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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firstlady_recipe

퍼스트레이디의 손맛

editor_style 강현숙 기자 editor_feature 김지영 기자 critic 김영빈(수라재)

2017. 06. 26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 때 최고의 화제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였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방송에서 정과의 맛과 정성을 극찬했을 정도. 김 여사는 평소에도 지인들을 집으로 자주 초대해 요리를 대접할 만큼 사람들과 음식 나누기를 즐기고 요리 실력도 뛰어나다고 전해진다. 일명 ‘문재인 밥상’으로 불리는 김 여사의 메뉴를 <여성동아>가 입수, 김영빈 요리 연구가가 차려보았다.

#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때 선물한 인삼정과

김 여사는 지난 5월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때 정성 가득한 인삼정과 선물과 손편지를 준비해 감동을 줬다.


“연배 많으신 한식 선생님들도 정과 만들기는 녹녹지 않을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에요. 상대방을 생각하는 넓고 깊은 마음이 가득 담긴 정성스러운 요리지요.”_ 요리 연구가 김영빈

Ingredients
인삼(수삼) 1kg, 절임 재료(대추 달인 물 4컵, 설탕 1컵, 꿀 1큰술), 장식용 설탕·잣·대추·꿀 약간씩

How to make
1 인삼(수삼)은 조리용 솔로 닦아 깨끗이 씻는다. 2 냄비에 인삼을 담고 대추 달인 물을 부어 15분간 삶는다. 3 설탕을 넣어 약한 불에서 10시간 정도 조린다. 4 인삼이 갈색으로 투명해지면 꿀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5 한 김 식혀 설탕에 굴린 뒤 잣과 대추로 장식한다.
TIP 대추 달인 물은 대추 2컵에 물 10컵을 넣고 물이 반 정도 졸 때까지 약한 불로 오래 끓여 만든다.





#아들 문준용 씨가 극찬한 열무냉면

여성동아 인터뷰 도중 아들 문준용 씨가 추천한 메뉴는 열무냉면. 열무김치 국물과 직접 우린 멸치육수를 섞어 국물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소탈한 일상식도 맛깔스럽게 요리하시는 것 같아요. 열무김치 국물과 멸치육수를 섞어 완성하니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가 되지요.”_ 요리 연구가 김영빈

Ingredients(2인분)
국물(멸치육수(국물용 멸치 20마리, 다시마 10×10cm 1장, 물 5컵)·신 열무김치 국물 2컵씩, 설탕 2큰술, 식초 4큰술, 소금 약간), 냉면 200g, 신 열무김치 100g, 삶은 달걀 1개, 오이채 4큰술, 무순·통깨 약간씩

How to make
1 국물용 멸치의 내장을 제거한 뒤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냄비에 달달 볶는다. 여기에 다시마와 물을 넣고 중불로 줄여 물이 반 정도 될 때까지 끓여 체에 거른다. 2 ①의 멸치육수와 체에 밭친 열무김치 국물, 나머지 재료를 섞은 뒤 냉동실에 넣어 살얼음이 얼도록 차게 둔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이다 냉면을 펼쳐 넣고 찬물을 2~3번 부어가며 삶은 뒤 소쿠리에 쏟아 흐르는 물에 비벼가며 씻은 다음 타래를 지어 물을 뺀다. 4 냉면, 열무김치, 반으로 자른 달걀, 오이채, 무순, 통깨를 먹기 좋게 담고 국물을 붓는다.

TIP
열무김치가 새콤하지 않으면 국물에 설탕과 식초 간을 하고, 김치는 설탕과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살살 버무려 올린다.




# 문재인 만찬

2015년 당 지도부를 집으로 초대했을 때 대접했던 소통과 화합의 메뉴. 더덕, 송이버섯, 전복 등 귀한 보양 재료로 만든 건강 요리가 가득하다.



‘유쾌한 정숙 씨’로 불리며 소탈하고 쾌활한 모습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고비를 맞을 때마다 관계자들에게 정성 가득한 음식을 대접하는 ‘요리 내조’의 정치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5월 열린 첫 번째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이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데는, 김 여사의 공이 컸다. 평소 뛰어난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그는 10시간 동안 정성을 담아 졸여서 만든 인삼정과를 선물로 준비해 손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특히 선물을 작은 천 조각들을 모아 만든 조각보로 포장했는데, 조각보는 ‘협치’를 상징한다고.

