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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anniversary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최성금 대표

“10년 전 키조 모으던 아이 경제학과 진학해, 앞으로의 10년 더 기대”

EDITOR 정혜연 기자

입력 2020.02.25 15:00:01

아이들은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늘 상상한다. 소방관, 경찰관, 모델 등 아이들의 직업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탄생한 공간이 바로 ‘키자니아’다. 올해로 오픈 10주년을 맞이한 키자니아를 이끄는 최성금 대표를 만났다.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최성금 대표
아이 키우는 부모 가운데 ‘키자니아(KidZania)’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글로벌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이름 그대로 어린이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곳으로 단순히 기구를 타며 노는 놀이동산과는 대비된다. 초등 학령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두세 번씩 키자니아를 방문해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 적성을 찾도록 돕는다. 

어린이를 위한 테마파크라고는 하지만 키자니아의 직업 체험 시설은 실제에 뒤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도시를 연상케 하는 키자니아에는 대한항공, 메르세데스 벤츠, 오뚜기, 롯데리아, 네이버 등 국내외 70여 대기업이 참여해 만든 체험 시설이 조성돼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참여 기업과 키자니아 측의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것들로 생생한 직업 체험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이 밖에 자체 체험시설인 경찰서, 법원, 호텔, 문화재 발굴 현장, 대학교 등을 합쳐 1백60여 가지의 다양한 체험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직업 체험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키조(KidZo)’라고 불리는 키자니아의 화폐를 월급처럼 받을 수 있어 노동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벌어들인 키조는 키자니아 안에 있는 은행에 저금하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저금을 하면 이자가 쌓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연스레 사회 경제구조를 이해하게 될뿐더러 경제관념도 형성하게 된다. 

2010년 2월 서울에 처음 문을 연 키자니아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기준 키자니아를 다녀간 전체 방문객 수는 8백만 명을 넘었다. 10년 전 키자니아를 한국에 들여와 오픈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최성금 대표는 “당시 키자니아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아는 직업 체험 테마파크가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 키자니아 10년사와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 들었다.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최성금 대표
키자니아가 오픈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말 많은 성과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키자니아 서울은 1999년 멕시코에 본사가 설립된 후 2010년 전 세계 8번째로 문을 열었어요. 현재 키자니아는 22개국 29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죠. 한국 키자니아는 서울과 부산 총 2군데가 있는데 연간 1백10만 관람객이 방문합니다. 전 세계 키자니아 가운데 관람객 수가 많기로 유명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죠. 설립 초창기만 해도 어딜 가든 ‘키자니아는 직업 체험 테마파크’라고 일일이 설명해야 해 힘들었어요.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테마파크다 보니 기업과 고객에게 제대로 인식시키는 것이 일이었죠. 지금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 기업 관계자 등 누구나 아는 직업 체험 기관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키자니아 오픈 이전까지는 놀이동산에 가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 됐는데요, 최초 국내 오픈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2007년 제가 MBC 인력개발부장으로 있을 때 일본으로 연수를 갔어요. 숙소에서 TV를 보는데 마침 도쿄에 키자니아를 오픈한다는 소식이 나오더라고요. 다음 날 연수자들과 함께 일본 키자니아에 가서 물으니 멕시코에 본사가 있다더군요. 돌아와서 회사 관계자에게 정보를 줬어요. 이후 MBC 글로벌개발본부에서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멕시코로 갔죠. 국내 유수 대기업과 경쟁을 벌인 끝에 멕시코에서 MBC의 손을 들어줬어요. 멕시코 본사에서는 우리가 단순히 기업 이윤 추구 목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교육기관으로 키우겠다는 경영 목표를 높게 평가했죠. 라이선스 취득 이후 MBC에서는 테마파크 유경험자가 없어 키자니아 사장자리를 대내외로 공모했는데, 여러 지원자 가운데 사내에서 25년간 교육, 공연사업, 전시 등을 담당했던 제가 과분하게도 사장으로 발탁되었습니다. 그때가 제 나이 마흔여덟이었어요. 만반의 준비 끝에 법인 설립 1년 반만에 키자니아를 오픈할 수 있었죠. 

