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 YOUNG WOONG
2016년 디지털 싱글 앨범 ‘미워요’로 데뷔한 임영웅(30)이 지난 8월 8일 데뷔 5주년을 맞았다. 대세 중의 대세가 된 임영웅을 위해 전국에서 ‘88절’(팬들 사이 그의 데뷔일 8월 8일을 이르는 말) 축하가 이어졌다. 지난 6월 16일 임영웅의 생일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전국 각지에 임영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래핑 버스가 돌아다니고 홍콩 번화가에까지 전광판 광고가 내걸렸다.기부 물결도 그야말로 파도처럼 일었다. 임영웅 네이버 팬카페 ‘The 히어로’가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에 임영웅 이름으로 1천5백만원을, ‘영웅시대 밴드(나눔모임)’는 ‘사랑의열매’를 통해 임영웅 거주지인 서울 마포구 취약계층에 2천1백여만원을, ‘영웅시대 서울1구역’은 사단법인 ‘희망조약돌’에 데뷔 일을 상징하는 8백8만원을 기부하는 등 저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아 마음을 전했다.
이 외에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기부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온라인 게시판 디시인사이드 ‘임영웅 마이너갤러리’는 임영웅 데뷔 5주년을 기념해 홈리스를 지원하는 격주간지 ‘빅이슈’에 축하 광고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빅이슈’ 측은 “5월에 연락이 와 1천만원가량 광고를 집행했다. 광고 수익금 자체가 주거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공익 활동에 사용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에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래라면 8월 8일 콘서트장에서 팬들과 함께 데뷔 일을 기념했을 임영웅은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가 취소되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편지 하나를 띄웠다. 다음은 편지 전문이다.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무대가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가장 그리웠던 건 바로 여러분들과 마주하는 순간이었죠.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꼭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혹시나 여러분을 뵙는 날이 늦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만남을 고대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콘서트의 연기와 취소의 반복에도 잊지 않고 공연장을 가득 메워 손을 흔들어주시는 모습을 보며 제가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록 여러분들의 환한 미소를 볼 수 없고, 응원의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별빛같이 반짝이는 눈빛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 손바닥이 터져라 쳐주시는 박수 소리에 매 공연마다 눈물을 참아내느라 얼마나 애썼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오랜만에 여러분들 앞에 서게 되니 참 많은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순간부터 무려 4천 명이 넘는 관객 앞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지금의 제가 서 있는 자리가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닌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자리라는 걸 항상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얼른 코로나가 물러나고 저는 여러분들께 다가가고,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노래도 해주시며 맘 놓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그런 당연했던 일상들이 돌아오는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여러분께서 주시는 따뜻한 사랑 덕분에 꿈만 같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때마다 항상 여러분이 그립습니다. 언제쯤 다시 뵐 수 있을까요. 언제가 돼서야 얼굴을 마주 보며 때론 손도 잡으며 노래할 수 있을까요.
어느 무대라도 좋으니 다시 만나 오래오래 마음 나누고, 사랑합시다. 그때까지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게 그 자리에 계셔주세요. 힘들 때마다 저를 생각해주시는 여러분들의 손잡고 앞만 보고 달리겠습니다. 항상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건행!’
전국에 닿은 임영웅의 ‘바램’
지금은 2016년 발표한 데뷔곡 ‘미워요’를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시킬 만큼 인기 가수로 자리매김했지만 그가 처음부터 트로트 가수를 꿈꾼 건 아니었다. 경기도 포천 출신인 임영웅은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잠시 떨어져 지낼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으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꿈 부자’였다. 경복대학교 실용음악과에 2010학번으로 입학한 그는 보컬 그룹 ‘어썸블라’를 결성하고 보컬리스트의 길을 걸었다.하지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상자 안에 어떤 맛의 초콜릿이 들어 있을지 모르는 게 당연지사. 임영웅의 표현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거듭하던 시기”에 우연히 트로트를 만났다. 지역 가요제를 전전했으나 별 소득을 얻지 못했던 그가 2015년 포천시에서 열린 한 가요제에 관객 연령대를 고려해 트로트곡으로 선곡을 바꿔 나갔는데, 엉겁결에 1등을 차지한 것.
