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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국민 여동생 아이유

“전교회장 출신 엄친딸, 수차례 오디션 탈락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 즐겼어요”

글·박혜림 사진제공·로엔 엔터테인먼트

입력 2011.02.16 16:14:00

요즘 대중문화계 대세는 누가 뭐래도 아이유다.
지난해 말 미니앨범 ‘리얼(Real)’ 발표 후 타이틀곡 ‘좋은 날’로 지상파 방송 3사의 가요 프로그램 1위 자리를 석권하더니, 예능과 드라마 CF에서까지 맹활약 중.
심지어 주말 저녁뉴스에서 아이유의 인기를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대중문화계 뉴 아이콘으로 떠오른 아이유를 만났다.
차세대 국민 여동생 아이유


“저도 아이유양 어제 회사에서 만났습니다.”
1월15일 MBC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최일구 앵커가 뿌듯한 표정으로 시청자를 향해 날린 멘트다. MBC는 이날 가수 아이유(18·본명 이지은)의 인기 비결을 집중 보도했다. MBC는 아이유가 기계음으로 만든 획일화된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 가수 속에서 보기 드문 ‘뛰어난 가창력’과 10대 솔로 여가수라는 ‘신선함’으로 대중에게 어필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중문화계의 가장 ‘핫’한 인물인 아이유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 카페테리아에서 만났다. 똘망똘망하고 당차다. 대화를 나눌수록 애교가 넘치면서도 예의 바르다. 아이유를 마주한 지 몇 분 만에 알 듯 말 듯 오묘한 매력의 소녀에게 빠져드는 것 같았다.
아이유는 지난해 12월 미니앨범 ‘리얼(Real)’ 발표 후 타이틀곡 ‘좋은 날’로 지상파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은 물론 온·오프라인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좋은 날’을 선보이자마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아이유 3단 고음’이라는 검색어가 유행한 것. 3단 고음이란 아이유가 ‘좋은 날’ 후반부 3옥타브 미에서 시작해 파, 파#으로 한음씩 올려 부르는 것을 뜻한다. 누리꾼들은 3단 고음에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이나 영화 ‘쿵푸허슬’ ‘가루지기’등의 장면을 조합해 UCC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알고 보면 데뷔 4년차 가수
아이유는 최고의 스타들만이 점령한다는 CF계까지 무서운 기세로 접수 중이다.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아이유가 찍은 CF는 총 7건으로 모델료는 2억원 안팎이다. 하지만 최근 2개월여 동안 논의 중인 CF만 대여섯 건에 이르고 모델료는 2배인 4억원 선으로 뛰어 올랐다. 모델 계약을 논의 중인 제품도 패션브랜드, 전자제품, 게임회사, 치킨, 라면 등으로 다양하다. 광고계 관계자들은 아이유가 세대와 성별을 아울러 호감을 얻고 있어 차세대 CF스타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유에게 “요즘 당신의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물었다.
“인터넷에 오르는 저와 관련된 기사나 글을 자주 보는 편인데, 인기를 실감해요. 정말 감사드리지만 한편으로는 겁도 나요. ‘언젠가는 뜨겠지’ 했지만 이렇게 빨리, 갑자기 뜰지는 몰랐거든요. 다행인 건 데뷔하자마자 잘 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제 주변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걸 잘 알거든요. 이번 타이틀곡 ‘좋은 날’ 자체가 좋았고, 예능 프로그램 ‘영웅호걸’ 덕도 많이 봤어요. 예전보다 TV에 많이 나오니까 팬 분들이 친근하게 느끼고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아이유의 팬 층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10대 팬이 많았다면 삼촌팬, 아저씨팬이 대폭 늘었다. 촬영차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직장인은 물론 자신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도 팬을 자처한다. 하지만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은 아직까지 부담스럽다.
“비교해주시는 것 자체로 감사드려요. 하지만, 그동안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 분들은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기부도 많이 하고, 한 마디로 완벽한 분들이잖아요. 저랑은 거리가 멀어요.”
그러나 이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아이유는 2008년 8월에 데뷔해 2년 넘게 꾸준히 활동해온 햇수로 4년차 되는 가수다.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번 앨범 전에 이미 1장의 정규앨범과 2장의 미니앨범, 3장의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언젠가는 가수 될 줄 알았죠”
아이유는 현재 SBS 예능 프로그램 ‘영웅호걸’에 출연 중이다. 여자 연예인 12명이 미션을 수행하고 인기 순위를 정하는 프로그램인데, 여기서 아이유의 똘똘하고 귀여운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이 기업에 입사한다고 가정하고 전문 면접관들 앞에서 모의 면접을 시도한 적이 있다. “자신을 동물에 비유해보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다른 출연자들이 긴장해서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던 것과 달리, 아이유는 재치 있게 “나는 침팬지다. 시키면 뭐든 잘하고 재주도 잘 부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면접관은 아이유가 순발력이 뛰어나고 어른스럽다고 평가했다.
아이유는 각종 예능,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진행자가 노래를 청하면 기타를 꺼내들고 척척 노래를 뽑아낸다. 잘 나가는 뮤지션이나 선배 앞에서도 결코 주눅 드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건방지거나 겉멋 든 10대처럼 비치지 않는다. ‘영웅호걸’ 박성훈 PD는 “아이유는 옆 집 딸 같다”며 “귀엽고 애교가 많으면서도 예의가 바르고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아이유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했다.

