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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ory

결혼 후 사랑꾼으로 거듭난 이완

글 이진수 기자

입력 2021.10.06 10:30:01

어느덧 데뷔 18년 차에 접어든 이완은 단단한 내면과 배우로서의 내공을 갖게 됐다. 영화로 돌아온 그와 나눈 로맨틱한 인생과 사랑 이야기.
2019년 웨딩마치를 올린 이완  ·  이보미 부부.

2019년 웨딩마치를 올린 이완  ·  이보미 부부.

“벌써 6년이나 됐나요? 말씀해주셔서 알았어요.”

지난 9월 9일 화상으로 만난 배우 이완(37)이 스크린 복귀 소감 질문에 건넨 대답이다. 6년간의 공백을 거쳐 돌아온 이완은 처음 해보는 화상 인터뷰가 어색할 법도 한데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2003년 그의 첫 등장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었던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배우 신현준의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당시 ‘배우 김태희 동생’으로 더 유명했다. 연기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김태희 지갑 속에 있던 그의 사진을 ‘천국의 계단’ 이장수 감독이 눈여겨본 덕분이다. 이완은 데뷔 직후 2004년 KBS 드라마 ‘백설공주’에서 주연을 맡고 그해 연기대상에서 탄탄대로의 시작점이라는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같은 날 SBS에서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로 뉴스타상을 받으며 떠오르는 신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원작을 영화화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2007)로 스크린에 데뷔하고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듯했으나 영화 ‘연평해전’(2015)과 드라마 ‘우리 갑순이’(2016) 이후로 오랜 휴식기를 가졌다.

20대의 이완은 1년에 최소 두 작품씩을 연기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스무 살에 데뷔해 첫 작품부터 뭐든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은 의욕적이었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능력 이상으로 큰 역할을 맡아 힘들었다고. 올해 이완은 데뷔 18년 차를 맞이했다. 곧 불혹의 나이를 앞둔 지금은 좀 더 주체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그다. 군 제대를 기점으로 3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까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완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아내 이보미의 역할이 컸다. 소식이 뜸하던 찰나 2019년 프로골퍼 이보미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결혼을 계기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공백기 동안 이보미는 부부의 행복한 모습을 SNS에 올려 이완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8월 JTBC 예능 프로그램 ‘세리머니 클럽’에 나온 이완은 아내와의 영상 통화에서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있냐” “빨리 끝내고 갈게”라는 다정한 멘트로 사랑꾼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며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진 이완은 9월 16일 개봉한 영화 ‘영화의 거리’를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엄마 풍경 집’(2016), ‘나는 보았다’(2017) 등 단편 영화를 위주로 찍던 김민근 감독의 장편 영화 입봉작으로 헤어진 연인이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와 감독으로 재회하는 내용을 담은 로맨스물이다. 매력적인 츤데레 캐릭터인 영화감독 도영 역할을 맡으며 첫 사투리 연기에 도전한 이완을 영화 개봉 전 화상으로 만났다.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예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고 그냥 해왔던 일을 한 느낌이에요. 쉬는 동안 심심하게 지내기도 했고, 가족들과 함께 보냈어요.



작품 제의도 많이 받았을 텐데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는요.

불안감이 있었어요. 대본을 보면서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면 감이 많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주변에서는 도전하라고 했는데 제 스스로 작품 선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죠. 작품을 고를 때 흥행할지, 시청률이 많이 나올지보다는 ‘내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가 중요했거든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은 제 스스로가 역할에 많이 공감하고, ‘이렇게 표현해야겠다’ 느낌이 오는 캐릭터들이었어요.

‘영화의 거리’를 선택한 이유가 사투리 때문이라고요.

영화에서 제가 맡은 도영이는 사투리를 쓰는데, 지금까지 사투리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원래 고향이 울산이고, 고등학교 1학년까지 마치고 서울로 왔거든요. 가족들끼리 대화할 때 가끔 사투리를 섞어서 써요. 상대 배우 한선화 씨도 부산 출신이잖아요. 사투리를 능숙하게 해줘서 서로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역할 고민으로 공백 길어져

이완 부부의 성당 결혼식.