이후 2016년 2월 KBS ‘전국노래자랑’ 포천 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임영웅은 본격적으로 트로트에 뛰어들었다. 서울 홍대 지역에서 트로트와 발라드가 합쳐진 ‘발로트’ 버스킹을 하며 실력을 다지던 차, 그해 7월 SBS ‘판타스틱 듀오’ 이수영 편에 출연해 지금의 소속사인 ‘물고기뮤직’의 신정훈 대표와 연이 닿았고 일사천리로 8월 싱글앨범 ‘미워요’까지 발표했다.
몇 개월 뒤 또 다른 신곡 ‘뭣이 중헌디’를 발표한 임영웅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어 행복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생활고로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와 군고구마 장사를 하며 버티고 또 버티던 그에게 2017년 12월 드디어 기회가 왔다. 앞서 KBS ‘아침마당’의 노래 경연 코너인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했다가 패자부활전 기회를 얻은 것. 임영웅은 내리 5연승을 거뒀다. 이렇게 차츰 이름을 알려나갔고, 2018년 7월에는 생애 첫 콘서트도 열었다.
3년간 이어진 신인 아닌 신인 시절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은 건 2020년 출연한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었다. 많은 팬들은 아직도 임영웅이 “홀로 저를 키운 어머니를 위해 노래하겠다”며 노사연의 ‘바램’을 부르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지금은 팬카페 ‘임히어로 서포터즈’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찐 팬’이 된 이주경(52) 씨는 “처음 ‘바램’을 듣는 순간 ‘어!’ 했다. 그 후 영상을 찾아보며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면서 ‘입덕’의 순간을 생생히 풀어냈다.
첫 번째 곡부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찍은 임영웅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보라빛 엽서’ ‘울면서 후회하네’를 거쳐 피날레를 장식한 ‘배신자’까지 깊은 감동을 전하며 마침내 1위 ‘진’의 자리에 올랐다. 인생을 바꿔놓은 대장정의 마지막 날 임영웅은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에 “한순간도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를 배신하지 않게 열심히, 더욱 고개를 숙여 겸손히 다니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부모가 ‘영웅이 돼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 그대로 진짜 ‘영웅시대’가 열린 것이다.
16만 영웅시대 ‘이제 나만 믿어요’
지난 7월 방송 활동 중 함께 촬영했던 출연진 일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임영웅은 최근 활동 재개를 알렸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에도 임영웅은 걱정할 팬들을 위해 7월 2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임영웅은 진짜 라디오 DJ처럼 “저에게 최고의 방문객은 여러분”이라며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도 읊어주고 직접 다양한 노래를 선곡해 들려줬다. 팝 스타 저스틴 비버의 ‘Peaches’부터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 대선배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등을 부르며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자랑했다.임영웅의 매력 중 하나가 이처럼 기존의 트로트 가수에게서 느끼지 못한 신선함이다. 그는 대학 시절 실용음악과에서 갈고닦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장르 불문하고 어떤 노래든 소화해내는 것이 특기다. 얼마 전 TV조선 예능 ‘사랑의 콜센타’에서 부른 발라드곡 ‘그대라는 사치’는 깔끔한 고음 처리와 폭발적인 성량이 돋보였고, TV조선 예능 ‘뽕숭아학당’에서 부른 팝송 ‘I’m not the only one’은 감미로운 가성이 귀를 사로잡는다. 심지어 임영웅은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를 좋아한다고 여러 차례 밝히는 등 음악을 편식 없이 골고루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팬들 사이 임영웅의 별명이 ‘천재 초코볼’이다. 다 잘하는 ‘사기캐’란 의미다.
천재 초코볼이라는 귀여운 별명과 달리 임영웅의 키는 182㎝다. 실제로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이 작아 놀랐다”고 할 정도로 신체 비율이 좋아 옷맵시가 잘 산다. 무대에 설 때는 주로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나 일상에서는 모던 캐주얼 느낌의 남친 룩을 자주 선보인다. 특히 반바지, 트레이닝 셋업을 자주 입다 보니 트로트 장르가 주는 올드한 느낌에서 벗어나 댄디한 ‘영 보이’ 이미지가 있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는 ‘키싱하트’ 선글라스를 방송에 끼고 나와 완판시켰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트렌디한 감각의 트로트 가수 임영웅은 팬들과 함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2020 가온차트 어워즈’에서 아이돌을 제치고 ‘뮤빗 글로벌 초이스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3월 발표한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같은 달 20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트로트 가수가 1위에 오른 건 14년 만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 ‘임영웅’의 구독자 수는 지난해 10월 트로트 가수 최초로 1백만 명을 돌파해 8월 중순 1백20만 명에 달한다.
