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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갔던 스타들이 U턴하는 속사정

글 · 김유림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5. 10. 28

2000년대 중반 한류 스타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1인 기획사 붐이 최근 많이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1인 기획사를 운영하다 다시 대형 기획사로 들어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집 나갔던 스타들이 U턴하는 속사정
최근 연예계에 톱스타들의 대형 기획사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1인 기획사를 운영하던 이들이 다시금 대형 기획사로 유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유재석(FNC엔터테인먼트), 정형돈(FNC엔터테인먼트), 최지우(YG엔터테인먼트), 최민식(씨제스엔터테인먼트) 등을 들 수 있는데, 탄탄한 인지도와 안정적인 활동 영역이 구축돼 있음에도 이들이 매니지먼트의 손길을 원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로 소속 연예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작품 선정, 언론 홍보, 마케팅 등 각 분야별로 1인 혹은 소형 기획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위기관리 능력도 포함되는데,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문가들의 신속하고 노련한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윤은혜와 고소영의 경우를 보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소속사의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윤은혜의 경우 표절을 제기한 디자이너를 연예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운운해 일을 키웠다. 고소영 또한 일본계 금융회사 광고 모델로 계약했다가 그 회사가 대부업과 관련돼 있다는 논란이 일자 “고소영은 기업 모델로 계약했을 뿐 대부업과는 관련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소규모 기획사와 비교해 대형 기획사는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상황을 읽는 눈이 정확한 데다 각 매체들과 두루 친분을 쌓으며 관계 유지를 해왔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최민식, 설경구, 이정재 등 톱 배우들을 대거 영입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언론 홍보 담당자 수가 9명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방송국 홍보팀 인원보다 많다. 단일 회사로 소속 연예인 수가 가장 많은 FNC엔터테인먼트도 5명의 홍보 인력이 배치돼 있다. 이에 대해 FNC 관계자는 “톱스타들의 경우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 대응뿐 아니라 작품 선택이나 스케줄 관리 시 전문가 집단이 꾸려져 있기 때문에 연예 활동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관리 시스템, 해외 활동 기반 탄탄한 대형 기획사



두 번째, 연예인들의 해외 활동 확산도 대형 기획사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 마케팅 및 홍보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보니 스타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유재석 측 또한 FNC행에 대해 “해외 활동의 지원이 가능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FNC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현지화 전략이다. FNC의 경우에는 일본에 법인이 이미 설립돼 있고, 현재 중국 법인 설립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해 효율적인 운영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대형 기획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연예 비즈니스 전문가에 따르면 연예 기획사에 소속돼 있다 1인 기획사를 차린 뒤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연예인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한 아이돌 출신 가수를 예로 들었다. 대형 매니지먼트에 소속돼 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비용과 상관없이 백댄서를 10, 20명까지 요구했지만 독립해 나간 뒤로는 백댄서를 5명밖에 못 세운다는 것. 실제로 1인 기획사의 경우 모든 직원이 한 명의 연예인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경비 지출이 많고, 수익 배분 및 세금 처리 등에서 갈등도 생겨나기 마련이라고 한다.

고질적 문제였던 대형기획사의 횡포가 이젠 거의 사라졌다는 점도 ‘집나간 스타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예인과 매니지먼트사가 계약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전속계약 내지 노예계약 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스타들의 위상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매니지먼트사와 연예인이 더 이상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일반적인 매니지먼트 계약과 달리 새로운 조건의 계약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 중 ‘에이전트 계약’을 맺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이는 기획사에 소속되지는 않되, 작품 선정 및 CF 계약 등 연예 활동 관련 업무만 기획사에서 전담하는 형태를 말한다. 스타는 사생활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고 회사에 얽매이지 않아 좋고 매니지먼트사는 스타를 전방위적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과거 기획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때와 달리, 요즘은 전문가 집단으로 뭉친 체계적인 시스템을 따르기 때문에 갈등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모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디자인 · 최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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