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통합사회·한국사 일타강사 이다지
한국사 일타강사로 잘 알려진 이다지는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통합사회 강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13년 EBS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그는 2017년 메가스터디로 이적해 사회탐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꼼꼼한 수업 준비로 유명하며 2019년에는 SKY 학생이 꼽은 성적 상승에 도움을 준 강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다지 강사는 “통합사회 교과서 내용은 매우 쉬운 편이지만 그 개념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자료로 제시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국어 영역 비문학을 해석하는 것 같은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통합사회 변별력 위해 고난도 가능성도
통합사회가 수능에 도입되면 크게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교육부에서 문항의 형식과 틀 자체는 유지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새로운 공부법이 요구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고등학교 사회는 중학교 사회처럼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는 게 중요해요. 개념을 배운 다음 그 개념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A라는 개념을 배우고 A가 맞냐, 아니냐를 묻는 게 중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과목이라면 통합사회에서는 A를 배우면 그래프나 지도, 줄글로 주어졌을 때 그걸 A로 해석해내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중학교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관련해 틀린 것은?’ 정도를 물어보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주어진 자료를 보고 이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라는 걸 짚어낼 수 있어야 하고요. 선지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와 나머지 사상가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개념뿐만 아니라 개념을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교육부는 쉬운 출제 방향을 예고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쉽게 출제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봐요. 교육부는 통합사회 내용 중 중학교 사회 과정 60%에 새로운 내용 40%가 추가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내용이 쉬운 것과 별개로 학생을 변별해야 하거든요. 특히 상대평가 기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결국 그중에서 등급을 나눠야 하고 1, 2등급 안에 들어가려면 상위 11% 안에 들어야 하니까요.
예시 문항을 어떻게 보셨나요.
우선 개별 과목에서 출제하는 방식과 과목을 융합해 출제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과목 융합형 문제를 학생들은 어렵게 느낄 겁니다. 가령 예시 문항 4에서는 주어진 자료에 비잔티움 제국이라는 세계사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선지에서는 세계지리, 사회문화 파트 내용 등을 주고 맞는지 틀리는지를 물어보죠.
예시 문항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바가 있을까요.
문항 개수와 배점이 중요한데 이건 내년 초에 교육부가 발표할 예정입니다. 조심스럽게 지금처럼 20문항이 나온다고 예상한다면 개별 학문에서 6∼7문항, 융합형으로 13∼14문항이 출제되지 않을까 예측합니다.
개념 공부와 문제 풀이 비중을 어느 정도로 두는 게 좋을까요.
개념을 빠르게 끝내고 문제를 많이 풀면서 적응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양질의 문항이 만들어지느냐, 그런 문제를 많이 풀어보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또 통합사회는 고1 내신 과정으로 배우고 고2에 공백 상태를 거쳤다가 다시 고3 겨울에 수능을 봐야 합니다. 고1 때는 개념을 탄탄히 하고 내신에 집중한 다음 고2 때 심화된 개념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보면서 대비하면 고3 때 수월하게 수능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내신 대비는 어떻게 하는 게 좋나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사회는 2명 이상의 선생님이 각자의 전공 영역을 중심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게는 4명이 팀티칭을 하기도 해요. 상대평가인 내신에서는 학생들 실력을 변별해야 하기에 고1 통합사회를 넘어선 수준의 문제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국 내신은 학교 선생님 수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생님이 말하는 어떤 행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식으로 수업을 듣는 게 첫 번째고요. 또 선생님이 자신의 전공에서 끌어다 가르치는 내용과 그 영역에서 출제되는 문항을 다양하게 풀어보는 게 좋습니다.
통합사회도 예습이 필요한가요.
중학교 사회 과목을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예시 문항 중에 강수량 그래프를 비교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이건 중학교 때 배운 내용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걸 못 푸는 학생이 많아요. 또 감안해야 할 점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첫 중간고사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학교에 적응하다 보면 바로 중간고사를 봐야 하죠. 그러니 1학기까진 아니더라도 중간고사 범위 정도는 한번 봐두면 좋겠죠. 국영수가 탄탄해서 여유가 있다면 1학기에 배우는 통합사회를 훑어봐도 좋고요.
통합사회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파트는 뭔가요.
크게 3가지입니다. 우선 경제, 그중에서도 국제 무역과 관련해 비교 우위를 계산하는 파트가 까다롭습니다. 지리는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지도 해석 자체를 못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건 익숙해지면 금방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인데요. 청소년 노동법과 노동권 관련 내용을 학생들이 어려워합니다. 해당 내용은 개념부터 제대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그림 파악하고 디테일로 들어가라
이다지 강사는 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역사 교양 유튜브 채널 ‘이다지do’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2017학년도에 한국사가 절대평가로 바뀐 이후에는 학생들이 정말 어려워할 만한 문제는 잘 출제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해도 되는 과목은 아니죠. 2주에서 한 달간 개념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됩니다.
