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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귀국한 신정환

5개월간 해외 행적, 뎅기열 조작 이유, 지금 심경까지 풀 고백

글·김명희 기자 사진·장승윤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1.02.16 13:54:00

필리핀 원정도박으로 물의를 빚고 홍콩 네팔 등지로 떠돌며 유랑생활을 했던 신정환이 1월19일 귀국했다.
경찰서로 직행한 그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바카라로 돈을 탕진한 사실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했다. 사랑받는 예능인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신정환의 경찰 조사 1박2일 밀착 취재.
전격 귀국한 신정환


“5개월이 5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변명이고 핑계일 것이다. 많이 혼내 달라.”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아온 신정환(36)이 1월19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신정환은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내가 못난 놈이다.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셨는데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짤막하게 심경을 밝힌 그는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서울지방경찰청 특수형사과 소속 형사들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신정환은 한창 활동할 때보다 다소 살이 붙은 듯했지만 걸음걸이는 조금 불편해 보였다. 2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다친 오른쪽 다리 부상이 악화돼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로써 신정환은 해외 원정 도박설이 불거진 지 5개월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지난해 9월 이유 없이 방송 녹화에 불참해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앞서 8월 필리핀 세부로 출국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동시에 “카지노에서 신정환을 봤다”는 세부 교민들의 목격담이 나왔다. 이에 신정환은 자신의 팬 카페에 병원 입원 사진을 올리며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받느라 귀국이 늦어진 것이며 카지노에 들른 것은 사실이나 도박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도박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세부를 찾은 방송 취재진은 현지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정환의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뎅기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신정환은 이렇다 할 해명 없이 잠적, 홍콩을 거쳐 지난해 말까지 네팔에서 머물렀으며 입국 전에는 일본에서 한 달간 체류했다.
사실 신정환이 해외를 전전하는 동안 많은 지인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용서를 구하고 새 출발을 하라고 그를 설득해왔다. 하지만 신정환은 부정적인 여론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귀국을 미뤄왔다. 입국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국에 들어오기 하루 전날 경찰 측이 “신정환이 1월19일 오전 귀국해 경찰에 출두,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그의 소속사는 “경찰 발표는 사실무근”이라며 발뺌을 했다. 경찰 측 발표와 소속사 측 설명이 달랐던 이유는 신정환이 입국 시기를 두고 막판까지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정환은 지난해 말에도 입국을 추진했지만 주변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계획을 접은 바 있다.

전격 귀국한 신정환

1월19일 입국한 신정환이 형사들과 함께 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다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듯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



네팔에서 심경 정리, 지인들 조언에 귀국 결심

입국 후 신정환은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직행, 1박2일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다리 치료를 위해 일시 석방 됐다. 담당형사에 따르면 신정환은 경찰 조사 중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담당의로부터 “교통사고 당시 다리에 박은 철심이 부러져 치료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신정환의 혐의는 상습 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권법 위반 크게 세 가지. 우선 신정환은 자신이 가져간 1천만원과 필리핀 현지에서 대부업자에게 빌린 1억2천만원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빌린 돈을 아직 갚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신정환은 상습 도박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정환은 이미 지난 2005년 도박 혐의로 입건됐었고, 2010년에도 강원랜드에서 1억8천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었다. 상습 도박은 재물을 걸고 도박을 하는 행위로, 도박의 성질과 횟수, 도박 전과 등이 다각적으로 고려된다.



전격 귀국한 신정환

신정환은 경찰조사에서 “도박설로 위기감을 느껴 뎅기열 진단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신정환은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 도박을 했다거나(여권법 위반) 1만 달러(한화 약 1천1백20만원) 이상을 불법으로 유출해 도박을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관해서는 부인했다. 또 함께 원정 도박을 한 연예인들의 이름이 적힌 이른바 ‘신정환 리스트’가 있다, ‘도박 자금을 갚지 못해 해외에서 억류됐다’는 등 그간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담당형사에 따르면 신정환은 비교적 솔직하고 담담하게 조사에 응하는 듯 보였으며 이번에 확실히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고 한다.
신정환은 경찰 조사에서 해외에서의 행적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정환은 지난해 8월29일부터 9월5일까지 세부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으며, 국내에서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뎅기열이라고 둘러댔다. 담당형사는 “열이 나 병원을 찾아 뎅기열 검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뎅기열 확진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신정환은 뎅기열 조작설로 논란이 커지자 9월13일 세부를 떠나 홍콩을 경유해 이튿날 네팔에 있는 지인의 집에 도착했다. 신정환은 네팔에서 주로 절에 다니며 시간을 보냈고 12월21일 다시 일본으로 거처를 옮긴 뒤 귀국 시기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신정환은 이틀간 조사를 받은 후 1월20일 오후 9시경 귀가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조사가 끝난 게 아니라 뭐라 말씀드리기 힘들다.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네팔에 있는 지인이 인생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사죄하고 솔직히 용서를 빌면 언젠가 용서해줄 것이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연예계 복귀를 묻는 질문에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용서해주실 때까지 반성하고 사죄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신정환은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경찰의 추가 소환에 응할 예정이다. 경찰은 신정환 진술의 진위, 다리 치료의 경과 등에 따라 구속 수사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 신정환 명품 패션 입국 뒷얘기

전격 귀국한 신정환


신정환은 도박으로 그동안 모은 수십억원의 재산을 탕진했으며 방송 출연료도 가압류 당했다. 그의 부모도 아들 도박 빚에 시달리며 이사를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신정환은 1월19일 입국 당시 3백만원 상당의 프랑스 브랜드 ‘몽클레르’ 패딩 점퍼와 ‘디스퀘어드’ 청바지 등 고가 옷을 입고 등장해 여론의 빈축을 샀다. 또한 눈 코 입 부분이 뚫리고 도깨비 모양 장식이 있는 모자를 착용했는데 그가 고개 숙여 사과할 때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돼 ‘장난하느냐’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신정환의 지인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점퍼와 모자 모두 신정환이 예전부터 갖고 있던 것들이다. 한국에서 세부로 갈 때는 여름옷만 가져갔기 때문에 네팔에 도착했을 때 입을 옷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신정환을 만나러 네팔에 갈 때 가져다 준 것”이라고 말했다. 장난스럽다는 논란이 일었던 모자도 사실은 신정환이 5~6년 전 KBS 예능 프로그램 ‘여걸식스’ 출연할 때 착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몽클레르 측도 “신정환이 착용한 패딩 점퍼는 2010년 F/W, 2011년 S/S 신상품이 아니다”라고 밝혀 신정환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측근에 따르면 신정환은 해외를 전전하는 동안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친지의 도움으로 간신히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한다. 네팔에서는 현지 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며 일본에서도 잘 알고 지내는 친구가 한국 교민이 많지 않은 홋카이도에 월세 원룸을 마련해줘 그곳에서 지냈다고. 어쨌든 신정환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1월20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모자의 문양이 보이지 않도록 반대 방향으로 돌려쓰고 나왔다.

여성동아 2011년 2월 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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