이완 부부의 성당 결혼식.

한선화 씨와 연기 호흡이 잘 맞았나 봐요.

이번에 같이 연기해보니 ‘한선화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더라고요. 그동안 한선화 씨에 대한 이미지는 연기보다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이 강했는데, 함께 작업해보니 연기 욕심도 굉장히 많고 잘하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배우기도 했어요. 현장에서도 워낙 잘해서 친한 동생과 여행 간 기분으로 찍었어요.

김민근 감독이 이완 씨 연기 열정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아, 감독님이 그러셨구나(웃음). 저보다 나이가 어린 감독님과의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워낙 편하게 해주셔서 저도 아이디어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20대 초중반에 연기할 때는 항상 앞만 보면서 달려왔던 것 같아요. 1년에 최소 두 작품씩을 했고, 주어진 역할을 해내기에 급급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고요. 30대 접어들고부터는 대본에 제 아이디어를 내려고 하죠. 어쨌든 제 내면의 감정들이 연기에 묻어나야 하니까요. 대본만 봤을 때랑 현장은 너무 다르거든요.

로맨스 영화는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작품 들어가기 전 이보미 골퍼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런 말하면 자극적인 기사가 나올 것 같지만 영화를 못 할 뻔했어요(웃음). 아내는 형사·공포물을 원하는 것 같아요. ‘영화의 거리’를 찍을 때 아내랑 연애 중이었는데, 아내는 질투도 하고 귀엽게 투정도 부리고 했지만 저를 잘 이해해줬어요. 평소 아내랑 작품 이야기는 하는데 의논보다 “이런 역할, 이런 작품을 할 것 같다” 결정하고 통보하는 식이에요. 그래도 제 의견을 잘 받아줘요.

극 중 도영과 실제 이완은 얼마나 닮았나요.

연기할 때는 항상 제 안에 담긴 모습을 꺼내는 것 같아요. 도영이는 ‘내 꿈을 이뤄야 사랑도 지킬 수 있다’ ‘성공해서 꼭 이 여자를 다시 찾겠다’는 순수하고 순애보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친구라 그런 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고요. 저도 원래 경상도 남자라 묵묵하고 무뚝뚝한 편인데 애교 부릴 때는 부리고, 대체적으로 다정다감한 스타일이에요.

벌써 결혼 3년 차예요. 결혼해서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요.

확실히 안정감이 생겼어요. 심적으로 평생 내 편이 있다는 점에서요. 아내가 아직 일본에서 현역 프로선수로 활동 중이에요. 일본에 한번 가면 3~4개월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연애하는 기분이에요. 애틋하고 보고 싶고, 너무 좋고요. 또 제 생활 패턴을 아내와 맞추다 보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몸이 굉장히 건강해졌어요.

결혼이 배우 생활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됐나요. 서로에게 어떤 남편, 아내인지 궁금해요.

그냥 제 자신에게 큰 전환점이었어요. 와이프가 항상 저한테 잘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서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물론 상대적인 거지만 아내가 너무 착하고 잘하니까요.

운동선수와 배우의 생활 패턴은 완전 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번 작품이 저예산 영화라 새벽 3~4시에 끝나면 2시간 자고 다시 촬영장 가고 그랬어요. 아내는 운동선수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패턴이고요. 저의 불규칙한 촬영 일정을 보고 놀라더라고요. 연기하는 분들 다 대단한 것 같다면서 힘들게 일한다고 많이 격려해줬어요. 골프는 멘털이 중요한 스포츠라 정신적으로 응원을 해주는 편이에요. 식사할 때도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같은 영양분을 체크해서 챙겨주고 마음을 항상 편안하게 해주려고 하죠.

