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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닮아서 아름다운 부부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글·김명희 기자 / 사진ㆍ조영철 기자, 까마스튜디오 제공

2006. 01. 10

지난해 11월 말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린 박찬호가 12월 중순 서울에서 결혼 피로연을 열고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아내 박리혜씨를 국내 팬들에게 소개했다. 서로 닮아서 더 행복해 보이는 박찬호·박리혜 커플의 피로연 현장 & 달콤한 신혼 이야기.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좌)하와이 코나 섬에서 촬영한 웨딩사진.


지난 11월30일 양가 친척 및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리고 LA에 신접살림을 차린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지난 12월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부 박리혜씨(30)와 함께 결혼 피로연 및 메이저리그 100승 사은회를 열었다.
피로연에는 피터 오말리 전 LA다저스 구단주 부부, 일본 지바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 부부, LA다저스의 최희섭 등 야구인과 차인표·신애라, 션·정혜영 부부, 박상원, 손지창, 정준호 등 각계 인사 4백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미국 뉴욕 소재 요리학교인 CIA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공한 박리혜씨는 하와이에서의 결혼식 요리뿐 아니라 피로연 음식과 테이블 데커레이션까지 손수 체크하며 하객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고 한다. 박찬호의 공주고 동기인 두산 베어스 홍원기 선수는 “찬호와 리혜씨 모두 모든 일을 직접 챙겨야 안심하는 스타일이다. 결혼식에서는 푸아그라 요리가 나왔는데 재료에서부터 데커레이션까지 신부가 특별 주문을 했고 웨딩 케이크는 LA에서 공수해온 것이었다. 피로연도 같은 방법으로 준비했고 그 때문에 피로가 쌓인 탓인지 두 사람 모두 요즘 부쩍 코피를 많이 흘린다”고 말했다.
김승현·정은아의 사회로 진행된 피로연은 신랑신부의 입장과 함께 시작됐다. 검정색 양복과 몸매 라인이 드러나는 흰색 드레스 차림의 박찬호·박리혜 커플이 흰색 웨딩 카펫을 밟으며 입장하자 “박찬호는 한국 메이저리거 사상 첫 100승을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한 선수”라는 심대평 충남도지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에 박찬호는 “그동안 용기를 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을 초대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오늘 참석한 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재일동포 3세로, 아직 우리말이 서툰 신부 박리혜씨도 그동안 부지런히 연습했다는 한국말로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줘서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특히 피로연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연애시절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박찬호는 “2004년 겨울 장모님의 친구분께 일본에 예쁘고 참한 아가씨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인표형(차인표)과 일본까지 찾아갔다. 키가 크고 늘씬한 여성이 나를 향해 걸어오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환해 보일 수가 없었다”고 첫인상을 소개한 뒤 “샤브샤브를 먹으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에 반해서 내친 김에 그날 장모님까지 만났는데 ‘이런 분 딸이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겠다’ 싶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박리혜씨는 유럽에서 공수해 온 웨딩드레스에 손수 꽃장식을 했다고.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피로연에서 박찬호 커플을 위해 건배를 제의하는 한양대 김종량 총장.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피로연에는 박상원, 션, 이승엽 부부 등 4백여 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박찬호의 말처럼 172cm의 늘씬한 키에 웃는 모습이 인상적인 박리혜씨는 남편의 첫인상에 대해 “원래 내 이상형은 처음 만나는 날 동행했던 차인표씨 같은 스타일이다”라고 말해 피로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뒤 “찬호씨는 곰 같은 인상이었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말해 그도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이어 하객들의 박수 속에 키스를 한 이 커플의 표정 하나하나에는 행복과 사랑이 넘쳐났다. 두 사람의 키스 후에는 박찬호의 친구인 피아니스트 이윤수씨와 성악가 김동규씨, 노사연과 신승훈, 거미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아름다운 아내 만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 생겨
박리혜씨는 결혼 후 소감에 대해서는 “결혼한 지 채 한 달이 안됐지만 뭐든지 항상 열심히 하고 존경할 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남편을 위해 특별한 건 할 수 없지만 맛있는 것 많이 해주고 편안해할 수 있도록 내조하고 싶다”고 사랑의 맹세를 했다. 이에 박찬호도 “착하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고 난 후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서로 배려하며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식사 후에는 피로연의 피날레 블루스 타임이 이어졌고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은 채 프로 못지않은 춤 솜씨를 과시해 다시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편 박찬호는 지난 12월7일 한국에서 아내와 첫날밤을 보낸 후 소감을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혼하고 한국에서 아내와 첫날밤을 같이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그는 “(자신의 유명세로 인해) 아내가 사생활에서 자유를 잃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히려 아내는 ‘괜찮다. 잘할 수 있다’며 부담을 덜어주어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며 각별한 아내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박리혜씨 친지들과 다시 한번 피로연을 가진 뒤 태평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LA 인근의 신혼집에서 본격적인 허니문을 즐길 계획이라는 박찬호 커플. 부부는 닮아야 잘 산다는데 운동을 좋아하고 명랑한 성격, 서로에 대한 배려에 마음이 끌렸다는 두 사람은 어느덧 비슷하게 닮아가는 듯 보였다.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진하는 박찬호 커플.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전 LA 다저스 구단주 피터오말리 부부와 함께.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들러리들과 함께한 박리혜씨.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두 사랑의 만남을 주선한 최계숙씨(오른쪽 두번째)는 박리혜씨의 어머니(오른쪽 세번째)와 절친한 친구 사이.



