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퍼 코트로 유명한 비건 패션 브랜드 아파리스.
파인애플 가죽 스니커즈·캐시미어… 비건 패션의 진화
파인애플 잎사귀로 만든 가죽인 ‘피나텍스’로 제작한 휴고보스의 스니커즈.
휴고보스는 2018년 파인애플 잎사귀로 만든 ‘피나텍스(Pinatex)’로 친환경 스니커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인애플 열매를 얻기 위해 농사짓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잎사귀를 활용하는데, 잎사귀의 섬유질을 벗겨내 씻어 말린 뒤 가열·압축하는 단계를 거친다. 감촉이 부드럽고 유연해 착용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 또한 염색 과정에서도 식물성 염료만을 사용하며, 신발 밑창은 재활용 소재, 끈은 100% 유기농 순면, 포장 상자는 재생섬유로 만들어 비건 철학을 철저하게 지켰다.
바이오 스타트업 볼트 스레드는 버섯으로 만든 가죽 소재 ‘마일로’를 스텔라 매카트니, 아디다스 등 여러 패션 브랜드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대만 배우 린즈링이 입어 화제가 된 H&M의 오렌지 섬유 드레스.
동물권(동물도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다는 견해)의 대척점에 있는 상징을 꼽으라면 모피 코트를 떠올리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비건 패션 브랜드 아파리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루이비통 출신의 아멜리에 브릭과 생로랑 머천다이저(MD)로 일했던 로렌 누치가 2016년 손잡고 설립한 이 브랜드는 인조 모피를 100% 비건으로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만들어지는 패션 제품을 고품질로 생산해 기존의 제품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아파리스의 도전은 퍼 재킷과 코트를 넘어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나가는 중이다. 2020 F/W 시즌에는 크루얼티프리(Cruelty- free,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 캐시미어를 선보여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파리스의 캐시미어는 비스코스와 폴리에스테르, 폴리아미드 소재를 활용해 제작됐다. 지난해 말에는 쥬시꾸뛰르와 협업해 인조 퍼 트랙슈트와 인조 퍼 코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BMW·테슬라·현대차·볼보·벤틀리… 비건 자동차
BMW와 볼보 등 세계 각국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비건 자동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볼보는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SUV ‘XC6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적용했다. 시트는 페트병에서 추출한 섬유로 제작했고, 바닥 매트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 소재와 의류업체들이 쓰고 남은 면섬유를 재활용했다. 볼보는 2025년부터는 차량 내부의 플라스틱 부품 중 25%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테슬라는 시트나 패널 등 자동차 내부에 동물 가죽 대신 착석감이 뛰어난 인조 가죽을 고안해 도입하고 있으며, 벤틀리는 참나무와 포도 껍질을 합성한 친환경 소재를 마감재로 활용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부터 친환경 소재 연구를 시작했는데 ‘넥쏘’의 경우 시트는 식물성 인조 가죽, 대시보드에는 미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신형 모델도 시트에 가죽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있다.
100% 비건을 향한 뷰티 업계의 도전
아베다는 제품 전체를 100% 비건으로 만들 계획이다.
신규 론칭하는 뷰티 브랜드들은 아예 비건을 메인 키워드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사회적인 파급력이 높은 팝 스타들의 비건 브랜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패션 아이콘인 퍼렐 윌리엄스는 지난해 11월 젠더리스 비건 화장품 휴먼레이스를 론칭했다. 제품 패키지는 그린 컬러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더했고, 패키지 역시 50% 이상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팝 스타 셀레나 고메즈도 지난해 9월 자신의 앨범 ‘Rare’에서 따와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레어뷰티를 선보였다. 베이스부터 색조, 뷰티 소품 등 17가지 제품으로 구성됐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아파리스·볼보·볼트스레드·BMW·H&M 홈페이지, 아이에스이커머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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