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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pet hospital

반려견도 땀샘 있어…목욕 자주 시켜야

류경문 스킨앤이어동물병원 원장 인터뷰

오홍석 기자

2022. 11. 19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 반려견 피부병. 자칫하면 만성으로 이어지지만 치료는 어려워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반려견 피부와 귀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류경문 스킨앤이어동물병원 원장을 만나 피부병 예방법과 함께 잘못 알려진 통념에 대해 알아봤다.

‘선택’과 ‘집중’은 류경문 스킨앤이어동물병원 원장을 설명하기에 매우 적절한 단어다. 류 원장은 2010년 스킨앤이어동물병원을 개원했다. 진료 과목이 특화된 동물 병원이 드물던 시절, 주변의 만류에도 류 원장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밀어붙였다. 당시 스킨앤이어동물병원은 국내 최초의 피부과 전문 동물 병원이었다. 이제는 원활한 진료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해야 할 정도로 환자들이 많이 찾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피부과 전문 동물 병원으로 거듭났다.

스킨앤이어동물병원은 한 환자당 초진은 30분, 재진은 15분으로 시간제한을 두고 있다. 정해진 시간은 한 환자에게 집중하되, 최대한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양이 진료는 5년 전 그만뒀다. 고양이는 조용해야 진료를 할 수 있는데 병원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환경 조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환자가 많아 초진의 경우 2~3개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근래 류 원장의 고민은 몰려드는 환자로 인해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방법이다. 류 원장을 위해서도 환자들을 위해서도 병원 규모를 키울 법하다. 그런데도 확장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류 원장은 “병원을 확장하게 되면 경영에 신경 써야 하는데, 환자에 집중하고 싶다”며 “당분간은 지금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그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피부과 관련 일문일답이다.


목욕이 필요하면 매일 할 수도, 보습이 중요

사람은 피부과와 이비인후과를 나눠 진료를 합니다. 두 과목을 같이 진료하는 이유는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귀는 해부학적으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피부에 더 가깝습니다. 개의 경우 외이(귀 바퀴부터 고막)에 털도 나고, 분비물도 나옵니다. 그렇다 보니 염증 등의 진행 패턴이 귀와 피부에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많은 환자가 피부와 귀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질환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나요.

감염과 알레르기,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두 질환은 개별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개는 사람보다 피부 감염에 의한 질병 발생률이 높은 편입니다.

사람과 달리 개들의 감염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피부가 생각보다 굉장히 튼튼합니다(웃음). 그래서 감염이 잘 일어나지 않죠. 사람은 피부가 두꺼운 반면 개들은 얇고 약합니다. 약한 피부에 노폐물이 쌓이다 보면 감염 질환으로 이어지는 거죠. 그래서 반려견 목욕을 자주, 잘 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잦은 목욕은 오히려 피부병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지 않나요.

그렇게 많이들 알려져 있는데, 개도 사람처럼 목욕을 자주 시켜줘야 합니다. 개들도 땀을 흘리고 노폐물이 쌓이면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사람도 현대사회에 들어서야 자주 목욕하는 문화가 생겨났는데,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 이전에는 피부병에 많이 걸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개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죠.

개가 땀을 흘린다는 말씀도 새롭네요.

일반적으로 ‘개들은 땀샘이 없어 더위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개들이 더위에 약한 건 사실입니다. 사람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크린샘이라는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합니다. 사람의 땀은 주로 수분이고 아주 약간의 염분이 들어 있죠. 사람을 제외한 대다수 동물의 땀샘은 아포크린샘입니다.

생각해보니 사람처럼 땀을 흘리는 동물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맞습니다. 땀샘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강아지들에겐 에크린샘이 아닌 아포크린샘이 많이 있습니다. 이 샘은 유분성 노폐물을 배출합니다. 사람도 아포크린샘이 있는데 주로 겨드랑이나 유선, 생식기 부분에 자리하고 씻지 않으면 땀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죠. 정리하자면, 개들도 땀을 흘리고 목욕을 하지 않으면 노폐물이 쌓여 질병으로 발전한다는 겁니다.

얼마나 자주 목욕시키길 권장하나요.

저희 병원은 여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는 매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목욕을 하면 원래 있어야 하는 유분도 씻겨 내려갑니다. 그래서 보호자분들께 목욕 후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로션을 바르는데, 털이 있는 반려견은 어떻게 수분을 보존해야 할까요.

보통 보습이 되는 샴푸를 추천합니다. 털에 바르는 에센스 같은 제품도 나와 있습니다. 앰풀 형태로 된 제품도 시중에 있더군요.

피부병에 취약한 견종, 특별히 더 주의해야

알레르기도 궁금한데요. 개들은 주로 어떤 알레르기를 갖고 있나요.

알레르기는 식품에 의한 것과 환경에 의한 것으로 나뉩니다. 환경에 의한 알레르기는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가 원인입니다. 식품에 의한 경우 정확한 수치는 아직 학계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10%라는 전문가도 있고 50%라는 전문가도 있어 평균적으로 30% 정도라고 보고 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음식 알레르기의 빈도가 30%보다는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들은 반려견이 뭘 먹는지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개의 피부병도 유전적인 요소가 강한가요.

모든 질병에 유전적인 요소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람도 병에 허약한 ‘체질’이 있지 않습니까. 개들에겐 ‘품종’이 사람의 체질과 비슷하더군요. 저희 병원을 찾는 품종도 소수에 집중돼 있습니다. 주로 시추, 코커스패니얼, 비숑프리제, 프렌치 불도그입니다. 이런 견종들은 개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피부병에 잘 걸리고 진행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귀 청소도 목욕만큼 자주 해야 할까요.

귀 청소도 품종마다 편차가 있는 편입니다. 귀에 털이 나는지 여부, 귀지 분비가 많은 품종인지에 따라 빈도가 달라집니다. 콕 집어 일주일에 몇 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너무 자주 하면 좋지 않습니다.

산책을 자주 시키는 보호자는 진드기가 항상 걱정입니다. 특별한 예방법이 있을까요.

시중에 진드기 기피제가 나와 있긴 한데, 기피제는 의약품이 아닙니다. 진드기가 보통 여러 번 무는데, 기피제가 그 횟수를 줄여주긴 하지만 완전한 예방은 어렵습니다. 잦은 목욕과 함께 주기적인 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발바닥 패드는 어떻게 관리하면 되나요.

산책을 많이 하지 않다가 갑자기 과도한 운동을 한다든지, 아스팔트나 자갈밭 같은 곳에서 산책을 하면 탈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발바닥은 다치기 쉬운 부위이니 평소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개가 패드로 걷는 건 사람이 맨발로 걷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킨앤이어동물병원 #류경문원장 #강아지피부병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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