박찬호·박리혜 커플 만남 주선한 최계숙씨가 들려준 결혼 뒷얘기
“매사에 신중한 찬호가 리혜의 다정다감하고 꼼꼼한 성격에 반했어요”

국내에서 결혼 피로연 열고  베일에 가렸던 아내 소개한 박찬호

박리혜씨가 손수 이름표까지 달아 선물한 피로연 선물. 자신들의 이니셜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사랑의 메시지를 적은 사탕과 초콜릿이라고.

박찬호·박리혜 커플은 지난 2004년 11월 박리혜씨의 어머니 친구 최계숙씨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박찬호의 집안과도 친분이 있던 그는 박찬호로부터 참하고 똑똑한 신부를 소개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그에게 어울릴 만한 신부감을 물색했다고 한다.

“찬호가 신부감을 소개해달라며 3개 국어 이상 하고 요리 잘하고 키가 크고 예쁘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 아가씨가 어디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리혜를 생각하게 됐죠.”

최계숙씨와 박리혜씨의 어머니는 고등학교·대학교 동창. 창덕여고를 거쳐 이화여대에서 생활미술을 전공한 박리혜씨의 어머니는 요리와 살림 솜씨가 수준급인데다가 일본에서 꽃꽂이 전문가로 활동할 정도로 예술 감각이 탁월하다고. 지난 12월19일 일본에서 열린 피로연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하객들에게 선물할 와인의 라벨 도안을 직접했다고 한다.

“리혜가 엄마를 닮아서 예술 분야에 재능이 많아요. 두 모녀가 직접 웨딩드레스에 장미꽃을 만들어 달았는데 어느 디자이너가 만든 것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죠.”

그에 따르면 박리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등을 도맡아 하던 재원으로 일본 명문 조지대를 장학금을 받고 다녔으며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공부를 해 한국어와 일본어는 물론이고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고.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박리혜씨의 아버지 박충서씨가 딸이 운동선수와 결혼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

“처음 리혜 아버지는 박찬호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운동선수라면 무조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찬호는 ‘운동선수’가 아니라 ‘국민선수’라고 설득을 했죠. 리혜 아버지도 찬호를 직접 만난 후 솔직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인다며 교제를 허락했죠.”

양가 허락을 받은 두 사람은 2005년 1월부터 당시 박찬호의 연고지이던 미국 텍사스와 뉴욕 등을 오가며 사랑을 키우다가 3월 약혼식을 올렸다. 매사에 신중하기로 소문난 박찬호가 선뜻 박리혜씨를 신부감으로 점찍은 배경에는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한 박리혜씨의 성격과 수준급 요리 실력이 큰몫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찬호가 텍사스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할 때 리혜가 밤새 이삿짐을 그렇게 꼼꼼하게 쌌대요. 찬호가 그 모습을 보면서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샌디에이고로 옮긴 후에는 리혜가 동료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며 예비신랑이 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하더라고요. 또 찬호가 주먹밥을 좋아하는 걸 알고는 틈날 때마다 여러 종류의 주먹밥을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갔대요.”

그는 그러나 무엇보다 박리혜의 다정다감한 성격이 박찬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찬호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인데 리혜는 한술 더 뜨는 것 같아요(웃음). 하와이 코나 섬에서 결혼식을 할 때 찬호의 어린 조카들에게 주려고 자기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일본에서 가져왔더라고요. 결혼식과 피로연 테이블 세팅과 요리를 본인이 직접 챙기는가 하면 하객들에게 줄 선물도 일일이 포장해서 이름표를 달아 테이블 위에 놓아두고요.”

현재 자활 여성들에게 피부·경락 무료 교육을 실시하는 재단법인 정명회의 대표이자 경기도 고양시 화정에서 인치바이인치를 운영하고 있는 최계숙씨는 “천생연분으로 만난 두 사람이 양가 어른들의 바람대로 빨리 2세를 가지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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