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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story

막장 · 불륜 넘어선 반전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설계자 박종은 채널A CP

글 두경아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1.20 10:30:01

단순한 불륜 스토리, 권선징악 결말이 아니다. 채널A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은 인간 욕망이 빚어낸 참극을 격이 다른 스토리로 완성해 종영 후 더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박종은 채널A CP가 들려준 비하인드 스토리.
채널A가 드라마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10주년 특별기획 ‘쇼윈도:여왕의 집’(이하 ‘쇼윈도’) 덕분이다. 1월 18일 종영한 ‘쇼윈도’는 2020년 방영된 ‘거짓말의 거짓말’(최고 시청률 8.2%) 이후 또 한 번 작품성과 화제성, 시청률까지 모두 잡은 채널A표 명품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29일 첫 방송 당시 시청률은 2%대였다. 이후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이어지며 시청률이 치솟아 14회에 8.4%를 기록했고, 마지막 회는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10.335%를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방영 내내 욕망에 집착하는 인간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며, 단 한순간도 눈 뗄 틈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윈도’의 주인공은 다정다감한 남편과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딸, ‘엄마 바보’ 아들을 둔 ‘선주’(송윤아). 모두가 부러워하는 이 여성을 중심으로 사랑·불륜·배신·부조리 등의 온갖 이야기가 폭풍우처럼 펼쳐졌다. 세계적인 패션그룹의 장녀이자, 화려한 타운하우스의 여왕인 선주에게 세상의 고난이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선주의 삶은 남편의 기만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극대화한 건 송윤아, 이성재, 전소민, 황찬성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 송윤아, 이성재가 나무랄 데 없는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예능 천재’ 전소민과 2PM 황찬성의 연기 변신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여배우들의 심경 및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화려한 패션과 영화 같은 배경도 이 드라마를 ‘명작’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제 드라마는 끝났고, 감동과 여운을 되새길 시간. ‘쇼윈도’ 종영을 기념해 박종은 채널A CP를 만나 궁금한 뒷얘기를 들었다. (*이 인터뷰에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릴러, 멜로 아우르는 ‘복합장르’ 추구

2020년 채널A에서 선보인 ‘거짓말의 거짓말’에 이어 또 하나의 대박 드라마를 만드셨네요.

정말 큰 보람이 느껴집니다. ‘거짓말의 거짓말’과 ‘쇼윈도’뿐 아니라 지금 기획 단계에 있는 드라마까지, 저는 매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할까에 대해 깊이 고민해요. 시청자들이 바라는 바를 좀 더 작품에 반영하려고 애쓰고요. 좋은 결과를 얻고 나니 시청자들이 우리 제작진의 노력을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감사하고 기쁩니다. ‘거짓말의 거짓말’을 기획할 때는 ‘시청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더 좋아할까’에 중점을 뒀어요. ‘쇼윈도’ 때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더 궁금해할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죠.

이 작품이 채널A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힘이라고 봐요. 그것을 단순 치정극으로 풀지 않고 스릴러, 멜로 등의 복합장르로 끌고 간 것이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비친 것 같습니다. 또 드라마 전개에 속도감이 있었어요. 일반 드라마의 1.5배 속도를 지향했죠. 스토리를 개연성 있게 이끌어나가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요. 이러한 설계 위에서 배우들이 감정 라인을 잘 살리며 연기해주신 게 큰 사랑을 받은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기획하면서 이 정도 인기를 얻을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대중성 있는 장르니까 기대감은 좀 있었어요. 대본이 좋았고, 촬영감독을 포함한 스태프 사이 합도 잘 맞았거든요. 그래도 ‘잘될 것’이라는 자만심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작품을 마무리할 때까지 모든 스태프가 정말 제 역할을 잘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주된 소재가 불륜과 기업 경영권 분쟁이었어요.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가 과거에도 많이 제작됐는데, 차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먼저 ‘쇼윈도’라는 세계관을 만들었죠. 쇼윈도 세계관 안에 있는 인물 각각의 결핍과 감정 변화 등을 잘 보여주면 이야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두 여자 주인공이 합심해 명섭(이성재)을 죽이면서 펼쳐지는 마지막 회 내용은 정말 파격적이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결말이죠. 선주는 아이가 있잖아요. 명섭이 사회적으로 처벌을 받게 만드는 건 선주가 바라는 완벽한 복수일 수 없어요. 그래서 ‘미라(전소민분)가 선주를 죽이려 하는 걸 막다 명섭이 죽었다’라는 시나리오를 짜죠. 명섭이 선주를 지키려다 희생됐다고 하면 아이들한테도 괜찮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요. 명섭의 장례식에서 선주가 ‘그는 좋은 남편이었으며, 좋은 아빠였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읽잖아요. 그렇게 명섭의 악행을 다 묻어준 겁니다.

