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를 맞이한 요즘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가 라이프스타일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효율성을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도서 대여부터 음식 구입까지 사회 전반으로 범주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얼마 전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방송인 유재석과 박명수가 결식아동을 위한 챌린지의 일환으로 드라이브 스루 치킨집을 한시적으로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본격적인 휴가 시즌을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떠나는 착한 여행으로 드라이브 스루 투어를 추천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한적하고 청정한 인천 섬은 드라이브하며 즐기기에 최적인 당일치기 여행지다.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자동차로 달리며 수려한 자연을 감상하기 편하고, 잠깐 차에서 내려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도 다채롭기 때문이다. 1백68개의 섬 중 사진만으로도 기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 석모도와, 삼형제 섬이라 불리는 신도·시도·모도에 직접 다녀왔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에 자리한 석모도는 ‘휴양의 섬’으로 불린다.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산길, 해변길을 차로 달리며 여유를 만끽하고 재충전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지만, 2017년 6월 강화도와 석모도를 연결하는 석모대교가 개통되면서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편도 길이 1.54km인 석모대교에 차가 들어서자 양옆으로 시원한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창문을 살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감상했는데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으며 2분 정도 달리니 금세 석모도에 도착, 오늘의 행선지는 보문사와 민머루해변이다.
석모대교를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보문사 가는 길이 나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녹음과 바다 풍경에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꼬불꼬불 호젓한 산길을 달리다 보면 곳곳에 카페와 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섬과는 왠지 생경해 보이지만 넓게 펼쳐진 석모도의 들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선한 나무 내음을 맡으며 낙가산의 산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보문사 입구가 나왔다. 보문사는 낙가산 서쪽 중턱에 자리한 신라시대 절로, 양양의 낙산사, 남해의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관음영지(觀音靈地, 관세음보살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대웅전 옆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마애석불좌상(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9호, 마애불)은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관음보살로 유명하다.
주차장(주차비 2천원)에 차를 세우고 입장료(성인 2천원, 중고생 1천5백원, 초등학생 1천원)를 낸 뒤 보문사에 들어섰다. 다소 경사가 높았지만 운동하는 셈치고 쉬엄쉬엄 걸어 올랐다. 가장 먼저 ‘오백나한상’과 ‘33관세음보살 사리탑’을 둘러본 뒤 누워 계신 부처님을 모신 ‘와불전’에 들러 기도를 드렸다. 그 후 대망의 ‘마애불 가는 길’ 계단 입구에 이르렀다. 꽤나 가팔라 보이는 풍경에 놀란 가슴도 잠시, 마음을 다독이며 지그재그 형태로 되어 있는 돌계단을 올랐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땀이 줄줄 흐르는 가운데도 신기하게 마음에는 평화가 느껴졌다. 마스크를 쓴 채 일정한 거리를 두며 오르내리는 방문객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했다. 4백19개의 계단을 오르니 처마처럼 드리워진 눈썹바위 아래 투박하지만 정감 어린 느낌의 마애불이 나왔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소원을 빌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생각을 정리했다. 내려오는 길에 마주치는 석모도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니 꼭 감상할 것!
주차장으로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석모도 유일한 해변이자 빼어난 경치로 알려진 ‘민머루해변’으로 향했다. 이곳 백사장은 길이 1km, 폭 50m로 아담하다. 바다 내음을 맡으며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으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백사장 주변에 텐트를 치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민머루해변의 백미는 아름다운 일몰인데, 덕분에 데이트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해변 산책을 마친 뒤에는 바로 옆에 자리한 ‘쉼이 있는 힐링 둘레길’ 걷기를 추천한다. 싱그러운 숲의 기운을 느끼며 더위를 식히고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인천시 옹진군에 자리한 신도·시도·모도(이하 신시모도)는 작지만 알차게 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삼형제 섬’이라는 별명처럼 신도, 시도, 모도 순으로 사이좋게 서쪽으로 줄지어 있고, 연도교를 통해 하나의 섬처럼 연결됐다. 자동차로 2~3시간이면 3개의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아담한 것이 특징.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해 자전거와 전동바이크 투어 장소로도 인기다. 특히 드라마 ‘풀하우스’ ‘슬픈연가’의 촬영지였을 만큼 산과 바다가 빚어내는 풍광이 일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그 모습이 궁금했다.
