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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남자는 아니지만 대세는 박보검

기획 · 김지영 기자 | 글 · 이정연 스포츠동아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tvN 제공

2016. 03. 29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데뷔 5년 만에 대세남이 된 박보검. 아픈 가족사를 겪고도, 여기저기서 찾는 이가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늘 환한 웃음을 머금고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 청년의 참 바람직한 삶.

“감사하고, 감사하다!”

아, 이 ‘아이’ 지켜주고 싶다. 돌발적인 질문을 하면 놀란 토끼 눈을 뜨고 당황한다. 그러나 놀란 순간은 단 1초. 곧이어 흰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아, 이 ‘남자’ 지루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모범생 같은 답변만 내놓는다. 하지만 그 ‘뻔한’ 대답이 진정성 있게 들리기에 상대는 곧바로 ‘무장해제’된다.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예의 바르고 긍정적인 면이 ‘청년’ 박보검(23)의 매력이다. 외유내강, 순수, 우직, 단정, 겸손 등 그를 따라다니는 단어들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럼에도 박보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드라마 종영 후 12개의 광고에 출연해 TV 채널만 바꾸면 그가 나온다. 방송 당시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이라는 말이 있었듯이, 현재 어차피 연예계 대세는 박보검이다. 하반기 방송할 예정인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차기작으로 정하고 또 한 번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응팔〉 이후에도 지하철 타고 다녀

▼ 좋아한다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는데 기분이 어떤가요(박보검은 데뷔 후 줄곧, 심지어 〈응팔〉 촬영 중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하하!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다녀요. 개인 일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죠. 특히 시간 절약하는 데 지하철만 한 것이 없거든요. 출퇴근 시간에는 다들 바빠서 그런지 아무도 절 알아보지 못하던걸요. 혹시 알아보더라도 피하지 않고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해요.

▼ 이제는 좀 한가해졌나요.

감사하게도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인지 아직도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네요(웃음). 촬영해야 할 광고가 몇 개 더 남아 있어요. 하루하루 즐겁긴 한데, 관심을 받으면 받을수록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돼요.

▼ 〈응팔〉에 이어 출연한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도 반응이 무척 좋던데, 시청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본 소감은 어떤가요. 

돌이켜보면 정말 꿈만 같아요. 〈응팔〉 덕분에 〈꽃청춘〉에 합류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제겐 큰 축복이고 영광입니다. 〈꽃청춘〉을 보고 있으면 여행 당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가슴이 벅찰 때가 많죠. 아프리카를 여행할 땐 잘 몰랐는데, 형들이 저를 배려하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TV로 보니까 그 자체로 감동이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꽃청춘〉을 방영하는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그동안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다고 들었어요.

여행할 기회가 없었어요. 2년 전 〈꽃청춘〉을 보면서 ‘나도 저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한 적이 있는데 꿈이 이뤄진 셈이에요. 가장 꽃다운 나이에 정말 좋아하는 형들과 여행을 떠나 행복했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일몰이요. 해 질 때 사막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광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사막은 컴퓨터 윈도 바탕화면에서 봤던 것과 정말 똑같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깜깜한 밤하늘에 박힌 별도 장관이었죠. 눈만 돌리면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동물들이 뛰어다니는데, 언제 그런 걸 보겠어요.


빅토리아 폭포 다음 목표는 이구아수 폭포

▼ 여행을 함께 간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등과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다음에 시간이 맞으면 세계 3대 폭포를 구경하러 가기로 약속했어요. 이번에 빅토리아 폭포를 봤으니 다음엔 브라질에 가서 이구아수 폭포를 볼 거예요.

▼ 〈응팔〉 촬영 중에도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렸나요.

촬영하는 동안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혼자 바둑 두고, 잠자는 장면이 많아서요. 외로웠어요. 형들과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어요. 그곳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고, 서로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어남택’과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의견이 방송 내내 팽팽히 맞섰는데 결과를 언제 알았나요.

사실 18회까지 도무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어요. 19회 대본을 받고 나서야 ‘내가 남편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좀 얼떨떨했어요. 정환이(류준열) 형이 남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남자가 봐도 멋있잖아요. 설렜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그랬어요(웃음). 여행 가서 느낀 건데, 리더십도 있고요.

▼ 극에서처럼 ‘한 여자를 두고 친구와 경쟁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면 저는 사랑을 택할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제 친구와 결혼한다고 하면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 오우, 생각하기도 싫은걸요(웃음).

▼ ‘바른생활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럽지 않나요.

사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미지에 얽매여 행동을 단속하진 않아요. 다만 ‘배우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착하고 바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해요.

▼ 일탈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한참을 고민한 후) 학창 시절 밤 12시에 집에 들어간 일이 있어요. 그게 제겐 일탈이라면 일탈이죠. 어렸을 때부터 한 번도 집에 늦게 들어간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포상 휴가로 갔던 푸껫에서 형들과 밤늦게까지 논 거? 그게 전부예요.

▼ 팬들과 서로 적금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최근 열린 팬 미팅에서는 화환도 거절하고 팬들에게 마음만 받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고요.

생각지도 않은 큰 관심을 보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저한테 선물할 돈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자신한테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저를 좋아해주는 팬이 대부분 부모님께 용돈 받거나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인데, 그걸 저한테 쓰는 것보다 부모님한테 쓰면 좋겠어요.

▼ 가족 이야기만 하면 운다면서요.

가족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해서 가족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조심스러워요. 늦둥이로 태어나 누나와 형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어요.


파산 아픔 딛고 다시 시작

최근 박보검은 아픈 가정사가 공개돼 마음고생을 했다. 집안 사정으로 지난해 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 2014년 12월 그는 개인 채무를 갚지 못해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 면책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해 3월 이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 이 채무는 박보검이 진 것이 아니다. 아버지가 2008년 사업을 하면서 연대보증으로 당시 미성년자인 아들을 내세워 박보검도 채무의 책임을 함께 지게 된 것이다. 파산 절차는 지난해 9월 모두 종료됐고, 당시 그는 한창 〈응팔〉을 찍고 있었다. 소속사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개인사라 정확한 사안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제 3학년(명지대)이 됐어요. 바빠도 휴학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뮤지컬공연전공이라서 배울 수 있을 때 많이 배워두려고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고창석 선배님과 뮤지컬을 꼭 함께 해보고 싶어요.

박보검은 같은 소속사 식구인 배우 송중기와 평소 의견을 자주 주고받는다. 송중기가 군대에 있을 때도 연기에 대한 고민 등을 그에게 풀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 박보검은 입에 술 한 모금도 대지 못하지만, 송중기와의 술자리나 식사 자리는 즐긴다.

▼ 연애에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인데 교제 중인 여자친구가 있나요.

없어요. 하나에 몰두하면 그거에 꽂혀서 주변을 잘 못 봐요. 연애를 하면 푹 빠지고, 그 사람한테만 집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얼마 전 장나라 누나와 사귄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는 연락을 더 못하겠더라고요. 첫 열애설이었는데 사실이 아니었어요(웃음). 데뷔하고 나서 연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 올해 목표는 뭔가요.

박보검이랑 연기해보고 싶다는 말을 꼭 듣고 싶어요.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그만한 찬사는 없을 것 같아요. 믿는다는 거잖아요. 제게도 그런 사람이 있어요. 여진구요. 그 친구는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연기도 잘하고 남자로서도 멋있어요. 제 이름이 보배 보(寶)에 칼 검(劍) 자를 쓰는데, ‘귀하게 쓰인다’는 뜻이에요. 열심히 하다 보면 이름처럼 귀하게 쓰일 때가 올 거라 믿어요. 

디자인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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