키자니아에 70여 기업이 입점해 있는데, 초창기 기업 유치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한 번에 유치된 기업은 한 군데도 없어요. 열 번을 찾아가도 거절당하기 일쑤였죠. 하지만 저는 MBC에 사표를 내고 나왔기 때문에 뒤로 물러날 데가 없었어요. 무조건 성공시켜야 했죠. 그때 목표로 한 것이 키자니아에 ‘국내 5대 대기업부터 유치시켜보자’는 거였어요. 대기업이 들어오면 다른 기업들은 순차적으로 입점할 것이라고 믿었죠. 먼저 대한항공을 찾아갔는데 일선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회장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죠. 사업계획안 발표를 앞두고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것을 대비해 관계자들이 예상 질문을 미리 뽑아주기까지 했어요. 그렇게 조양호 회장과 임원들 앞에서 발표를 끝냈는데 분위기가 조용한 거예요. 그때 당시 마케팅 임원께서 일본 키자니아를 다녀온 경험담을 들려주며 긍정적으로 평가해줬고, 조 회장을 설득해 입점이 확정됐죠. 1년 공들인 끝에 얻은 결과여서 굉장히 큰 공부가 됐어요. 


실제를 방불케하는 키자니아의 직업체험 시설.

실제를 방불케하는 키자니아의 직업체험 시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소방서, 경찰서, 방송국 등 다양한 직업체험시설이 있는데요, 가장 신경을 쓴 공간은 어디인가요. 

여러 파트너사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만 부각시켜줄 수는 없어요. 드라이빙 트랙, 승무원교육센터와 같이 규모 면에서 차이가 나는 시설은 있죠. 그렇다고 이런 시설이 모든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은 건 아니에요.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직업 체험이 다르거든요. 미취학 아동은 소방관, 승무원, 요리사 체험을 좋아하고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판사, 검사, 연구원, 유튜버 등 뭔가 차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을 선호하죠. 지난해 12월 DIA TV가 참여해 1인 방송 스튜디오 시설을 오픈했는데 임원들이 와서 둘러보고 깜짝 놀라더라고요. 아이들이 직접 촬영하고 스스로 영상을 편집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짜놨는데 자신도 못 해본 걸 아이들이 척척 하는 모습을 보고 대견해했죠. 

요즘에는 비슷한 직업 체험 시설이 생겨나는 추세인데 키자니아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이 키자니아만의 특장점이죠. 운영 요원이 3백여 명 정도 되는데 매년 기수별로 교육을 시켜요. 3일 동안 직무 교육을 받고 4일 동안 추가 교육을 받은 뒤 1주일간 현장에 투입돼 일하게 되는데, 이를 평가해서 정식 바이저로 채용하죠. 아르바이트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은 필수예요. 아이들에게 ‘하면 안 돼’ 같은 부정의 언어보다 긍정의 언어를 쓰게 하고, 어떤 경우에도 아이를 존대하게끔 하거든요. 이렇게 교육받고 일하다 나간 바이저들은 업계에서도 인정을 해줘요. 어떤 키즈 카페에서는 직원 모집 공고에 ‘키자니아 출신 우대’라고 명시하기까지 했죠. 또 식음료 체험 시설에서 사용하는 음식 재료들은 모두 당일 아침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도 특장점이에요. 매일 신선한 재료를 들여와 체험에 사용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한 어머니께서 ‘키자니아에 가면 애들이 잘 먹고 와서 좋다’고 평가해준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직원 교육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인솔하는 직원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 지도에 있어 특별히 어떤 면을 강조하시나요. 

구성원 간의 신뢰감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직원 교육 매뉴얼이 있지만 현장에서 어린이를 대하다 보면 갑자기 운다든지 하는 돌발 상황이 매일같이 발생합니다. 그럴 때 아이를 안심시키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고 교육하죠. 아이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이렇게 일하고 나간 직원들 가운데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있어요. 대한항공 바이저를 하던 직원 2명이 대한항공에 취업했다고 기쁜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어요. 

10년 전 키자니아에서 직업 체험을 한 친구들이 지금은 대학생이 됐을 것 같은데, 키자니아에서의 경험이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나요. 

진로 적성을 찾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아요. 키자니아에는 어린이로 구성된 의회가 있어요. 의회 1기로 활동했던 친구 중에 키조를 모으는 과정에서 경제에 관심을 갖게 돼 회계사를 꿈꾸며 경제학과에 진학한 경우도 있어요. 초등학생은 직접 돈을 벌 기회가 없잖아요. 키조를 통해 경제에 눈을 뜨게 되는 친구들이 적지 않죠. 이 밖에도 키자니아에서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창에 빠져들어 국악과에 진학한 친구도 있어요. 다양한 아이들이 키자니아의 도움을 받아 진로를 결정하고 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 키자니아가 어떤 면에서 변화됐는지도 궁금합니다. 