차세대 국민 여동생 아이유




“부모님께서는 굉장히 엄격하면서도 개방적이세요. 예를 들어 가수 활동을 하기 전에는 통금 시간이 오후 6시였어요. 그 안에는 무조건 집에 들어와야 했죠. 대신에 그 시간만 지킨다면 제가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상관하지 않으셨어요. 어릴 적부터 ‘약속을 잘 지켜라’ ‘거짓말을 절대 하지 마라’고 강조하셨어요. 그렇다보니 저는 겉치레, 아부 등도 잘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며 생각하더니 “이것도 있구나” 하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주 어릴 때는 부모님이 바쁘셔서 할머니 손에 자랐어요. 남동생이랑 저랑 알아서 많은 일을 하다보니 어른 흉내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또 할머니와 지내서 그런지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요. 차라리 저를 어리게 볼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 조금 철없고 서툴게 행동해도 좋게 봐주시겠지 싶어 더 편하고 솔직하게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또래보다 더 편한 걸요.”
아이유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까지는 모범생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전교회장을 했고, 중학교 때까진 학업성적도 상위권이었다. 아이유의 어머니는 딸이 외교관이 되기를 원했다고. 하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아이유의 고집에 두 손을 들었다.
현재 동덕여고 2학년인 아이유는 당분간 대학 진학을 미룰 작정이다. 연예계 활동 때문에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학업을 1년 안에 만회하기도 어렵고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열심히 다니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요즘 하루 평균 3~4시간밖에 못 자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 그러나 틈나는 대로 독서와 일기 쓰기를 하려고 애쓴다.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과 에세이집. 특히 여행·포토에세이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는 공지영. 최근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박광수 작가의 ‘참 서툰 사람들’이라고 한다.
얼마 전 아이유가 중학교 2학년 시절, 응시한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 영상이 인터넷상에 떠돌며 화제를 모았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박진영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누리꾼들은 ‘어떻게 박진영은 아이유를 떨어뜨릴 수 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유는 대형기획사를 포함해 여러 기획사 오디션만 20여 차례 봤다.
“제가 생각해도 많이 부족했어요. 창법도 흔하고 목소리는 개성 없고 얼굴도 평범하고…. 오디션 때 기억이 또렷이 나는데 예쁜 사람들도 참 많았어요. 아, 한 오디션에서는 제 바로 뒷번호 응시생이 ‘카라’의 구하라 언니였어요. 완전히 넋을 놓고 언니를 봤던 기억이 나요. 저는 까무잡잡한 얼굴에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그래도 신기하게 자신감을 잃거나 포기하고 싶다고 느낀 적은 없다. 오디션에서 연이어 탈락해도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다.
“가수가 안 될 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초조하지 않았어요. 저는 누가 저를 평가하거나 재보려고 하면 오히려 자신감이 생겨요. 그래서인지 매번 떨어져도 오디션이 재밌었어요.”

“인기, 즐겁지만 무섭다”
아이유는 발라드 곡 ‘미아’로 데뷔한 이후, 귀엽고 발랄한 곡 ‘Boo’ ‘마쉬멜로우’ 등으로 타이틀곡 스타일을 바꿔왔고, 그에 따라 퍼포먼스도 적극적인 방향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 걸 그룹 가수들의 화려한 댄스나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아이유는 노래에 집중하는 편이다. 아이유는 걸 그룹과 자신을 비교하며 아이유의 가창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에 대해 “각자 할 수 있는 게 다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대중가수가 무대에 섰을 때는 보는 이의 눈도 만족시켜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발라드곡 ‘미아’를 부르는 제 모습을 보면 무표정하게 서서 3분 내내 노래만 하는데 정말 재미가 없더라고요. 근데 ‘Boo’를 부르면서 귀여운 콘셉트로 바꾸자 사람들이 봐주기 시작하더라고요. 무대 연기도 중요하단 걸 깨달았죠.”