공부할 때 포인트가 있다면요.
한국사를 비롯한 모든 역사 과목에 해당하는 이야기인데요. 첫 번째는 스토리입니다. 재밌게 봤던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설명하기는 쉽잖아요. 등장인물이 무슨 이야기를 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따로 외우지 않아도 말을 할 수 있는 게 스토리의 힘입니다. 인과관계를 생각해 스토리 중심으로 기억하는 게 한국사 공부의 첫걸음입니다. 그럴 때 자신이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생각해보고 역사 속 인물에 대해 상상도 해보고 스토리를 짜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두 번째는 뭔가요.
큰 그림을 보는 거예요. 보통 학생들이 역사는 외울 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이유가 범위는 방대한데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지금 내가 공부하는 게 뭔지 모를 수밖에 없어요. 우선은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일제강점기, 현대사까지 흐름을 정리해보고요. 조선시대라고 하면 초창기 15세기까지 체제를 정비했던 시기, 사화가 발생했던 시기, 왜란과 호란을 기점으로 붕당이 발생하고 탕평, 세도 정치까지 이어지는 시대별로 구분을 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세세한 디테일을 외우는 것이 쉬워지죠. 가령 법전인 경국대전 편찬 시기는 체제 정비 시기인 조선시대 초일 수밖에 없죠.
학생들은 근현대사 파트를 좀 더 까다롭게 여기기도 합니다.
그건 출제 분량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20문제 중 14문제가 출제되죠. 그래서 정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근현대사 위주로 학습하라고 조언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근현대사가 오히려 쉽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스토리 흐름대로 진행되거든요. 사건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훨씬 암기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복병은 내신입니다. 그래서 중3 겨울방학 때는 대개 통합사회 강의를 더 많이 듣지만 막상 학기가 시작하면 한국사 내신 강의를 듣는 학생이 늘어납니다.
왜 그런가요.
한국사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봐서 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거죠. 우선 개념의 양 자체가 방대합니다. 또 학교에 따라 변별을 위해 엄청 디테일하게 문제를 내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내신 강의에서는 여러 학교의 기출 문제를 분석해서 높은 난도까지 출제될 수 있다고 알려주죠. 중3 학생들은 고1 1학기에 해당하는 범위의 내용을 중학교 수준에서 복습하는 게 좋습니다.
실패하는 시간 두려워하지 말길
쉬워진 한국사 수능을 긍정적으로 보시나요.전공자 입장에서는 “가끔은 이게 문제야” 싶은 것도 있어요. 가령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도 나오거든요. 하지만 절대평가와 한국사 필수 도입의 취지 자체가 한국인이 알아야 할 일반적인 상식을 획득하는 거잖아요. “한국사가 힐링 과목이고, 수능에서 제일 잘 봤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뿌듯합니다.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은가요.
개념의 양이 많아서 학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과목이죠. 공부하는 시간에서 손해를 볼 것 같다는 건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념의 양이 많으면 문제는 정직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고 적용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적은 편이에요. 저는 항상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개념이 전부라고 말해줍니다.
역사 교양을 다룬 유튜브 채널을 별도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사실 짹짹이(학생을 부르는 이름)들이 밥 먹을 때 볼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밥 먹을 때까지 강의를 듣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재미도 있으면서 배경지식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미 대학에 간 제자들과 연결되는 창구이기도 하고요.
SKY 학생들이 뽑은 가장 도움 되는 강사 1위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비결이 있나요.
평소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수업 준비를 합니다. 그 기준으로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하죠. 그래서 많은 학생이 쉽게 들을 수 있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타고난 강사는 아니에요. 모든 강의에 스크립트가 있죠. 말을 주저하는 걸 너무 싫어하고 1부터 100까지 연결되는 내용에서 쓸모없는 문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해요. 그런 점을 학생들이 좋게 봐준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수능이 끝나면 좋아하는 걸 탐색하는 기간을 충분히 가지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대학 졸업 후 증권사도 다녔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그때는 유능한 직원이나 선생님은 아니었거든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좋아했지만 학부모 상담이나 학급 운영에는 미숙했고요. 그러다가 강의를 시작한 때가 서른세 살이었어요. 가르친 제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20대 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더라고요. 저는 두루 경험을 해보고 그 시기를 오래 갖는 것이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에 무턱대고 도전하라는 말은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탐색하고 실패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요.
저는 꿈을 이룬 것 같아요. 지금도 강의를 굉장히 즐겁게 하고 있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어서 행복해요. 더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은퇴 후에 더 마음껏 먹는 것 정도입니다(웃음).
#이다지 #통합사회 #한국사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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