신시모도에 가기 위해 새벽같이 나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했다. 신분증을 챙겨 승선표(성인 2천원, 소인 1천3백원)를 구입한 뒤 차에 탄 채로 배에 몸을 실었다. 아침 7시 1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신도선착장까지 배가 운행되는데, 자동차 동반 시 추가 요금(승용차 1대 1만원)을 내야 한다. 배에 올라 하늘을 노니는 갈매기를 보니 섬 여행의 묘미가 느껴지는 듯했다. 승선 시간은 10분 남짓. 신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푸른벗말마을의 신도저수지 방향으로 자동차 핸들을 돌렸다.
섬 안은 그야말로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아침이라 오가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여유롭게 주변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었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푸르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왔고, 열린 창문 사이로 싱그러운 공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섬마을 특유의 소박하고 따사로운 느낌을 만끽하며 10분 정도 운전해 신도저수지에 다다랐다.
저수지 위에는 정자와 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쉬엄쉬엄 산책하기 편했다. 이른 시간이라 물안개에 둘러싸인 저수지 풍경이 근사한 동양화처럼 느껴졌다.
신도저수지 산책을 마친 뒤에는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으로 향했다. 보통은 신도부터 시작해 시도, 모도 순으로 여행을 즐기지만 섬 안 풍경을 좀 더 길게 즐겨볼 요량으로 신도, 모도, 시도 순으로 코스를 짰다.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갯벌과 들꽃 등 도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휴식처 같은 자연 풍경이 해방감과 자유로운 기분을 선물했다. 교통체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도로 상황도 드라이브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15분 조금 넘게 달려 만난 배미꾸미조각공원은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드라마틱한 곳이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일호 작가의 조각 작품들이 드넓게 펼쳐진 해변을 배경 삼아 전시되어 있다. 형형색색의 대형 조각 작품 1백여 점은 사랑과 성, 나르시시즘을 주제로 한다고. 기자는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의 대형 손 작품들에 눈길이 갔다. 작품 감상을 마친 뒤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넓은 해변을 산책하고, 지척에 자리한 박주기공원을 방문했다. ‘Modo’라고 쓰인 빨간색 알파벳 조형물이 인증샷 명소로 유명한데, 기자 역시 찰칵 사진을 남겼다.
다시 차에 올라 호젓한 섬마을 정취를 감상하며 시도 수기해변으로 천천히 달렸다. 썰물 때 이동한 터라 연도교를 지나며 넓게 펼쳐진 평화로운 갯벌을 마주칠 수 있었다. 시도의 자랑거리인 수기해변은 드라마 ‘풀하우스’ 촬영지로 이름을 알렸다. 모래가 곱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라고 입소문 났다. 일상탈출의 해방감을 느끼며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한 뒤 짧게나마 갯벌 체험도 했는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웠다.
귀가를 위해 신도선착장으로 돌아가던 중 시도와 신도를 잇는 다리에 잠시 차를 세웠다. 길게 펼쳐진 해당화 꽃길이 발길을 잡았기 때문이다. 조만간 가족과 함께 다시 오길 기대하며 해당화 향기에 취한 채 꽃길을 따라 걸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사진 홍태식 동아DB 제작지원 인천관광공사
바다 내음 가득한 힐링 여행지 석모도
근사한 풍경의 석모대교 모습(위). 동양화처럼 아름다운 보문사 모습.
석모도 민머루해변의 대형 바람개비(왼쪽). 모도에 자리한 배미꾸미조각공원.
편도 길이 1.54km인 석모대교에 차가 들어서자 양옆으로 시원한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창문을 살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감상했는데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으며 2분 정도 달리니 금세 석모도에 도착, 오늘의 행선지는 보문사와 민머루해변이다.