결국은 권선징악이라 할 수 있지만 내용이 뻔하지 않아 신선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시청자 중에는 이 결말을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계실 거예요. 불륜녀와 남편을 둘 다 처단하거나 적어도 ‘비렁뱅이’로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분도 계실 거고요. 그러나 우리 드라마가 추구한 건 타이틀 그대로 ‘쇼윈도’거든요. 그에 걸맞은 선주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선주가 명섭의 악행을 계속 참아온 건 가정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서잖아요. 그런 감정선을 이해한다면 결말 또한 조금이라도 납득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윤아·이성재·전소민… 명품 배우들의 환상 하모니

채널A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채널A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쇼윈도’는 명품 연기자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이는 드라마였습니다. 캐스팅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보통 드라마 캐스팅은 주인공부터 순서대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이 작품에 누가 가장 잘 맞을까’만 생각했습니다. 화제성이 큰 배우보다 캐릭터와 잘 맞는 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죠. 드라마는 다 같이 만드는 것이기에, 구성원 간 시너지 효과가 중요해요. 특히 우리는 배우 사이 감정선이 중요한 작품이라 캐스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전소민 배우 캐스팅이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맡았는데 놀라울 만큼 잘 어울리더군요.

‘미라’ 캐릭터는 기존 전소민 씨 이미지와 확실히 다르죠. 하지만 저는 전소민 씨 안에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것이 미라와 잘 맞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미라가 뻔한 불륜녀였다면 송윤아 씨보다 훨씬 젊고 외모만 돋보이는 배우를 캐스팅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우리가 전소민 씨를 캐스팅한 건, 미라가 가진 사랑의 깊이를 내면에서 끄집어내 표현해주기에 적합한 배우라고 봤기 때문이죠. 미라의 서사는 일반적인 불륜녀의 그것과 다르잖아요. 자기만의 사연이 있고, 아픔과 결핍도 매우 커요. 미라는 명섭의 명예나 돈을 이용해 이득을 보려 하지도 않죠. 그런 부분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전소민 씨였어요. 지금까지 그런 연기를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내재돼 있는 어떤 것을 폭발적으로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고, 정말 잘해줬습니다.

송윤아 배우 역시 명품 연기를 선보였어요.

송윤아 씨는 다른 사람이 절대 흉내 내지 못할 분위기를 갖고 있어요. ‘쇼윈도’라는 우리 드라마 타이틀에 딱 맞게, 정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은 우아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줬죠. 또 선주라는 인물이 고난에 처했을 때, 화가 날 때, 슬픔에 빠졌을 때, 사랑받고 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해줬습니다. 선주가 한없이 무너질 때는 외모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열연을 펼쳤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성재 배우 또한 진짜 명섭이 된 것처럼 배역에 깊이 녹아든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이성재 씨가 명섭을 연기한 덕에 감정의 개연성이 잘 살아났다고 봅니다. 명섭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연기로 다 보여줬어요. 명섭은 선주의 그늘에 있지만 자기가 성공하려는 야망이 크잖아요. 약간의 열등감 등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고요. 아내가 자기 문제를 적절히 해결해줄 때마다 그는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그런 디테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 묘사를 연기로 다 표현해냈습니다. 또 두 여자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과 상황들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일정하게 자기 역할을 보여줬어요. 이성재 씨가 자기 길을 흔들림 없이 가준 덕분에 우리 작품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개연성이죠.

송윤아·전소민 배우는 매회 의상·헤어·메이크업 등이 화제가 될 만큼 무척 아름답고 우아하기도 했죠.

