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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마초 김현중

글·김명희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레이앤모 제공

입력 2014.02.18 09:42:00

공백이 길어지는 사이 꽃남 이미지를 대체할 배우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다.
김현중이라고 왜 두려움이 없었겠는가.
‘감격시대’로 4년 만에 컴백한 그에게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우리가 몰랐던 마초 김현중
“잘생기고 반듯한 친구여서 데뷔 때부터 눈여겨봤는데 지금까지 (꽃남 연기는) 억지로 한 거예요. 안에는 불덩이 같은 남성적 기질이 가득해서 오글거리는 건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요. 몸도 엄청 좋고요. 시청자들께 말 근육도 한번 보여드려야 하는데….”

1월 중순 방영을 시작한 KBS 미니시리즈 ‘감격시대’의 김정규 PD는 김현중(28)을 ‘마초남’이라고 소개하며 당장 그의 탄탄한 근육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러고 보니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라고 말하던 지후 선배(‘꽃보다 남자’)의 자리엔 강한 눈빛과 카리스마를 지닌 조폭 신정태가 있었다.

‘감격시대’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와 서울을 무대로 한·중·일 주먹들의 사랑과 의리, 우정을 담은 액션 느와르 드라마. 김현중이 맡은 신정태는 전설적인 주먹 김두한과 시라소니에서 모티프를 따온 인물로, 불우한 가족사를 딛고 스피드와 근성을 무기로 최고의 파이터가 된다. 김현중의 드라마 복귀는 ‘장난스런 키스’ 이후 4년 만이다.

▼ 드라마 출연이 오랜만이다. 컴백이 늦어진 이유가 있나.

앞서 준비하던 드라마 ‘도시 정벌’ 제작이 무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처음엔 좌절했지만 되돌아보니 좋은 제작진,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배운 점도 많고 자신감도 생겼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수업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

스킨스쿠버 같은 운동도 하고 다른 작품 모니터링을 많이 했다. 흔히 영화를 보는 데는 감독과 배우, 관객 등 세 가지 시선이 있다고 한다. 나는 배우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고민의 흔적이 느껴져 편하게 작품을 보지 못하겠더라.

▼ 김정규 PD도 언급했지만, ‘사실적으로 건강한 몸’이라는 칭찬이 있더라.

쉬는 동안은 몸을 굉장히 잘 만들었다. 그야말로 조각 같은 몸매였다(웃음). 그런데 ‘감격시대’ 대본을 받고 나서 생각해보니 1930년대에는 단백질 보충제 프로틴이 없었겠더라. 그 뒤 고기와 채소만 먹으며 운동을 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그렇게 좋은 몸은 아닌데’ 할 수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까지 감안해가며 노력한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 그동안 여린 역을 주로 맡아 실제 성격도 그런 줄 알았다. 신정태와 자신의 닮은 점을 꼽자면.

“신정태를 보고 있으면 내 연습생 시절이 생각난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예를 들면 성공하기 위해 가족도, 사랑도 포기하는 그런 면들.

▼ 액션 신은 어떻게 준비했나.

액션 스쿨을 몇 개월 다녔지만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현장에서 PD님이 ‘말도 안 되는 돌려 차기 등 합을 맞춘 액션 신은 하지 말자’고 하셨기 때문이다. 우리 드라마는 말 그대로 ‘개싸움’ 같이 맹렬히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치고 받는 장면들이 많아 온몸이 멍투성이다.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마음 편하다.

우리가 몰랐던 마초 김현중

김현중은 ‘감격시대’에서 기존의 여린 이미지를 벗고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 1백50억원이 들어간 대작인데, 다들 ‘김현중 하기에 달렸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부담을 가지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할 것 같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돈을 많이 들인 만큼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됐고, 세트나 소품의 수준도 최고다. 그걸 발판으로 ‘1백50억짜리 연기를 선보이자’고 마음먹었다.

▼ ‘감격시대’가 3%대 시청률을 기록한 ‘예쁜 남자’의 후속이란 점이 부담이 될 것 같다.

나 또한 (‘장난스런 키스’로) 최저 시청률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장근석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된다. 그가 그런 상황을 원했던 것도 아니고, 이 추운 날씨에 고생하면서 촬영했을 텐데 결과가 그래서 속상할 거다. 누굴 탓하기보다 ‘감격시대’의 흥행은 나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잘되면 좋겠지만 국내에서 잘되면 더 좋겠다. 국내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이 한류 배우들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 소속사 키이스트 대표가 배용준이다. 경영자이기에 앞서 멘토로서 도움을 많이 주나.

지난해 12월 중국 촬영을 가기 전, 인사도 드릴 겸 함께 식사를 했다. 만날 때마다 항상 같은 말씀을 하신다. ‘잘해라, 나도 빨리 해야 할 텐데….’(웃음) 대표님도 곧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 같다.

▼ 같은 소속사 후배인 김수현이 경쟁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 중이다. 신경 쓰이진 않나.

김수현은 대세의 아이콘이다. 전지현 씨는 예전부터 쭉 대세였고.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가 시청률 25%를 기록했는데, 요즘 방송 환경이 25% 드라마가 2개 나올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본다. 대신 재방송도 있고, IPTV도 있어서 작품만 좋다면 시청자들이 챙겨 보시리라 믿는다. 두 작품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겠다.

▼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연기를 할 때 조급한 마음에 오버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내 안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려고 한다. 어린아이가 남자 흉내를 내다가 진짜 남자가 된 것 같다고 할까. 나 스스로도 나이에 맞게 어른스러워졌다고 느낀다.

여성동아 2014년 2월 6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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