석모대교를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보문사 가는 길이 나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녹음과 바다 풍경에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꼬불꼬불 호젓한 산길을 달리다 보면 곳곳에 카페와 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섬과는 왠지 생경해 보이지만 넓게 펼쳐진 석모도의 들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인 민머루해변. 2 소원등으로 장식된 마애불 올라가는 돌계단. 3 마애불을 만나고 내려오는 길에 마주치는 석모도 전경.
눈썹바위 아래 마애불 모습.
주차장(주차비 2천원)에 차를 세우고 입장료(성인 2천원, 중고생 1천5백원, 초등학생 1천원)를 낸 뒤 보문사에 들어섰다. 다소 경사가 높았지만 운동하는 셈치고 쉬엄쉬엄 걸어 올랐다. 가장 먼저 ‘오백나한상’과 ‘33관세음보살 사리탑’을 둘러본 뒤 누워 계신 부처님을 모신 ‘와불전’에 들러 기도를 드렸다. 그 후 대망의 ‘마애불 가는 길’ 계단 입구에 이르렀다. 꽤나 가팔라 보이는 풍경에 놀란 가슴도 잠시, 마음을 다독이며 지그재그 형태로 되어 있는 돌계단을 올랐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땀이 줄줄 흐르는 가운데도 신기하게 마음에는 평화가 느껴졌다. 마스크를 쓴 채 일정한 거리를 두며 오르내리는 방문객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했다. 4백19개의 계단을 오르니 처마처럼 드리워진 눈썹바위 아래 투박하지만 정감 어린 느낌의 마애불이 나왔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소원을 빌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생각을 정리했다. 내려오는 길에 마주치는 석모도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니 꼭 감상할 것!
주차장으로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석모도 유일한 해변이자 빼어난 경치로 알려진 ‘민머루해변’으로 향했다. 이곳 백사장은 길이 1km, 폭 50m로 아담하다. 바다 내음을 맡으며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으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백사장 주변에 텐트를 치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민머루해변의 백미는 아름다운 일몰인데, 덕분에 데이트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해변 산책을 마친 뒤에는 바로 옆에 자리한 ‘쉼이 있는 힐링 둘레길’ 걷기를 추천한다. 싱그러운 숲의 기운을 느끼며 더위를 식히고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다.
3개의 섬을 한꺼번에 체험하는 신도·시도·모도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신도선착장이 나온다(왼쪽). 고즈넉한 느낌의 신도저수지.
신시모도에 가기 위해 새벽같이 나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했다. 신분증을 챙겨 승선표(성인 2천원, 소인 1천3백원)를 구입한 뒤 차에 탄 채로 배에 몸을 실었다. 아침 7시 1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신도선착장까지 배가 운행되는데, 자동차 동반 시 추가 요금(승용차 1대 1만원)을 내야 한다. 배에 올라 하늘을 노니는 갈매기를 보니 섬 여행의 묘미가 느껴지는 듯했다. 승선 시간은 10분 남짓. 신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푸른벗말마을의 신도저수지 방향으로 자동차 핸들을 돌렸다.
섬 안은 그야말로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아침이라 오가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여유롭게 주변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었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푸르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왔고, 열린 창문 사이로 싱그러운 공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섬마을 특유의 소박하고 따사로운 느낌을 만끽하며 10분 정도 운전해 신도저수지에 다다랐다.
저수지 위에는 정자와 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쉬엄쉬엄 산책하기 편했다. 이른 시간이라 물안개에 둘러싸인 저수지 풍경이 근사한 동양화처럼 느껴졌다.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배미꾸미조각공원(왼쪽). 인증샷 명소로 유명한 모도 박주기공원.
신도와 시도, 모도는 다리를 통해 하나의 섬처럼 연결돼 있다(왼쪽). 갯벌 체험이 가능한 수기해변.
귀가를 위해 신도선착장으로 돌아가던 중 시도와 신도를 잇는 다리에 잠시 차를 세웠다. 길게 펼쳐진 해당화 꽃길이 발길을 잡았기 때문이다. 조만간 가족과 함께 다시 오길 기대하며 해당화 향기에 취한 채 꽃길을 따라 걸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사진 홍태식 동아DB 제작지원 인천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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