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청담르엘'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다가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시공사가 확정된 정비구역은 분양을 최대한 늦추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방배 6구역(래미안 원페를라)은 원래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하반기로 넘어간 상태다. 신반포 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 일정을 늦추다 결국 후분양이 된 사례. 후분양은 보통 공사가 60~80% 진행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원펜타스는 이미 조합원 입주까지 마친 상태에서 7월 후분양할 예정이다. 이 외에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호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레벤투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도 후분양할 예정이다. 후분양은 아파트 실물을 확인한 뒤 청약할 수 있고, 부실 공사와 시공사 부도 등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분양자가 떠안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선분양에 비해 분양가가 높고 자금 마련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현금 부자’들에게 유리하다.
조합의 공사비 부담 능력이 재건축 성공의 중요한 요소

7월 후분양하는 래미안 원펜타스(왼쪽)와 올 하반기 분양이 예상되는 방배 6구역 래미안 원페를라 공사 현장.
지역에 따라선 추가분담금이 집값과 비슷한 단지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는 전용면적 31㎡ 단일 평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재건축 시 84㎡를 받으려면 현재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맞먹는 5억~7억 원가량의 분담금이 예상된다. 이 아파트 보유자는 현재 집값만큼을 재건축 추가분담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부동산 급등기에 수많은 ‘영끌족’을 양산했던 서울 외곽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최근 상승장에서 가격 회복이 더딘 것은 이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 보유 메리트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투자 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에서 사업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입지와 용적률, 대지 지분, 단지 규모 등이다. 용적률이 낮고 대지 지분이 클수록 더 넓은 평수를 받거나,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추가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이 또 하나 중요한 점으로 꼽는 것이 조합(소유자)의 공사비 부담 능력이다. 투미부동산컨설팅 김제경 소장은 “국민 평형 기준 추가분담금 5억 원이 현실화됐다. 재건축 투자 시에는 현재 가격에서 5억 원을 더했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사업지를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래 부촌이 아닌 아파트, 소형 평수가 많고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소유주들의 실거주가 많은 곳은 추가분담금 여력이 없는 사례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추가분담금으로 3억, 5억 등의 금액이 제시됐을 때 ‘저 돈을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얼마냐’, 또는 ‘분담금 마련을 위한 대출과 이자가 부담된다’고 생각하는 조합원이 많은 단지는 정비사업 추진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노후 아파트라도 재건축이 무한대로 미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은형 연구위원은 “정책을 다루는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규제 완화가 가격 급등으로 직결되지 않는 시기에,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제경 소장도 “재건축 사업성이 없는 단지는 슬럼화될 수 있다. 지금처럼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있을 때 정부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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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뉴스1 뉴시스
사진제공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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