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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중병설 진상 & 베일에 싸인 사생활

글·송화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8.10.21 15:08:0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병설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베일에 싸인 그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10여 년간 확고하게 북한을 통치해온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인생과 그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남·정철·정운 3형제에 대해 알아봤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6)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건국절로 기념하는 9월9일 공식행사에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부터 불거진 건강이상설은 연일 국내외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반신불수 상태가 됐다는 설부터 부축을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라는 설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공통적인 것은 현재 그의 건강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심장 및 뇌 관련 질환을 앓아왔으며, 고혈압과 당뇨 증세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그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된 것은 삼남 정운씨(25)가 교통사고 혹은 다른 외과적 문제로 중태에 빠진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베일에 싸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고, 북한은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7세에 어머니 여의고 계모와 권력 투쟁
김 위원장의 출생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북한은 그가 1942년 백두산 자락의 귀틀집(통나무집)에서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숙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의 출생지는 유적지로 조성돼 있고, 생가 뒤쪽 봉우리에는 ‘정일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광복 뒤 북한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위원장은 일곱 살 때 어머니가 난산 끝에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는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그는 권좌에 오른 뒤 김정숙에게 ‘항일의 여성혁명가 백두 여장군’이라는 칭호를 붙이며 북한 여성이 따라야 할 귀감으로 미화시켰다. 김정숙이 태어난 함경북도 회령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졌으며, 81년에는 양강도 신파군이 김정숙군으로 개칭됐다.
김 위원장이 어머니의 우상화에 공을 들인 것은 계모인 김성애와의 권력투쟁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일성 주석은 재혼한 김성애와의 사이에 평일(폴란드 주재 대사)·영일(사망)·경진(오스트리아 주재 대사 부인) 등 세 자녀를 뒀는데, 김 위원장은 권력장악 과정에서 이들 및 이들의 후견인 격인 삼촌 김영주와 권력투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이 모두 해외에 살고 있는 것은 이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20대 초반부터 정치수업, 중앙집중적이고 통큰 정치로 권력장악
김 위원장은 64년 3월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중앙당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지도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당내외 요직을 두루 거치며 ‘지도자 동지’ 등으로 불리던 그는 75년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으면서 후계 지위를 확고히 했고, 94년 김 주석 사망 이후 명실상부한 북한 최고 권력자가 됐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과 워커홀릭으로 여겨질 만큼의 성실성, 명민함 등을 두루 갖춰 아버지의 신망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권력을 장악한 뒤 당과 군대 등 모든 권력기구를 세분화해 각 조직이 자신만을 바라보며 충성 경쟁을 하게 만드는 통치술을 발휘했다. 전형적인 분할통치 방식으로 북한의 주요 기구는 모두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해 결재를 받은 뒤 업무를 처리하고, 책임도 오직 김 위원장에 대해서만 진다.
김 위원장이 강력한 1인 집중체제를 구축하고 별다른 도전 없이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시절부터 훈련된 정치 감각과 인간적인 매력, 통큰 스타일 덕분이라고 한다. 그는 친인척을 배제하는 보수적이고 합리적인 인사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예술적 자질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랫사람에게 친서를 보내거나 큰 선물을 안겨 상대를 감동시키고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등 용병술도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협상 등에 참여했던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여정부 출범 후 구속되는 등 고초를 겪자 안부를 묻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됐는데, 이런 ‘감성 정치’는 그가 오랜 시간 절대권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공식적인 부인은 4명, 세 아들 정남·정철·정운 가운데 누가 후계자 선택될까 관심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퍼진 후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북한의 후계구도다. 북한은 권력 세습이 가능한 체제이므로, 김 위원장의 가족은 정치 재편과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현재 병석에서 기술비서 김옥(44)의 간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옥은 성혜림(2002년 사망), 김영숙(생존 추정), 고영희(2004년 사망)에 이은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 이 가운데 김 위원장과 결혼식을 올린 사람은 김영숙이 유일하다. 김 위원장은 이들과의 사이에 아들 3명과 딸 4명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큰아들 정남(37)은 성혜림의 아들이다. 성혜림은 북한의 유명 배우 출신으로 김 위원장보다 다섯 살 연상이며, 김 위원장 친구 형의 부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을 만난 뒤 이혼하고 그와 동거했으나, 정식 결혼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남은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후계자가 되기에는 가정사적인 부분에서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있다. 2001년 일본에 가짜 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적발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켜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유일한 정식 부인은 김영숙으로 김 주석이 직접 선택해 결혼을 권했다. 하지만 사랑 없이 한 결혼이라 김 위원장은 곧 고영희와 동거를 시작했고, 고영희는 2남1녀를 낳으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년 가까이 사실상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고영희는 둘째아들 정철(27)과 막내아들 정운을 낳았는데, 김 위원장은 이 가운데 자신과 용모와 성격이 비슷한 정운을 각별하게 아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최근 외신을 통해 정운의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으며, 그 충격으로 김 위원장이 쓰러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 북한 당국이 8월 말 프랑스 외과의사 2명을 급히 평양으로 불렀는데, 이들이 교통사고 등으로 크게 다친 정운을 치료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운이 건재할지라도 22세부터 51세(1964∼93)까지 노동당에서 후계 수업을 받은 뒤 권좌에 오른 김 위원장과 비교할 때 젊고 경험이 일천해 당장 권력을 물려받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현재 김 위원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김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정남·정철·정운 가운데 어느 누구도 확실한 후계자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김옥이 북한의 권력 향방을 결정짓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옥은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김 위원장의 비서로 활동해왔으며 지난 2006년 중국 방문 때 수행한 바 있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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