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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 러브 외치는 무성욕자의 속사정

editor 조진혁

입력 2016.10.26 15:31:19

플라토닉 러브  외치는  무성욕자의 속사정

#허지웅 #남성호르몬

성욕은, 그러니까 페니스는 남자들에게 긍정적인 친구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그것들은 언제든지 해맑게 권유한다. “저 여자 예뻐? 저 여자랑 자면 좋을 거야. 저 여자와 자고 싶어.” 물론 이성적인 어른남자들은 이 권유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그런데 술을 마셔도, 예쁜 여자가 먼저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들이 있다. 성자(聖者)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결함을 강조하는 인간도 아닌데, 그들은 유혹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런 남자들은 멋있어 보인다. 절제력이 강해보인다고 할까? 하지만 그들 중에는 성욕이 없어서 그런 경우도 있다. 무성욕자들이다. 가까이에서 본 무성욕자들은 멋지기 보다는 안쓰럽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김락(이성재)은 열정적인 셰프다. 옷도 잘 입고, 말도 멋지게 한다. 두 여인에게 사랑을 받지만 이 남자는 플라토닉한 사랑만을 원한다. 김락에게는 책임져야 할 고딩 셋이 있고,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도 있다. 멋진 이 남자는 육체적 관계를 맺으며 인생이 복잡해져야 할 이유가 없다. 김락의 마음속에 은행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자리를 넓혀갈수록 성욕은 저 멀리 밀려난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나눠 가질 마음이다. 드라마 속 설정이다.

성욕은 신체의 일부다. 남자들의 성욕은 키처럼 커지다가, 30대를 지나면 기초대사량과 함께 서서히 줄어든다.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 남성 호르몬은 아래보다 위로 향하며 탈모를 일으키고, 발기부전을 낳는다. 남자들에게 남성 호르몬은 성욕을 비롯해 삶에 대한 열정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소다. 얼마 전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서 허지웅은 비뇨기과를 찾았다. 이미 방송에서 자신이 무성욕자임을 고백했던 그는 삶의 모든 의욕이 떨어진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검사 결과 의사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져서 신체 밸런스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무성욕에 대한 의학적 답변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 시대의 멋진 남자란 경제력과 스타일을 갖춘 세련된 남성을 의미한다. 그들이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자신을 얼마나 불태웠을지 상상해보자. 우선 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 와중에 번아웃 증후군을 앓거나 겨우 극복했을 것이다. 이 남자들은 여기에서 멈출 수 없었다. 멋진 스타일을 위해 쉬는 날에도 운동이나 패션, 취미 계발로 자신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멋진 남자가 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의 상처투성이 심연을 들여다보면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섹스로는 이 상처들을 메꿀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느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플라토닉 사랑을 원한다”는 김락의 말이 우습지 않았다.

기획 여성동아
사진 셔터스톡
디자인 조윤제







여성동아 2016년 11월 6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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