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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issue

댓글 막히자 DM으로 향하는 스타의 악플러들

글 최진렬 기자

입력 2020.07.08 09:49:16

가수 설리의 자살 이후 연예인 악플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대처가 이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7월 7일을 기점으로 다음·네이버·네이트 포털 3사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모두 중단된 것. 하지만 악플러들은 여전히 스타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난 한 번 물면 안 놓는 죠스 같은 사람이다. 잘못 걸렸어, 너.”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6월 25일 SNS에서 자신을 비난한 네티즌에게 보낸 메시지다. 한 네티즌이 JTBC ‘팬텀싱어3’에서 자신이 응원하던 참가자가 탈락하자 심사위원중 한 명인 옥주현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내며 사태가 불거진 것. 옥주현이 법적 대응을 언급하자 네티즌은 “정말 진심으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옥주현은 “상대를 때리고 칼로 찌르고 미안하다 사과하면 좋은 마무리입니까”라며 선처가 없다는 강경한 의사를 내비쳤다. 


옥주현 인스타그램 악플러 대응.

옥주현 인스타그램 악플러 대응.

옥주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연예계는 악플러에 강경 대응하는 추세다.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6월 24일 아이유를 비방하는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 진행사항을 공개했다. EDAM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아이유에 대한 과도한 비방과 무분별한 악플을 다수 게시하여 형법상 모욕죄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고, 그 죄질의 심각성이 상당하여 재판부의 직권으로 검사가 구형한 벌금보다 더 높은 무거운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7월 2일 아이돌 그룹 있지(ITZY)에 대한 악플러를 고소한 사실을 알렸다. JYP 관계자는 “아티스트 및 회사의 명예 및 이미지를 훼손할만한 악의적인 댓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제보도 받고 있다. 강경 대응할만한 사안으로 판단될 경우 법무팀을 통해 고소와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막히자 SNS로 찾아가는 악플러들

2019년 10월 설리의 사망 이후 다음을 시작으로 포털 사이트들이 연예 뉴스 댓글을 차단하자 악플러들이 스타들의 SNS로 향하고 있다.

2019년 10월 설리의 사망 이후 다음을 시작으로 포털 사이트들이 연예 뉴스 댓글을 차단하자 악플러들이 스타들의 SNS로 향하고 있다.

연예인들은 대중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탓에 악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악플에 시달리던 가수 설리가 자살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 전반에 퍼졌다. 소속사는 물론 각계에서 악플 차단을 위한 각종 조치를 시행했다. 같은 달 다음이 연예 뉴스에 한정해 댓글 서비스를 폐쇄했고, 올해 3월 네이버가 해당 움직임에 합류했다. 네이트가 7월 7일부터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포털 3사의 연예 뉴스에서는 더 이상 댓글을 볼 수 없다. 



악플 배출 통로가 막히고 강경 대응이 이어지면서 악플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낙관은 이른 분위기다. 악플러들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은의 변호사는 “연예 뉴스 댓글 폐쇄로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악플의 총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악플이 다수 여론처럼 여겨지면서 대중이 이에 동조하게 만드는 것을 차단하는데 기여했다”면서도 “악플러들이 법적 대응을 받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교묘히 법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연예 뉴스 댓글창 대신 악플러들이 찾은 곳은 SNS.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연예인 개인 계정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싫어하는 연예인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물론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처벌이 어렵다는 점도 악플러들을 DM으로 부르는 요인이 된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는 가수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 씨는 7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동안 악플러가 보낸 DM을 공개하며 “당분간 집에 있어야겠다. 급우울해진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솔직히 동생이 홍진영인 거 외에는 잘난 게 뭐가 있어요”라는 내용과 함께 각종 인신공격이 담겨있었다.

최초롱 변호사는 “악플로 인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하려면 불특정다수가 해당 표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연성’이 성립해야 한다. DM은 상대방만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연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해당 죄목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기업 본사가 외국에 있어 악플러 신원 확인에 품이 많이 든다는 사실도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연예인들의 각양각색 악플 대처

악플러에게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언급한 옥주현.

악플러에게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언급한 옥주현.

연예인들이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진화하는 악플러들의 수법에 발맞춰 연예인들의 대응 역시 발전하고 있다. 가수 강다니엘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가 올해 4월 법무법인 리우와 손잡고 악플러 근절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법무법인 리우는 클린 인터넷 센터를 개설해 악플 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법무법인 리우 소속 정경석 변호사는 “강다니엘 소속사 외에도 여러 소속사에서 연예인 악플 문제로 의뢰를 하고 있다. DM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아니더라도 정보통신망법을 이용해 처벌할 수 있다. 밤에 악플을 올렸다가 아침에 지우는 등 각종 방식으로 악플을 남기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언제든 증거가 남는다고 보면 된다”고 경고했다. 정보통신망법 제74조에서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보낸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2013년부터 악플러에게 선처 없이 강력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유.

2013년부터 악플러에게 선처 없이 강력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유.

‘아이유 대처법’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유는 2013년부터 악플러에게 선처 없이 강력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악플러 문제에 있어서는 베테랑인 셈. 가수 김희철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악플러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중 아이유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유는 악플러를 고소해 받은 손해배상금을 변호사 수임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악플러 문제에 대응한다. 처벌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담당 변호사가 더욱 열심히 악플러 고소하도록 하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매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의 변호사는 “포털의 댓글란 폐쇄에 그치지 말고 악플러에게 제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디지털상에서의 매너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EDAM엔터테인먼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여성동아 2020년 7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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