과가 있다고 하셨죠.” 

인터뷰에 동석한 김 회장 아내 우성숙 인산연수원장이 “남편을 보면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며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남편이 불교신문사에 다닐 때 술을 하도 많이 마셔서 속이 완전히 상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그때마다 이곳 함양에 계셨던 아버님이 기차 타고 서울로 올라오셔서 쑥뜸을 뜨셨다고 해요. 덕분에 남편이 목숨을 건지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죠.” 

어려서부터 죽염에 불을 때는 등 잔심부름을 하며 선친의 의학을 이해하게 된 김 회장은 인산 선생의 의학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기자 시절이던 1981년부터 틈틈이 인산 선생의 구술을 받아 적으며 인산의학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5년 동안 원고를 정리해 1986년 6월 ‘신약’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신약’은 전문 의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지금까지 70만 부 넘게 팔릴 정도로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을 내면서 내 일은 다 했다 싶었는데, 책을 읽은 독자들로부터 죽염을 제품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어요. 그래서 1987년 8월 제조 허가를 받고 공장을 세워 1989년부터 전적으로 죽염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죠.”

인산 선생의 여러 치료 이론 중에서 죽염을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죽염이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웠고, 효능과 효과가 뛰어났으니까요. 

한 5년이면 죽염으로 인해 세상이 확 달라질 거라고 봤습니다. 단일 품목으로 이렇게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인류 건강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니까 몇 년 안에 죽염이 대중화를 이룰 거라고 본 거죠.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32년째인데 아직도 ‘소금 유해론’에 발목이 잡혀 있어요. 정부도 이젠 국민에게 소금 섭취를 줄이라고만 홍보할 게 아니라 좋은 소금을 섭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으면 좋겠어요.

천연 재료, 수제품, 고객 맞춤 ‘3대 원칙’ 고수

김윤세 인산가 회장과 아내 우성숙 인산연수원장이 죽염수로 담근 장을 살펴보고 있다.

김윤세 인산가 회장과 아내 우성숙 인산연수원장이 죽염수로 담근 장을 살펴보고 있다.

김 회장 내외의 얘기를 들으며 사무실에서 나와 능선을 내려오다 보니 크고 작은 1천8백 개의 항아리가 빼곡하게 늘어선 장독대가 장관처럼 펼쳐졌다. 김 회장은 “2010년부터 인산죽염을 녹여 만든 죽염수로 담근 간장, 된장, 고추장이 이 항아리들 속에서 삼봉산 정기를 받아 익어가고 있다”며 마치 자식을 소개하듯 뿌듯하게 말했다. 고개를 돌리니 죽염과 장류를 만드는 제조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통 목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제조장 ‘할인당’의 볼거리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새어나오는 300ℓ 크기의 무쇠솥 15기. 우 연수원장은 “무쇠솥에다 무공해 고추장과 무엿을 끓이는데, 그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산길을 내려오는 사이 왼편으로는 황토와 목재만을 이용해 전통 방법으로 지은 통나무집 한 채와 황토 집 12채가 옹기종기 이마를 맞대고 있다. 

김 회장이 통나무집을 가리키며 “인산 선생이 환자를 돌보던 생가인데, 보수공사를 진행해 현재 객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산 선생도 죽염을 산업화할 생각이 있으셨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죽염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것으로 아픈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셨죠. 

32년 전 죽염을 처음 제품화할 때보다 생산 과정은 어떻게 발전을 이뤘나요. 

우선 기술적으로 크게 진보했어요. 전에는 천일염을 1300℃에서만 처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600℃ 정도까지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바람을 이용하는 기술, 화력을 증대시키는 기술, 용융로를 제작하는 기술이 계속 발전을 거듭했어요.

인산가 제품에 푹 빠진 열성 회원이 전국적으로 30만 명에 달하다 보니, 인산가에는 죽염 등 인산가 제품을 먹고 병을 물리쳤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날 인산연수원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10여 년 전 제대한 20대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베체트병(전신 혈관에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에 걸려 장애 1등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했으나 죽염과 구운 마늘 등 인산가 제품을 먹고 병이 사라졌다”며 자신의 아들이 경험한 죽염 치료 효과를 풀어놓았다. 얘기를 듣던 우 연수원장이 “그 아들이 지금 이곳 연수원에 근무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인산가를 운영하는 게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가끔 주변에서 ‘이거 하면 대박 날 거다’라고 말하면, 제가 ‘그 돈 벌어서 뭐 할 거냐’고 되물어요. 저는 죽염을 비롯한 인산가 제품을 통해 암과 난치병을 비롯한 질병을 물리칠 수 있기를 바라요.” 

