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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president #english

트럼프 트위터 표현

쉽고 군더더기 없어 초·중생 영어 학습에 유용한

EDITOR 정혜연 기자

2019. 07. 25

대통령의 말은 늘 화두에 오른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남긴 어록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다른 의미에서 화제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쉬운 영어’를 구사한다는 평 때문. 그의 트위터에서 초등학생, 중학생도 따라 할 만한 쉽고 간단명료한 표현을 들여다봤다.

한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언제나 기사화된다. 심지어 사소한 언행에 숨은 의미까지 부여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각국의 대통령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를 할 때도 깊이 고민하며 격식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한다. 

그러나 미국의 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73)는 예외다. 미국의 명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을 졸업한 트럼프 대통령은 평생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부동산 개발업, 서비스업, 스포츠 사업, 재단 사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성과를 거뒀다. NBC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견습생)’를 11년간 진행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도 쌓았다. 당시 참가자들을 매회 한 명씩 떨어뜨리며 격앙된 어조로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한 것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은 정치가나 학자와는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그의 말을 잘 들어보면 비교적 간단해 초등·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심정숙 채널A 국제부장은 “와튼 스쿨을 나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는 화이트칼라층이 사용하는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는 잘 구사하지 않는다. 쉬운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6월 30일 한국 방문 당시 오산 미군기지 연설에서도 ‘Fantastic!(환상적이다!)’ 같은 과장된 수사와 ‘We’ll see what happens(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같이 집중도를 높이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리얼리티 진행자로 나섰던 경험이 토대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평가했다.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탓에 싫어하는 부류도 많지만 이른바 ‘샤이 트럼프(Shy Trump·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부류)’에게는 호응을 얻는 편이다. 2016년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연단에 올라 지지층을 향해 이분법적 정치 발언, 경쟁자를 향한 거침없는 비난 등을 쉽고 분명하게 전달해 결국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이런 이유로 영문법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표현이 영어 공부에 유용하다고도 평가한다. ‘불평불만 영문법’의 저자 장지현 작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어 표현은 쉽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트위터를 보면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난다. 그래도 유용한 표현이 많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유별나다. 자신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표명하는 것은 물론 국가원수와의 만남도 파격적으로 제안한다. 지난 6월 30일 한국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것도 하루 전 일본에서 G20 정상회담 행사가 마무리될 때쯤 트위터로 깜짝 제안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하루 동안 무려 7건의 트윗을 올렸으며 미국으로 귀환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도 한국 방문 소감을 트위터로 전했을 정도다.

그가 최근 올린 트윗 가운데 의미 있는 내용과 표현을 간추리고‘불평불만 영문법’의 저자 장지현 작가의 도움을 받아 유용한 문구를 정리해봤다.

▶▶▶ ‘어디를 떠나 어디로 간다’고 말할 때 ‘leave A for B’라고 쓴다. 보통 한국인들이 ‘to B’라고 생각하지만 ‘for B’가 맞다. 또 ‘악수한다’는 표현 ‘shake hand(s)’는 단수와 복수 표현 모두 가능하며 덩어리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안부 전해달라’고 할 때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Please say hello’라는 표현이 딱 좋다.

▶▶▶ ‘had gotten’이라는 과거완료 표현을 써서 책망과 비난의 의미를 담았다. 첫째 문장을 ‘If the Fed had done the right thing, it would have been even better’라고 바꾸면 뉘앙스가 달라진다. ‘the 4’s’는 ‘4%대(4.0~4.9)’를 의미한다. ‘in 1990s(1990년대)’처럼 아포스트로피를 넣지 않는 것이 문법적으로 옳지만 틀린 표현은 아니다.

▶▶▶ 새로운 무역협정과 관련해 ‘a better one than the old one’이라는 표현으로 진전이 있었음을 밝혔다. 여기서 ‘that which’라고 관계대명사 2개를 함께 썼는데 문법적으로 틀리게 보일 수 있지만 실은 ‘the one which’라는 뜻이다. ‘visit with’는 ‘방문해서 캐주얼하게 이야기 나누다’라는 뜻이다. 전치사 ‘with’를 추가해 더욱 친근한 뉘앙스를 풍겼다. ‘the the’는 100% 오타다. 대통령의 트위터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 ‘While there’는 ‘While I was there’와 같은 뜻이다. ‘while’ 뒤에 반드시 주어, 동사가 오는 것으로 암기했다면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call on’은 ‘요청하다’ ‘방문하다’라는 뜻인데 ‘ask for’보다는 강하게 촉구하는 느낌이다. ‘cover’는 ‘보도하다’ ‘취재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could happen’보다 ‘can happen’이라고 써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 하나의 트윗에 ‘than ever(어느 때보다)’라는 표현을 세 번이나 반복해 지금 가장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better than ever’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으로 익혀두면 좋다. ‘돈이 달러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직역한 문장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money’가 외화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고, 대문자로 강조한 ‘DOLLAR’는 ‘미국 경제’로 볼 수도 있다.

사진 뉴시스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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