얼마 전 방송에서, 이보미 골퍼를 처음 보고 ‘이 여자다’ 싶은 느낌이 들어 엄청 대시했다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집은 서울이고 처가는 용인이라 거리가 있었는데 매일 보러 갔어요. 당시 축구를 많이 할 때였는데, 사회인 축구는 퇴근하고 하거든요. 끝나면 밤 11시예요. 빨리 끝내거나 중간에 빠져서 얼른 씻고 아내를 보러 갔죠. 그게 노력이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 했던 거예요. 노력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이보미남편 #김태희동생

영화 ‘영화의 거리’

영화 ‘영화의 거리’

예능 덕분에 사랑꾼 캐릭터가 생겼네요.

방송에서 아내와 영상 통화할 때, 제 태도나 말투가 평상시랑 다르다 보니 주위에서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캐릭터가 생긴게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억지로 지어낸 행동이나 말들이 아니니까요.

누나 김태희, 매형 비 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세 분 모두 연기를 하는데 작품이나 연기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해요.

매형이랑 작품 얘기는 거의 안 하고, 누나랑은 예전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서로에 대해 잘 아니까 칭찬도 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부모님 집도 5분 거리고, 누나 집도 5분 거리라 왕래를 자주 해요. 지금 아내가 일본에 있어서 어머니, 누나 집에 가서 식사를 같이하고요.

가끔은 배우 이완보다 ‘김태희 동생’이라는 수식어로 더 화제가 되는데 아쉬운 점은 없나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데 누나가 김태희인 게 사실이고 그래서 좋은 점이 더 많아요. 그런 질문을 받으면 되물어봐요. “누나가 김태희면 좋지 않겠냐”고요. 저는 “좋아요”라고 말해요. 그리고 긍정적인 스타일이라 어떤 일이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편이고요.

가족분들이 이보미 골퍼에게 종종 골프 레슨을 받는다고 들었어요. 어느 분이 가장 잘 치나요.

누나 부부와 자주는 못 나가요. 가족 모임 때나 명절이라든지 1년에 한두 번 나가는 것 같아요. 가족 중에 골프를 제일 잘 치는 사람은 아버지예요.

이완 씨 골프 실력도 프로 수준이라고 알고 있어요.

원래 골프를 치긴 했는데 아내가 선수다 보니 ‘이완도 골프를 잘 치겠지’ 하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와이프가 프로인데 제가 너무 공을 못 치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잘 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골프를 하면 할수록 아내한테 더 잘하게 되고, 이해하는 부분도 많아지는 듯해요.

축구 마니아라고 들었는데 골프와 축구 둘 중 하나만 택한다면요.

축구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운동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다칠 것 같더라고요. 점점 부상도 잦고, 몸도 안 따라줘요. 골프는 70~80세까지 할 수 있으니 골프일 것 같아요.

매형인 비 씨가 지금 유튜브 ‘시즌비시즌’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혹시 출연 의사도 있나요.

저도 한번 출연해보고 싶긴 한데 아직은 아니에요. 가끔 알고리즘 떠서 보는데 되게 재밌더라고요.

부부 예능 출연 제안이 오면 해볼 생각이 있나요.

아내가 은퇴하고 나서 나중에 한번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아내가 골프 투어 중이어서 한국에 거의 없거든요. 같이 예능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해요. 아내가 워낙 쾌활하고 재밌고, 딱 방송 스타일이에요. 리액션도 너무 좋고 잘할 것 같아요.

다음 작품도 기대되는데, 앞으로 계획도 알려주세요.

우선 올해가 거의 다 갔잖아요. 내년쯤 다음 작품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영화, 드라마 모두 열어놓고 계속 대본을 검토하는 중이에요. 공포물이나 스릴러물도 하고 싶고, 살인자 또는 형사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고 센 캐릭터도 몰입이 잘될 것 같아서요.

사진제공 스토리제이컴퍼니, 인스타그램, 제작사 눈, 씨네소파



여성동아 2021년 10월 6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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