인산가에는 3대 원칙이 있다. 첫째, 모든 재료를 우리 땅에서 난 천연물만 사용한다는 것. 둘째, 수고스럽지만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제품을 만든다는 것. 셋째, 일부 고객 맞춤형 제품의 경우 주문이 접수된 이후 만든다는 것.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김 회장은 인산가, 인산연수원, 지리산롯지(자연학교), 인산생명과학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회사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졌습니다.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데, 앞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죽염업계 최초로 자본 시장에 입점하게 된 데에 저뿐만 아니라 임직원, 주주, 30만 회원 모두 크게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인산가가 죽염업계 선도 기업이다 보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죽염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해 죽염의 법제공정 등에 대해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도 받았죠.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우리처럼 새로운 업종은 벤치마킹할 사례가 없어 엄두를 내기 힘든 면이 있어요. 모든 원료 보관과 제조가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져야 해 비용도 많이 들고…. 그래도 전문가들의 도움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준비를 잘한 덕분에 죽염의 법제공정을 비롯해 엑스레이(X-ray) 검출공정 등 기타 가공품에 대한 건조, 여과공정 등 제품 생산 단계별 공정에 대해 해썹 인증을 받게 됐어요. 이를 통해 인산가가 만든 제품이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임을 고객들에게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함양에 항노화 지역특화 농공단지를 조성한다고 들었습니다. 

토지 보상 작업을 마무리하고 토목공사 들어가면 3년 이내 건축공사를 다 끝낼 계획입니다. 약 22만8000㎡(약 6만9천 평)의 부지에 죽염 제조, 장류 제조 시설은 물론 교육, 체험, 휴양과 힐링 시설을 갖춘 6차 산업형 단지를 조성할 겁니다. 또한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기 위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시스템을 만들어 글로벌 헬스케어 단지가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요. 

‘인산의학대학’을 설립하는 것이지요. 양한방 통합의료에 인산의학의 독창적인 의학 이론과 방약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을 물리치고 예방하는 큰 꿈을 갖고 있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여생도 바치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고요.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하는 김윤세 회장을 보며 인산연수원 마당에 우뚝 서 있는 매화나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방 죽염 제조 현장
25일 동안 아홉 번 구워 질 좋은 죽염 탄생

초대형 화로만 한 용융로 2대가 굉음을 내며 주먹만 한 결정체를 수레에 쏟아냈다. 1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도 타들어갈 것 같은 열기와 후텁지근한 습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산자락에 위치한 인산가 수동 죽염 제조장. 인산가 직원이 “죽염은 총 아홉 번 구워야 하는데, 마지막 고온 처리 때 사용하는 용융로는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지만 인산죽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해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작업장 라인별로 5~6명씩 20여 명의 직원이 바깥 용융로보다는 크기가 작아 보이는 무쇠가마에서 쏟아져 나오는 굳은 소금을 분쇄하느라 분주했다. 특이하게도 대나무에 소금을 넣은 다음 화로에 구운 후 굳은 소금을 분쇄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대나무에 천일염을 담은 뒤 산에서 채취한 황토로 입구를 막고 소나무 장작을 피운 특수 화로에 여덟 번 구운 다음 마지막으로 1600℃ 이상의 고온에 한 번 더 구운 후, 단단하게 굳은 소금을 분쇄하면 죽염이 된다”는 인산가 담당 직원의 설명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해가 됐다. 

인산가 죽염 제품은 해썹(HACCP) 인증으로 위생적인 식품임을 보장받았을 뿐 아니라 할랄 인증, 품질경영시스템 인증도 획득했다.

인산가 죽염 제품은 해썹(HACCP) 인증으로 위생적인 식품임을 보장받았을 뿐 아니라 할랄 인증, 품질경영시스템 인증도 획득했다.

