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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말한 ‘미키 리’, 이미경 CJ 부회장은 누구?

문영훈 기자

입력 2022.05.30 17:07:09

5월 28일(현지 시간) 칸 영화제에서 이미경 CJ 부회장과 박찬욱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Brut 캡처]

5월 28일(현지 시간) 칸 영화제에서 이미경 CJ 부회장과 박찬욱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Brut 캡처]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와 미키 리(Miky Lee) 그리고 우리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5월 28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수상 소감이다. 여기서 ‘미키 리’는 이미경(64) CJ 부회장의 영어 이름. 이 부회장은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에 이어 올해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에도 ‘제작 총괄(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렸다.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은 송강호 배우 역시 수상소감에서 “이유진 대표님(영화사 집 대표), 그리고 CJ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 영화계의 ‘큰 손’으로 불린다. CJ는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제작사 드림웍스(DreakWorks)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문화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 이 부회장이 출장길에 올라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CJ ENM의 전신인 ‘멀티미디어사업부’를 맡아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 ‘CGV 강변’을 개관하는 등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규모뿐 아니라 질적 성장에도 이 부회장의 선택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계에 새롭게 등장한 감독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 부었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가 흥행에 실패한 뒤 절치부심하던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 ‘살인의 추억’(2003)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이 부회장의 투자 결정 덕분이다.

‘미키 리’에 대한 상반된 평가

3월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이미경 CJ 부회장을 ‘올해의 국제 미디어 여성’으로 꼽았다. [버라이어티]

3월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이미경 CJ 부회장을 ‘올해의 국제 미디어 여성’으로 꼽았다. [버라이어티]

“나는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았을 때 투자·배급사 대표인 이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수상 소감을 하며 밝힌 내용이다. CJ ENM은 봉 감독의 첫 해외 진출작 ‘설국열차’에 4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 이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각각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올드보이’(2003) ‘박쥐’(2009년) 역시 이 부회장이 이끄는 CJ ENM이 투자·배급을 맡았다.

영화계에서는 그를 향한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이 부회장이 영화에 지속적인 애정을 기울이며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이바지했지만, 동시에 한 회사가 제작·투자·배급을 모두 맡는 수직계열화는 신인 감독의 등용문을 좁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CJ가 최근 한국영화가 거둔 성과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대로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한 배려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미디어도 최근 칸 영화제 수상작 엔딩 크레딧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이 부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3월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이 부회장을 ‘올해의 국제 미디어 여성(International Media Woman of Year)’으로 꼽으며 표지 모델로 발탁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기본적인 철학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돕고, 재능을 가진 이들을 육성하고, 제작자들을 지원하려고 한다.”


사진출처 버라이어티 유튜브채널Brut



여성동아 2022년 6월 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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