치솟는 인기에 광고계 러브 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피자, 자동차, 화장품, 정수기 등 다양한 업종에서 16개의 광고를 찍었다. 올해도 아이웨어, 시계, 의류, 건강기능식품 등 광고 블루칩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료는 1년 기준 3억~4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덕분에 삽니다
신선한 트로트 가수의 등장에 팬들도 기존 트로트 팬과 다른 아이돌 팬덤식 ‘화력’으로 화답하고 있다. 팬 투표마다 1등을 휩쓸고 음원사이트 줄 세우기가 일상이다. 이는 각개전투보단 조직적으로 ‘어덕행덕(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을 실천해나가는 덕분이다. 팬들은 생일, 데뷔 일 등 임영웅의 각종 기념일도 꼬박꼬박 챙긴다. 지난 3월에는 ‘미스터트롯’ 진 1주년을 기념해 트로트 팬덤 최초로 TV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워낙 팬이 많고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여러 팬 조직이 있는데 대표적인 공식 팬클럽은 다음카페, 영웅시대다. 2017년 5월 개설해 2019년 1천 명, 2020년 2월 6일 1만 명, 같은 해 6월 10만 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회원 수가 늘더니 올해 7월 16만 명을 돌파했다. 임영웅도 가입해 있다. 아무래도 처음 팬 활동을 하는 이가 많아 ‘스밍(스트리밍, 모바일에서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이나 투표, 기사 관리에 서툰 회원들을 위해 서로 알려주고 독려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특징. 영웅시대 외에 지난 7월 26일에는 팬 연합 커뮤니티 ‘히어로온’도 만들어졌다. 개인 팬과 팬클럽 ‘임영웅 마이너갤러리’ ‘임영웅 HERO KING MUSIC’ ‘영웅시대 in China’ 등이 뭉쳤다.
연예계에도 임영웅 찐 팬이 많다. 배우 김영옥·전미도·정경순·하재숙, 코미디언 이성미 등이 유명하다. 김영옥은 “임영웅이 여럿한테 효도를 한다”며 임영웅을 향한 팬심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나이, 하는 일을 떠나 팬들은 임영웅으로 하나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없는 요즘은 ‘웅지 순례’가 그나마 덕질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팬들 사이 경기 남양주 월산리커피, 서울 합정역 뜨란에 피자, 대구 위시카페, 경기 고양 난리피자 일산탄현본점 등이 팬 사랑방이자 임영웅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보통 아이돌 그룹의 이벤트 카페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자 공간을 빌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데 반해 앞서 언급한 곳들은 ‘덕후’ 사장님이 임영웅 사진과 굿즈로 직접 꾸미고 상시 운영하는 게 독특하다.
지난해 생일 이벤트로 장소를 무료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아예 본격적인 팬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대구 위시카페 배정희(56) 사장은 클래식 음악 전용 홀인 대구콘서트하우스 건물에 트로트를 크로스오버한 열정 넘치는 팬이다. 배정희 사장은 “오는 분들이 혹시라도 임영웅이란 이름에 누가 될까 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오붓하게 힐링하고 간다. 그 소녀 같은 모습들을 보며 나도 갱년기 우울감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때로는 카페가 ‘임영웅 학교’로 변신하기도 한다. 배정희 사장은 “카페 가입이나 음원 스밍에 대해 알려주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초보 팬을 연결해주다 보니 임영웅 학교로 부르는 분들도 있다”며 “팬들과 함께 매월 대구 중구청에 기부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로가 서로의 ‘HERO’
나이, 하는 일을 떠나 팬들은 임영웅으로 하나가 된다
기부나 선행은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임히어로 서포터즈, 영웅시대 밴드(나눔모임) 등이 주축이 돼 ‘따로 또 같이’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단법인이나 지역 기관에 모금 전달은 기본, 서울숲 ‘임영웅 별빛정원’ 조성(영웅시대 위드히어로)과 의료진 물품 기부(영웅시대 전국연합 경기 북부), 축구 꿈나무 지원(임히어로 서포터즈) 등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이 같은 팬들의 선행에 임영웅도 뒤질세라 지난 6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영웅시대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팬클럽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강원 지역의 닉네임 ‘후니천사’(43) 팀장은 “임영웅은 무명 시절 받은 ‘아침마당’ 상금도 기부한 심장이 따뜻한 사람”이라며 “안 설렐 수가 없다”고 치켜세웠다. 영웅시대 위드히어로는 영웅시대 정회원 중 3천여 명이 지역 단위로 만든 ‘행동파’ 성격의 모임이다. 이 중 강원 지역은 지난해 영웅시대 최초로 헌혈증을 기부해 전국으로 전파했다. 앞으로도 1년에 2번씩 헌혈증을 계속 기부해나갈 계획이다.