죽염을 이해하려면 소금의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소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99.5% 이상이 염화나트륨으로 이뤄진 정제염이고, 또 하나는 바닷물을 그대로 농축시켜 얻어낸 천일염이다. 천일염의 좋은 물질은 최대한 끌어올리고, 미량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중금속을 제거한 것이 바로 죽염이다. 

좋은 죽염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천일염을 사용해야 한다. 인산가에서는 서해안에서 나오는 천일염을 사용한다. 이외에 사용하는 부재료는 지리산이나 남해안 일대에서 자란 굵은 왕대나무, 산에서 채취한 황토, 국내산 소나무 등으로 모두 국산이다. 

인산죽염 제조 과정의 첫 단계는 서해안 천일염을 3년에 걸쳐 간수를 빼는 것. 간수는 습기를 빨아들인 소금에서 녹아 나오는 쓰고 짠 물을 뜻하는 용어다. 이 과정에서 천일염 속에 들어 있는 중금속도 함께 빠져나간다. 

다음으로 연료로 사용할 국산 소나무 장작을 준비해 알맞은 크기로 쪼개고, 국내산 왕대나무를 마디마디 자른다. 이후 대나무 통에 간수를 제거한 소금을 넣어 다지고, 황토를 발라 그 입구를 막는다. 이 작업은 기계 자동화가 아닌 수동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준비한 대나무 통을 특수 제작한 죽염 제조로에 넣고 소나무 장작불로 굽는다. 김윤세 인산가 회장은 “이때 소금의 독성은 제거되고 몸에 이로운 미네랄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대나무가 탄 뒤에 남은 소금 기둥은 식힌 후 이물질을 제거하고 분쇄한다. 그걸 다시 대나무 통에 넣어 다지고, 굽고, 소금 기둥을 분쇄하는 과정을 일곱 차례 더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아홉 번째 과정에서는 1600℃ 고온 으로 소금이 녹아서 액체가 될 때까지 가열한다. 식힌 죽염은 돌처럼 딱딱한데, 이 죽염 원석을 쪼개고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포장 작업을 완료한다.

환경경영시스템·품질경영시스템·할랄 인증 획득

이 모든 과정은 3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부터 다시 25일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김 회장은 “특히 마지막 아홉 번째 제조 과정은 1600℃ 고온 처리를 위해 인산가만의 특별한 핵심 기술로 제작된 용융로에서 용융 과정을 거치는데, 이후에 비로소 9회 죽염이 생산된다”고 강조했다.
 
초창기만 해도 인산가는 마지막 아홉 번째 고열 처리를 위해 송진을 연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없는 기술 개발 노력 끝에 인산가만의 ‘9회 죽염 고온 용융로’를 고안해 내부의 순간 온도를 1600℃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또한 인산죽염은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2013년 업계 처음으로 세계 3대 할랄 인증인 말레이시아의 JAKIM 인증도 획득했다. 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 식품시설등록도 완료했다.

죽염에 담긴 오행(五行)

동양철학에서는 우주 만물의 생성과 변천을 오행(五行)으로 설명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다. 죽염엔 이 오행의 원리가 모두 담겨 있다.

木 유황정 더하는 대나무
왕대나무 통에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넣고 구우면 대나무 속에 있는 유황정이 나와 소금과 합해진다.

火 소나무 불의 기운
소나무는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죽염의 유황 성분을 강하게 한다. 또한 1600℃ 고온으로 천일염에 혹시라도 남아 있는 오염 물질을 모두 제거한다.

土 황토에 서린 땅의 기운
인간은 흙에서 나고 자라 흙으로 돌아간다.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고 황토로 봉해 굽는 것은 이런 땅의 기운을 죽염에 담기 위해서다.

金 쇠의 기운을 담은 무쇠가마
대나무 통에 넣은 천일염을 무쇠가마에 구워 쇠의 기운을 담는다. 마지막 아홉 번째 굽는 작업은 실외에서 진행하는데, 이는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약(藥) 분자를 모으기 위해서다.

水 서해안 바닷물 속 핵비소
서해안 천일염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핵비소 성분이 함유돼 있다. 핵비소는 ‘독소 중의 독’이지만 잘 다스리면 신약으로 바뀐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인산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