김 여사의 만찬이 처음으로 화제가 된 것은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문재인 당시 당 대표의 재신임 투표 철회 후 처음으로 문 대표 자택에서 만찬 회동을 열어 당내 갈등을 마무리한 것(위 사진). 당시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두 시간여 동안 열린 만찬에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든 전복군소볶음, 송이소고기구이, 더덕구이, 대게찜 등이 나왔고, 만찬 후 돌아가는 최고위원들에게 김 여사가 와인과 함께 손편지를 전달했다. 귀한 식재료에 정치인의 아내로 살면서 몸에 밴 경험과 절실함을 담아 만든 요리 앞에서 손익 계산에 냉정한 정치인들도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이날 회동은 민주당이 문 대표 주도로 혁신하고 소통할 것을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결국 대선에서 승리하는 계기가 된 명실상부 ‘문재인 만찬’이었다.

요리 연구가 김영빈 씨는 “김 여사가 준비하신 음식을 보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어요. 최고의 면역력 강화 식품인 송이버섯에 소고기를 곁들이면 영양과 맛 궁합이 아주 뛰어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보양식이 돼요. 더덕은 기관지와 목을 보호하는 작용이 탁월해 평소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정치인들을 배려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지요. 전복에 다소 생소한 식재료인 군소를 함께 볶아 요리했다니 김 여사의 요리 실력은 가히 고수로 보입니다. 인삼정과 역시 연차가 있는 한식 요리 전문가들도 만들기 녹녹지 않은 작업인데,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디까지인지 헤아리게 하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라고 ‘문재인 만찬’을 평가했다. 



   
더덕구이
“더덕은 사삼이라 불릴 만큼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지요. 기관지와 목을 보하는 작용이 탁월해 평소 말을 많이 하는 정치인들을 배려하는 요리라고 생각해요.”_ 요리 연구가 김영빈

Ingredients
더덕 300g, 소금·식용유·잣가루 약간씩, 유장(간장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덧장(소금 ⅓작은술, 꿀 2작은술, 깨소금 ½작은술, 참기름 1큰술), 찹쌀가루 1컵

How to make
1 더덕은 껍질을 돌려가며 벗겨 길이로 반을 갈라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린다. 소금물에 10~15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제거한다. 2 손질한 더덕에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유장을 살살 버무려 양념해둔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덧장을 만든다. 4 달군 팬에 ②의 더덕을 애벌구이한다. 5 애벌구이한 더덕에 덧장과 찹쌀가루를 발라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뒤 접시에 담고 잣가루를 뿌린다.

송이소고기구이
“송이버섯은 향 좋고 기력을 돋우는 최고의 식품이지요. 여기에 부드러운 소고기양념구이를 곁들이면 영양과 맛 궁합이 아주 뛰어나 훌륭한 보양식이 돼요.”_ 요리 연구가 김영빈

Ingredients
송이버섯 200g, 소고기 채끝살 300g, 양념(간장 3큰술, 설탕·다진 파·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 2작은술, 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잣가루 약간

How to make
1 송이버섯은 밑동의 흙을 대충 닦아내고 길고 도톰하게 슬라이스한다. 2 소고기는 송이버섯과 비슷한 크기의 편으로 썰어 잔 칼집을 준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을 만든 뒤 소고기에 먼저 고루 버무려 밑간하고, 배어나온 국물을 송이버섯에 버무린다. 4 팬이나 석쇠를 달구어 송이버섯과 소고기를 타지 않게 구운 후 잣가루를 뿌린다.

전복군소볶음
“영양 가득한 전복과 생소한 식재료인 군소를 함께 볶아서 요리했다니 아이디어와 요리 경험이 많으신 듯해요. 전복과 군소의 조합은 저도 생각 못 했는데 맛과 질감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_ 요리 연구가 김영빈

Ingredients
전복 6마리, 군소 1마리, 마늘 20쪽, 식용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청주 2큰술, 버터 1큰술

How to make
1 전복은 솔로 문질러 씻어 껍데기에서 떼어낸 뒤 내장을 제거하고 도톰하게 썬다. 2 군소는 양쪽 날개 부분을 벌려서 칼집을 넣고 내장을 제거한 뒤 잘 씻어 도톰하게 썬다. 3 마늘은 꼭지를 자르고 편으로 썬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아 향을 낸다. 5 ④에 전복과 군소, 청주를 넣고 센 불로 볶는다. 6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버터를 넣어 녹인 뒤 불을 끄고 접시에 담는다.

⁎소개된 5개의 레시피는 김정숙 여사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요리를 김영빈 요리 연구가가 재현한 것이다.

사진 홍중식 기자 뉴시스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사진제공 청와대 디자인 최정미 요리 김영빈(수라재) 요리 어시스트 김은선 이지언 임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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