10년 전 제가 꿈꾼 키자니아는 ‘키즈 콘텐츠 전문 기업’이었어요. 직업 체험 테마파크 이외 키즈 아카데미를 만드는 등 다양한 꿈이 있었죠. 키자니아는 준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을 공고히 하면서 다른 목표를 정하고 긴 호흡으로 가야 해요. 그 일환으로 지금은 영어 콘텐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키자니아의 모든 체험 시설에서 바이저와 간단하게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올해 상반기부터 적용됩니다. 또 서울과 부산 이외 지역에서 키자니아를 경험하게끔 시도하고 있어요. 지난해 12월부터 약 50일 동안 키자니아 이동식 체험관 20여 개를 만들어 제주 국제컨벤션 센터에서 운영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 오픈식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택시 기사도, 미용실 헤어디자이너도 키자니아 운영 소식을 알 정도로 도내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키자니아는 현재 글로벌 넘버원 직업 체험 테마파크로 잘 알려져 있어요. 많은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이 찾죠. 그런데 초등학생 이후로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워요. 다양한 직업에 관심이 높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준비를 검토하고 있어요. 또 키자니아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지만 시니어를 아우를 수 있는 테마파크도 꿈꾸고 있어요. 은퇴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갖기 위해 직업 탐구를 하고자 하는 노년층 수요가 많잖아요.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직업교육 차원의 다양한 마이스터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많은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열 살 된 ‘키자니아’의 즐거운 변화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서울이 오픈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한편 시대의 변화에 맞춰 성장해나가는 키자니아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EDITOR 정재연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최성금 대표
키자니아는 약 1백60여 개의 직업을 마음껏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현실감과 생동감 넘치는 시스템을 갖춰 어린이와 부모 모두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2010년 국내 최초로 놀면서 배우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개념을 한국에 도입해 어린이 체험 학습과 진로 교육의 선두 주자가 됐다. 키자니아는 10년 동안 증명해온 교육적 효과와 영향력, 그 가치와 사례를 분석 정리한 기념 도서 ‘놀이가 꿈이 되다, 키자니아’를 출간한다. 어린이들이 가진 꿈을 향한 열정과 흔들림 없는 신념, 도전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1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이벤트도 화제다. ‘My Real 직업 체험’ 이벤트는 2010년 키자니아 오픈 당시부터 함께했던 국세청, MBC, 대한항공 등 총 11개사의 실무 현장에 어린이들이 방문하고 근무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26명의 어린이가 직접 참여했으며, 키자니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직업 체험도 키자니아에서!
키자니아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직업체험 시설을 오픈했다. 왼쪽부터 ‘AI에이전시’ ‘동화 콘텐츠 창작소’ ‘웹툰 스튜디오’.

키자니아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직업체험 시설을 오픈했다. 왼쪽부터 ‘AI에이전시’ ‘동화 콘텐츠 창작소’ ‘웹툰 스튜디오’.

오픈 10주년을 맞아 키자니아는 어린이와 학부모가 더 쉽게 키자니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전면 리뉴얼한다. 심미성과 가독성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과 정보 접근성을 높인 메뉴로 재구성했으며, 로그인 절차와 결제 시스템을 간편하게 교체했다. 특히 생일 파티, 어린이 단독 입장 등 옵션 상품을 예약할 수 있도록 메뉴를 추가한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키자니아 체험 내역을 기반으로 직업 성향 분석 결과 및 맞춤형 체험 학습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어 학부모에게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4차 산업의 활성화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인기를 끌고 1인 미디어가 일상화된 요즘 사회 변화에 발맞춰 키자니아 내 직업 체험 시설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여행 플래너가 되어 VR로 세계 여행을 하고 여행 일정을 개발해보는 ‘VR 여행 연구소’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기를 활용한 특수 미션을 통해 정보에 대한 분석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AI 에이전시’, 웹툰 작가가 되어 전문 도구 사용법을 배우고 미션을 통해 나만의 웹툰을 완성해볼 수 있는 ‘웹툰 스튜디오’, 동화 속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고 동화 소개 영상을 촬영해보는 ‘동화 콘텐츠 창작소’, 전 세계 키자니아 최초로 3D 프로젝션 매핑을 활용한 체험으로 철강 연구원이 되어 지진에 안전한 철근 구조물을 만들고 지진 테스트를 실험해보는 ‘철강 신소재 연구소’, 1인 방송을 제작하는 PD가 되어 인기 크리에이터가 촬영한 동영상을 직접 편집해보는 ‘1인 방송 스튜디오’까지 더욱 신나고 즐거운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농부가 되어 우리의 대표 식량인 쌀에 대해 배우고 쌀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보는 ‘식량정보센터’, 전기안전 보안관이 되어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전기안전 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스마트 전기안전 관리센터’ 등이 신규 오픈한다.


10주년 기념 도서 ‘놀이가 꿈이 되다, 키자니아’

10주년 기념 도서 ‘놀이가 꿈이 되다, 키자니아’

사진 김도균 기획 정혜연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키자니아




여성동아 2020년 3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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