송윤아 씨는 정말 작정을 하신 것 같아요. 대본이 8회까지 나온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때 벌써 8회까지 입을 옷을 다 세팅해놓고 상의를 하시더라고요. 우리 드라마는 진행 속도가 빨라서 다른 작품에 비해 배우들이 옷을 정말 많이 갈아입었어요. 그런데 매번 다 다른 옷을, 분위기에는 딱 맞게 입으셨어요. 또 드라마 제목에 ‘여왕’이 들어가잖아요. 그 부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의상으로 표현해주셨습니다. 송윤아 씨 의상이 우리 작품 미장센에 큰 몫을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전소민 씨도 극의 흐름에 맞게 의상과 메이크업을 연출해준 점이 정말 고마워요. 드라마 초반에는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중간에 정원(황찬성)과 연애할 때는 순수한 여성으로 보이게 스스로를 꾸몄죠. 명섭과 재회해 ‘퀸즈 클럽’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마치 선주처럼 보이도록 의상과 메이크업을 세팅했어요. 그런 모습이 캐릭터에 개연성을 더해줬죠.


통쾌하면서도 공허했던 마지막 회의 여운

채널A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채널A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돌아보면 매 순간, 모든 장면이 인상적인 드라마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작진의 기대 이상으로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 장면이 있을까요.

선주가 명섭이 미라 집에 있을 거라고 상상하면서 명섭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결국 다 상상이었지만, 그것이 명섭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죠. 저희 드라마에서는 음악이 매우 중요했어요. 지금 말씀드린 장면은 배우들이 표현하는 긴장감이나 감정선이 음악과 아주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또 절벽에서 미라가 선주를 도발하던 장면도 잊을 수 없네요. 선주가 되돌아와 “연주가 왜 죽었는지 알아? 너도 똑같아. 너도 그렇게 될 거야”라고 하던 바로 그 장면이요. 그걸 보면서 ‘내연녀들은 정말 가슴이 조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마지막 회에서 선주가 쇼윈도를 깨부수고 나오던 모습도 명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선주가 피 맺힌 발로 타운하우스를 헤매는 모습이 굉장히 통쾌하면서 동시에 공허하게 느껴졌어요.

태희, 태용 역을 맡은 두 아역 배우의 호연도 돋보였습니다. 캐스팅을 하며 특히 염두에 둔 부분이 있나요.

일단 주인공과 외모가 비슷한지를 중점적으로 봤어요. 출연진이 정말 한 가족으로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또 두 아이가 후반부에 회별로 주인공이 돼야 해서 연기력도 신경을 썼습니다. 둘 다 잘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특히 태용(박상훈)이 취조실에서 명섭을 바라볼 때 표정이 잊히지 않네요. 정말 섬뜩하더라고요. 진실을 다 알면서도 엄마를 위해 범행을 자백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자꾸 환영에 시달리는 고통을 잘 표현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박 CP는 이 대목에서 정원 역을 맡은 배우 황찬성 이야기도 꺼냈다. ‘쇼윈도’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 또한 절대 빼놓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황찬성 씨가 연기한 정원은 내연녀의 아들로 태어나 큰어머니 손에서 자랐고, 매형의 내연녀에게 이용당하며 나중에는 매형의 스파이 노릇까지 하는 인물이죠. 아주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예요. 황찬성 씨가 그동안은 ‘귀염귀염한’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큰 아픔을 갖고, 모든 상황을 혼자 해결해보려고 애쓰는 정말 어려운 인물 연기를 맡아 잘 해냈습니다. 그래서 편집할 때마다 황찬성 씨 눈빛이나 표정을 살려 매 신마다 붙여줬어요. 대본에는 감정을 더 숨겨야 하는 상황으로 묘사돼 있기도 했는데, 황찬성 씨가 현장에서 본인 판단으로 연기를 해줬거든요. 그걸 보고 나니 ‘정원이라면 진짜 이 정도까지는 더 표현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살리게 됐죠.

최근 2PM 멤버 3명(택연, 준호, 찬성)이 우연히도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했어요.

