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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유방암 공부, 이 책으로 끝내세요!"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이사장

글 오홍석 기자

입력 2022.05.08 10:30:01

국내 유방암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이사장이 최근 자신의 저서 ‘유방암 명의의 유방암 희망 프로젝트’의 개정 증보판을 출간했다.
김 이사장은 “이 책 하나면 유방암에 필요한 지식은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흔한 암은 유방암이다. 2019년 기준 연간 환자 규모는 약 2만4000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이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방암 치료의 최고 권위자로, 최근 ‘유방암 명의의 유방암 희망 프로젝트’ 개정 증보판을 내놓았다.

김 이사장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과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그는 “환자들은 궁금한 점이 너무 많은데, 현실적으로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늘 아쉬웠다”며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이 인터넷에서 접한 잘못된 정보에 믿음을 갖고 찾아오는 걸 보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김 이사장이 이 책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쉬운 글쓰기였다. 그는 “최대한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며 “책을 쓸 때 전문 서적을 참고하기보다는 머릿속에 정리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 증보판에는 각 챕터마다 김 이사장의 유튜브 강의와 연계되는 QR코드를 배치해 환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더욱 높였다. 아래는 그와 나눈 유방암 관련 일문일답.

생활양식 변화에 따른 유방암 증가

동료 의사들로부터 유방암 명의로 손꼽히십니다. 유방암 연구를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레지던트 2학년이던 1997년도에 평생 연구할 전공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유방암을 선택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과에서 유방암은 드문 질환 중에 하나였어요. 위암, 간암 환자가 많았죠. 하지만 제 눈에는 유방암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질병이었어요. 전공할 질병인데 사라지면 할 일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두 번째 이유는 가업을 이어받아 대림성모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날 텐데 경쟁력이 있을 분야가 뭔지 생각해봤어요. 개인병원에서 대학병원처럼 간이식 같은 큰 수술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유방 수술은 중증도가 심한 질환도 아니고 합병증이 적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유방암에만 집중하면 개인병원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사장님이 레지던트 시절 예상한 것처럼 유방암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유방암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는 여성호르몬입니다.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올라가죠. 최근 여성들의 초경이 빨라져 생리하는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졌습니다. 요즘은 좀처럼 임신도 하지 않고 모유 수유도 하지 않으니 생리를 안 하는 기간은 짧아졌죠. 또 과도한 지방 섭취, 잦은 음주도 여성호르몬 수치를 높입니다. 유방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이 세 가지 변화에 따른 수순인 거죠.

유방암이 기타 암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환자 비율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예우가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합니다. 5년 이상 생존율로 따지면 92%로 갑상선암 다음입니다. 또 5대암 중 유일하게 자가 진단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1차 예방은 발병을 방지하는 것이고 2차 예방은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겁니다. 1차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유방암에도 해당합니다. 기본적으로 지방 섭취를 줄이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죠. 최근 유행하는 ‘저탄고지(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 위주로 섭취하는 식단)’ 다이어트도 유방암 발병률을 높입니다. 2차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자기 가슴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 절제술을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절제술이 필요한가요.

안젤리나 졸리는 엄마, 이모, 외할머니가 모두 유방암 또는 난소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유전자 검사를 했을 때도 이상이 있는 걸로 나왔죠. 굉장히 고위험군인 특이 케이스죠. 본인이 유방암에 대한 공포가 컸고 아이들이 어려서 오래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해 유방 절제술을 했습니다. 졸리와 같은 사례는 전체 인구의 0.1%도 안 되는 비율입니다. 유방 절제는 유방암 예방 방법이긴 하지만 무조건 권하지는 않습니다. 개개인의 케이스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가 오랜 상담을 거친 끝에 결정을 내리는 편입니다.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대체로 유방암 검진은 몇 살부터 얼마나 자주 받길 권유하시나요.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부터 자가 검진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40세부터 건강검진을 시작해서 1년, 또는 2년마다 유방 촬영을 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자가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가슴에 만져지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가운데 3개 손가락을 이용해 유방과 겨드랑이를 만져보고 쇄골 위쪽부터 림프절까지 훑으면서 이질감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또 육안으로 봤을 때 가슴에 대칭이 크게 깨져 있다거나, 피부에 변화가 감지되거나, 유두에서 피가 나오면 반드시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유전적인 요소도 영향을 크게 끼치나요.

유전적인 영향으로 인한 유방암 발병은 전체 케이스 중 3% 정도에 불과합니다. 모든 사람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검사를 받거나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유방암 치료는 예우가 좋다고 하셨는데, 수술을 하고 나면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단기간에 가능한가요.

유방암 수술 같은 경우 부분 절제 수술을 해서 유방을 보존하면 다음 날이면 멀쩡해집니다. 완전 절제하고 재건해도 2주일이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일상복귀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환자의 심리 상태입니다. 환자분들이 암에 걸리면 요양원에 가고 사회와 격리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암 수술하셨으면 더 이상 암 환자 아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 무조건 복귀하시고, 다니던 직장 절대로 그만두지 마시고, 하고 계신 사업 절대로 접지 마시고, 절대로 자식들에게 재산 증여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웃음).


가족, 무엇을 해주려 하기보단 묵묵히 옆에 있어줘라

환자들끼리의 연대, 가족의 지지 등 심리적 치료 부분도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유방암은 치료 예우가 좋아 생존 환자가 많다 보니 환우회가 굉장히 잘돼 있는 편입니다. 항암 치료를 두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럴 때 먼저 치료를 해본 분들의 한마디에 환자들이 힘을 많이 얻더군요. 더불어 암 치료 환자 가족을 여러 번 만나봤는데요. 밤낮으로 네이버나 유튜브를 보고 공부하시는 분들, 좋은 걸 먹이겠다며 녹용이나 산삼을 찾아다니는 분들, 직장도 그만두고 환자와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아요. 다 나름대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겠지만 저는 조용히 환자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흔히 알려진 유방암에 대한 잘못된 속설 하나만 바로잡아주신다면.

가슴 크기에 따라 발병률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가슴이 크면 유방암에 잘 걸리고 작으면 안 걸릴 것이라고요. 유방암과 가슴 크기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아요. 가슴이 작아 유방암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방심하면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분들에게 이 책을 특히 권하고 싶으신가요.

유방암 환자분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습니다. 암에 걸리고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강박적으로 공부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환자분들이 알아야 할 정보는 이 책에 담긴 내용으로 충분합니다. 또 읽고 나서 자녀와 공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유방암에 걸렸으면 자녀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니까요.

#유방암명의의유방암희망프로젝트 #김성원대림성모병원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여성동아 2022년 5월 7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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