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뤼 홈의 마스코트, 봄동이.
안준한·조미리 부부는 결혼 8년 차다. 화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식물, 베란다 자리에 마련한 평상, 각종 빈티지 소품과 가구가 한데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을 자아내는 107㎡(32평) 공간이 이들 부부의 보금자리.
“친정 부모님께서 오랫동안 화원을 운영하고 계세요. 그래서 그런지 식물이 많은 집이 좋더라고요. 식물 키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저희 부부가 지은 집 애칭이 ‘에크뤼(ecru) 홈’이에요. 에크뤼는 프랑스어로 ‘표백하지 않은’이라는 의미인데, 인위적인 것을 싫어하고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저희 부부 취향을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집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인테리어 콘셉트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내추럴’이에요. 정형화되지 않은 식물, 수십 년간 쓴 것 같은 빈티지 아이템,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우드 컬러 마감재 등이 무엇 하나 튀지 않게 어우러져 있죠.”
평상이 있는 아파트 거실
평상이 인상적인 거실. 빈티지 감성의 가구와 소품들, 그리고 다양한 스타일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내추럴한 분위기를 낸다.
“공간 크기를 볼 때 베란다로 쓰기엔 부족했어요. 거실로 확장한다 해도 돌출된 작은 공간이라 활용도가 떨어질 것 같았고요. 제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커뮤니티인 ‘오하우스’ 멤버거든요. 오하우스 멤버가 되면 예쁜 집을 직접 가서 볼 기회가 종종 있는데, 언젠가 봤던 어느 집의 평상이 떠올랐어요. 거기서 베란다 활용 아이디어를 얻었죠.”
열리지 않는 고정 창문엔 나무 덧창을 씌워 인테리어 효과를 더했다(왼쪽). 중문은 여닫을 때 버려지는 공간이 없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집 안을 채우는 우드 마감재는 모두 월넛색으로 선택해 통일감 있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빈티지 매력으로 가득한
욕실과 침실
수전은 모두 벽에 매립해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왼쪽). 따로 선반을 설치하지 않고 벽돌을 쌓는 과정에서 생긴 공간을 선반으로 활용했다. 욕실 전체에 통일성을 준 것은 물론 활용도 역시 높다.
안준한·조미리 부부의 욕실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볼 곳은 욕실마다 설치된 조적 파티션과 매립 수전이다. 조적 파티션은 욕실 벽에 시공된 타일을 동일하게 사용하되 장소에 따라 너비와 높이를 달리해 쓰임새를 살렸다. 또한 모든 수전은 벽에 매립해 활용도는 물론이고 디자인적으로도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
한쪽 벽면 가득 우드 패널을 세워 빈티지 무드의 침실을 만들어냈다.
아기자기한
주방과 작업실
“저희 부부 모두 손님을 초대해서 함께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 친구들 방문이 잦은데, 그들이 거실에 있을 때 등을 보인 채 음식을 준비하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처럼 주방에 있는 사람이 거실에 있는 사람과 편하게 이야기 나누며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아일랜드 조리대를 마련했죠. 조리대에 인덕션까지 설치해 음식을 준비하는 내내 친구들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조리대를 기준으로 거실과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라는 느낌도 좋고요.”안준한·조미리 부부는 주방의 개방감을 더하고자 상부 장을 과감히 없앴다. 그런데도 주방이 늘 깔끔한 이유는 아일랜드 조리대 내부, 하부 장 등에 알뜰하게 수납공간을 만들었기 때문. 여기에 내벽 등 활용할 수 있는 벽면에 장을 짜 넣어 수납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 집에서 또 하나 눈이 가는 곳은 주로 조미리 씨가 사용하는 작업실 겸 취미실이다. 그는 사진 찍는 것을 즐기고 아기자기한 빈티지 아이템 수집을 좋아하며, 재봉 취미도 갖고 있다.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수집한 많은 빈티지 아이템과 식물이 어우러진 데다 개방감을 주고자 문까지 없애서인지 이곳은 어느 집에나 있는 평범한 방이 아닌,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나 전시장 또는 작가의 아틀리에 같은 느낌을 낸다.
하루 종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쬔다는 안준한·조미리 부부의 공간은 느긋하게 잠을 청하는 고양이를 바라보듯 따뜻하고 편안했다. 집 안 곳곳에서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식물들처럼 이들 부부의 생활도 늘 싱그럽고 편안하길 바란다.
#아파트인테리어 #플랜테리어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BK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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