차세대 국민 여동생 아이유


아이유가 동경하는 가수는 영국의 코린 베일리 래와 한국의 하림이다. 아이유는 “자신에게 딱 맞는 노래를 부르고 대중이 인정까지 해주는 그들이 멋있다”며 “하지만 하고 싶은 음악과 보여주는 음악의 차이에서 오는 딜레마에 대해 나름 생각이 정리됐다”고 털어놓았다.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고집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잔소리’나 ‘좋은 날’을 부르다보니 업 템포의 노래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원래는 제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우울한 노래만 어울린다고 단정했거든요.”
아이유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자주 기타를 치며 다른 가수의 노래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해 불렀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하고 싶은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언젠가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대중들에게 들려주겠다는 각오로 중학교 시절부터 작곡 공부도 틈틈이 하고 습작도 만들어왔다. 그는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트랙 수가 많은 정규 앨범을 내게 되면 아무도 안 듣는다는 10번째 트랙이나 인트로에라도 싣고 싶다”며 웃었다.
선배 뮤지션들도 아이유의 재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번 앨범 작업에 참여한 윤종신, 윤상 등을 비롯해 유희열, 성시경 등은 방송을 통해 ‘아이유 사랑’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런 평가에 대해 아이유는 “부담도 되고 힘도 된다. 내가 자칫 뭘 해야 하는지 잊고 있을 때, 그런 평가를 들으면 정신이 확 든다”고 감사를 표했다.
2011년에도 아이유는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월부터는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연기도 한다. 이것저것 다 하다가 정작 뮤지션의 길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아이유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밝혔다.
“아직까지 제가 뮤지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제가 뮤지션인 척 하려고 저를 불러주는 곳에 가지 않는 것도 건방지잖아요. 또 뮤지션이라고 해서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안 된다는 법도 없고요. 사실 이것저것 다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그저 단순하게 저를 불러주면 감사히 달려가겠다, 그런 마음이에요.”
18세의 이 소녀는 인기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인기는 참 무서워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을 하루아침에 특별하게 만들어버리잖아요. 제가 1위를 했을 때 미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주변에서 다 상황을 만들어주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데 제가 너무 좋게 비치니까요. 또 언젠가는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까 두렵기도 해요. 진짜 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싶어요. 대한민국 여자 솔로 가수로 봐주셨으면 해요.”

국민 동생의 조건

아이유는 자신이 ‘국민 여동생’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하지만 이미 그는 그 자리에 등극한 것처럼 보인다. CF퀸으로 떠오른 것이 그 증거. 이는 아이유가 전 연령과 성별을 아울러 사랑 받고 있음을 뜻한다. 국민 여동생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미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 문근영과 국민 남동생 이승기의 사례도 참고했다.
1 역시나 엄친딸, 엄친아 예쁘고(잘 생기고) 똘똘하고 재능도 많고 겸손하기까지 하다. 한 마디로 모든 걸 다 갖춘 엄친딸·엄친아 포스가 풍긴다. 이승기는 고교 시절 전교회장을 할 정도로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문근영 역시 공부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아이유는 초등학교 전교회장 출신에 데뷔 전까지 성적이 상위권에 들었다. 뛰어난 외모에 겸손한 태도도 공통점.
2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근하다 아이유와 문근영은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 손에 자랐다. 이승기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다른 멤버들에 비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유달리 곰살맛게 군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늘 재간둥이 손자로 나오는 것도 이런 이미지가 한 몫했다. 이들은 노인 앞에서 애교를 척척 떨면서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선을 잘 지킨다.
3 적당히 예쁘고 잘 생긴 외모 완벽한 미남미녀는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미지다. 이들보다 조각처럼 완벽한 외모와 몸매를 지닌 연예인은 많다. 그들에 비하면 ‘평범하다’고 할 만큼 친근한 외모가 특징. 국민 여동생의 경우 전반적으로 키와 체구가 작은 편.
4 보호본능 일으키는 이미지 완전히 친동생처럼 느껴지면 안 된다. 때론 국민 남동생은 남자로, 국민 여동생은 여자로 느껴져야 한다. 이승기는 ‘누난 내 여자니까’로 여심을 흔들었고, 문근영은 영화 ‘어린 신부’에서 교복을 입고 ‘나는 아직 사랑을 몰라’를 열창해 남심을 흔들었다. 아이유는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좋은 날’을 부르며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들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5 성실함으로 쌓아올린 출중한 실력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승기는 가수, 연기자, MC로 활발히 활동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성장하고 있다. 문근영도 연기 대상을 받을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이유는 뛰어난 가창력뿐 아니라 최근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시험 중이다. 이들은 거만하거나 일을 대강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공통점.


여성동아 2011년 2월 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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