“요즘 시국에 가능한 활동을 찾다가 헌혈을 하게 됐다”는 ‘후니천사’ 강원팀장은 “5월에는 한 달 내내 각자의 지역 주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진행했는데,
어느 날 영웅 님이 한강을 조깅하며 플로깅한 사진을 SNS에 올려 서로 통한 것 같아 기뻤다”며 이런 소소한 기쁨이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데뷔 5주년에도 취소된 콘서트 티켓 대금과 조금의 정성을 모아 강원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며 “데뷔 5주년이 50주년이 되는 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강원 지역은 이번 5백만원 기부로 강원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누적 금액이 1천만원을 넘겨 ‘나눔리더스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임영웅 팬들은 가수에게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의미는 일찌감치 넘어섰다.
사실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베푼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게 만드는 원동력을 찾아 서포트를 위해 만들어진 임히어로 서포터즈 회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회원들은 “작은 힘을 보탰는데 내가 받는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수원 경동원 보육원에 아이스크림케이크를 선물한 게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이 먹고 싶다던 아이스크림을 행복해하며 먹을 모습을 상상하니 울컥했다.”(권경아 총무)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노래를 듣고 돌아가신 아빠 생각에 눈물이 났고 푹 빠졌다. 사랑이 기부로 이어지는 선한 영향력이 자랑스럽다.”(전민선 총무)
“교사로 일하다 퇴직하고 올 초 남편 뇌수술까지 겹쳐 힘들었는데 임영웅 님의 노래로 활력이 생겼다. 이벤트로 손 편지를 쓰며 행복했다.”(김병숙 회원)
“모든 서포트가 의미 있었는데, 임영웅 가수님 밴 차량을 지원하려다 소속사에서 단호히 거절해 실패한 적이 있다. 그 모습에 사랑이 더 커졌다.”(이은미 총무)
“좋은 일도 하다 보니 중독이 된다. 내 인생 최고 잘한 일을 꼽으라면 임영웅 가수의 팬이 된 것.”(나오미 이사)
지난해 4월 카페를 개설해 전국에서 1천여 명이 모인 임히어로 서포터즈는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이 1억7천만원 가까이 된다. 외식비, 좋은 화장품 살 돈 아끼고 월급에서 나를 위해 플렉스해 십시일반 모은 돈이다. 임히어로 서포터즈도 꾸준한 기부로 지난해 10월 경기 북부 사랑의열매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했다. 1년째 카페 살림을 맡아오고 있는 김지은(55) 총괄은 “장애 자녀를 키우며 우리 가족 모두 삶의 균형이 깨져 있었는데 엄마인 내가 행복해지니 가족들도 행복해졌다”며 “우리가 살 만해서 나누는 게 아니라 우리를 살게 해줘서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영웅 팬클럽은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전파해야 하는지 보여주면서 진화 중인 팬덤 문화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최초의 히어로가 세대를 잇고 시대를 위로한 임영웅이라면, 그 따뜻한 위로를 곳곳에 전한 팬들 역시 도움 받은 누군가에게는 히어로다.
임영웅의 감동 백배 말, 말, 말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독서 1권 완료 시 필요한 것 사주기. 아이들 앞에서 다른 이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엄마 칭찬을 한다. 늘 건강히 행복한 모습으로 아이들 옆을 지킬 것.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에 한 번 이상 할 것.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기. 아이가 힘들어하는 일을 대신 해주지 않고 극복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아이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주기. 최고보다는 항상 최선을 다할 것.”-평소 휴대전화에 적어둔 좋은 아빠가 되는 법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지난해 생일날 팬카페에 올린 글 중
“기자님들, 팬분들 얼굴 좀 보게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생일날 방송 녹화를 마치고 퇴근길 촬영 현장 앞에서
기다리던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만 떠나시지 않는다면 저는 언제든지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지난해 9월 SNS 라이브 방송 중
“청취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시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2021년 7월 23일 자가격리 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마지막 인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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