들어보니 셋이 시청률 내기도 했대요. 택연 씨는 저희 첫 방송하는 날 세트장으로 커피차도 보내줬어요. 황찬성 씨가 아닌 송윤아 씨 앞으로요(웃음). 세 사람이 출연한 드라마가 모두 잘돼서 보기 좋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뽑아주신다면요.

김승수 씨가 연기한 ‘차영훈’ 캐릭터예요. 차영훈은 우리 작품이 여느 드라마와 결이 다르다는 걸 잘 보여준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시청자들은 어떤 면에서는 선주와 영훈의 로맨스를 기대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 작품의 중심은 쇼윈도라는 세계관 안에 있는 인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거든요. 영훈도 겉으로는 친절해 보이지만 자기 속마음을 다 보여주지는 않고 약간 가짜 감정으로 선주를 대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선주를 사랑하면서도 주변의 눈이나 기혼자라는 조건 때문에 낚아채지 못하는 거죠. 그러다 영훈이 자기 감정의 한계를 깨부수고, 비록 잘못된 방식이지만 선주를 갖고자 시도했던 것은 다른 드라마와 조금 차별화된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김승수 씨가 그 연기를 정말 잘해줬어요. 그가 아니었으면 중간에 급변하는 영훈 캐릭터를 제대로 설계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영화 못지않게 아름다운 배경도 이 드라마를 명품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특히 선주와 미라가 종종 이야기를 나누던 절벽은 아슬아슬한 주인공들 심리를 표현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원래는 1~2회를 제주도에서 촬영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어려워졌죠. 결국 전남 여수로 로케이션을 옮겼는데 막상 가보니 자연환경과 리조트가 정말 예쁘더라고요.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주와 명섭 부부가 사는 타운하우스는 그들이 쇼윈도 안에서 살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 선택했고요.

야외 촬영 장소뿐 아니라 선주의 집 내부 공간 등 세트 환경도 정교하고 수준 높았던 것 같아요.

미라가 선주 집에 와서 쇼룸을 둘러보고 가족사진도 보면서 “저도 언니처럼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전소민 씨가 촬영 현장에서 “정말 여기에 오니 뭔가 숨이 막힌다”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집의 웅장함이나 분위기가 배우에게 위압감을 주고, 동시에 ‘정말 이 세계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 거죠. 그 정도로 세트가 잘 만들어졌어요.


“쇼윈도 깨고 나와도 행복할 수 있다”

메이킹 필름을 보니 현장 분위기가 정말 화기애애하더라고요. 촬영 일정이 고됐을 텐데 어떻게 그런 분위기가 연출됐을까요.

우리 배우들의 순간 몰입도가 높은 것 같아요. 감정이 극한으로 치닫는 장면 촬영을 앞두고도 정말 신기할 정도로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더라고요. 특히 송윤아 씨와 전소민 씨는 쉬는 시간이면 친자매처럼 팔짱도 끼고 다녔어요. 그만큼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감정 충돌이 있는 장면을 연기할 때 더욱 상대를 잘 이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두 배우는 사전에 드라마 각 장면에서 어떻게 연기할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자신을 보여줄지 등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송윤아·이성재 씨는 아역 배우와 연기할 때 마치 선생님처럼 동선 하나하나까지 지도해주기도 하고요. 정말 좋은 팀이었습니다.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제작자로서 드라마를 떠나보내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각 캐릭터의 감정에 너무 깊숙이 동조했기 때문에 사실 이번엔 그 어떤 드라마를 할 때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너무 깊은 서사, 깊은 슬픔이 있었으니까요. 모두 맹목적인 사랑을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라 그들에게서 빠져나오는 게 참 어렵더군요. 우리 작품의 마지막 회는 다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할 내용이었다고 자신합니다.

‘쇼윈도’를 통해 전달하려 한 메시지가 있나요.

우리 모두 자기가 만든 쇼윈도 속에 갇혀 사는데 그걸 깨고 나와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또 잘못된 사랑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일을 하면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한 번이라도 각자 자신이 가진 쇼윈도의 의미를 생각해봤다면 성공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채널A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도 채널A 드라마는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믿고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사진 홍태식 
사진제공 채널A



여성동아 2022년 2월 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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