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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과 나’로 관심 집중!

기획·김명희 기자 / 글·이경옥‘스포츠서울 기자’ 사진·SBS 제공

입력 2007.12.13 15:10:00

SBS 인기 사극 ‘왕과 나’에는 여성성을 띤 기존 내시와 달리 남성성이 살아 있는 모습의 내시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내시에 대한 상식을 깨는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를 의학적으로 접근해봤다.
드라마 ‘왕과 나’로 관심 집중!

내시는 선천적으로 고자인 경우가 많으나 드라마 ‘왕과나’의 주인공 처선처럼 자신의 의지로 거세를 하고 내시가 되기도 했다. 사진은 거세가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극중 장면.


조선시대 내시의 삶을 다룬 SBS 사극 ‘왕과 나’에는 남자들이 내시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자신의 양물을 포기하고 고자가 되는 과정이 나오는데 과연 그 양물이 무엇인지를 두고 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내시와 궁녀’의 저자이자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인 박상진씨는 “중국 내시의 경우, 고환과 음경 둘 다 제거했지만 국내에서는 정낭 즉 고환만 들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반면 드라마를 지켜본 비뇨기과 의사들은 “드라마에 묘사된 장면으로 보아 고환이 아닌 음경만 자른 것으로 보인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왜 이런 ‘고자 논쟁’이 벌어지게 됐을까. 이는 정확한 사료가 남아 있지 않은 가운데 드라마 ‘왕과 나’가 과거 드라마 속에서 비쳐진 내시와는 다른 내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존 상식을 뒤엎고 있기 때문이다.
‘왕과 나’에 등장하는 내시들은 일단 목소리 톤이 굵을 뿐 아니라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다. 또 권력과 부에 대한 욕망으로 남성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남성성’이 살아 있는 것.
이 같은 모습에 대해 비뇨기과 전문의 도성훈씨는 “음경만 자르고 고환을 남겨둘 경우, 남성호르몬이 분비돼 기존 남성이 갖는 특징을 잃지 않는다”며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므로 성욕은 그대로지만 음경이 없어 ‘관계’는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도씨는 “조선시대에는 고환만 들어내는 정교한 시술은 불가능했다고 본다. 튀어나온 음경만 잘라내는 것이 시대적으로 더 설득력 있는 추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왕과 나’에서도 음경을 잘라내는 듯한 장면을 묘사한 적이 있어 이 주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이렇게 음경을 잘라낸 뒤에는 드라마에서도 나왔듯이 소변통로인 요도 확보를 위해 대롱이나 기러기 깃털 등을 잘린 요도에 끼워 협착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고자(鼓子)’라는 말은 생식기가 불완전해 발기가 되지 않는 남자를 뜻한다.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남성호르몬 분비가 안 된다는 것. 즉 ‘고환’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남성호르몬 주머니인 고환을 들어내거나 선천적으로 고환에 문제가 있는 남성의 경우 목소리가 여성처럼 가늘고 근육이 적은, 과거 드라마 속 내시와 비슷한 모습이 된다고 한다. 성욕도 없어지며 발기부전에 남성 특유의 공격성도 사라지는 것이다.
‘왕과 나’에서도 보이듯 원래 궁중 내시는 선천성 고자가 많았다고 한다. 본인의 의지로 음경을 잘라 후천적으로 내시가 되는 경우보다 선천적인 이유로 내시가 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 이 같은 선천성 고자는 현대 의학으로 보면 ‘정류고환’에 속한다고 한다. 정류고환이란 고환이 음낭에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중간에 머물게 되는 것을 말한다. 전체 남아 중 3~4%가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하며 특히 미숙아의 경우 발생 빈도가 높은데 요즘은 간단한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음경만 제거하거나 고환의 일부 남아 있을 경우 임신까지 가능
‘왕과 나’에는 ‘자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내시를 키우는 내자원에서는 수염이 나기 전 사내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궁을 해 내시로 양성하는데, 처선(오만석)과 같이 이미 어른이 된 사내의 자궁은 출혈이 심해 불가능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처선은 소화(구혜선)를 궁에서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스스로 자궁을 감행한다. 여기서 자궁이란 ‘찌르다’의 ‘자(刺)’와 ‘성(性)’의 의미로 쓰이는 ‘궁(宮)’을 조합한 단어로, ‘왕과 나’를 집필한 유동윤 작가가 만든 신조어라고 한다.
일종의 외과적 시술이던 자궁은 음경을 제거하는 것이든, 고환을 제거하는 것이든 당시로서는 상당히 큰 위험이 뒤따르는 행위였다. 일단 신체의 일부를 적출하거나 잘라냈을 낼 경우 세균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데 당시 항생제가 있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또한 봉합기술과 지혈제가 신통찮아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위험 역시 매우 높았을 것이 분명하다. 드라마상에서 “목숨 걸고 양물을 잘랐다”는 대사가 과장이 아닌 것이다.
또 도려낸 부위가 만약 고환이었을 경우, 외과시술이 부진했던 당시로 보아 고환을 완전히 적출해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생길까.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한 번 제거된 고환은 다시 살아날 수 없지만 고환의 일부가 남아 있을 경우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을 만들어내 발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정자까지도 만들어내 정상적인 관계로(음경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임신까지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동아 2007년 12월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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