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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유혹에 넘어간 자의 비극 그린 렘브란트의 ‘눈먼 삼손’

입력 2006.03.08 14:22:00

유혹에 넘어간 자의 비극 그린 렘브란트의 ‘눈먼 삼손’

렘브란트(1606~1669), 눈먼 삼손, 1636, 캔버스에 유채, 206×276cm, 프랑크푸르트, 시립 아트 인스티튜트


어둠이 드리운 막사 안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명의 군인이 한 남자를 덮쳐 제압하고 있네요. 이 남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천하무적의 장사 삼손입니다. 천하장사가 왜 이리도 무기력하게 붙잡혀 있을까요?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지요. 그의 힘의 원천인 머리카락을 데릴라라는 여자가 잘라버려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합니다. 데릴라는 지금 한손에 가위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자른 머리카락을 들고 바삐 도망가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는 삼손이 데릴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빠져 몰락해버리고 마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도 당해내지 못했던 삼손은 연약한 여자가 자신을 해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힘의 원천이 머리카락에 있다는 사실을 데릴라에게 얘기했고 데릴라는 삼손이 잠든 사이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렸습니다.
사람이 유혹에 빠지면 사리판단을 잘못 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고 맛있는 초콜릿이나 사탕을 많이 먹으면 끝내 이가 썩듯이 겉보기에는 탐스럽고 아름다운 것이 우리에게 해가 될 때가 많지요. 그래서 고통이나 힘든 일을 이기는 것보다 유혹을 이기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렘브란트는 유혹에 진 삼손의 비극을 통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란 유혹을 이기는 사람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의 극적인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유혹의 화려함과 그 끝의 비참함을 선명히 떠올리게 하네요.

한 가지 더∼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아주 강렬하게 표현하는 회화 기법을 키아로스쿠로라고 부릅니다.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두드러진 특징인데, 카라바조와 렘브란트가 이 기법을 가장 잘 쓴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빛과 그림자가 두드러진 그림은 인생의 밝고 어두운 면을 또렷이 나타낸 느낌을 줍니다.
이주헌씨는요
유혹에 넘어간 자의 비극 그린 렘브란트의 ‘눈먼 삼손’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 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칼럼니스트. 신문 기자와 미술 전문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문화마을에서 아내와 4남매를 키우며 집필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어린이 미술책 인물화 편을 준비하고 있다. 저서로는 ‘비밀이 담긴 명화 이야기’ ‘명화를 통해 보는 전쟁 이야기’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2’ 등이 있다.


여성동아 2006년 3월 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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