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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medical #pregnacy

임신 가능한 정확한 배란일을 알고 싶어요

EDITOR 최호열 기자

2019. 05. 27

‘난임 멘토’ 이성구 원장의 아이 만드는 난임 치료 Q&A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은 0.98명으로, 출생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간절히 아이를 원해도 임신이 안 돼 고민하는 난임 부부가 연 20만 쌍에 달한다. 이에 ‘여성동아’에서는 난임과 난임 시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난임 부부들의 임신을 돕는 기획을 마련했다. 도움말을 준 대구마리아의원 이성구 원장은 7만 사례 이상의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 대표적인 난임 전문의다.

배란일에 부부 관계를 해도 임신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배란일을 체크해서 부부 관계를 해도 자연임신이 되는 확률이 생각보다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젊고 건강한 부부라도 10% 미만이지요. 임신에 성공하려면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수정(정자와 난자의 만남)이 되어야 하고,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이 되어야 합니다. 자연임신 도전에서는 타이밍(정확한 배란일)부터 쉽지 않아요. 타이밍이 정확해도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배아가 되는데 난소기능, 나이, 신체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나이에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나이가 들수록 난소기능이 저하되니까요. 또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제대로 수정이 되어도 착상이라는 마지막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착상은 배아와 자궁내막과의 상호관계, 호르몬 분비, 면역 균형, 혈액순환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모두 적절하게 맞아야 합니다. 그 외에도 아직까지
생식 의학에서 풀지 못하는 착상의 비밀이 많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정확한 배란일을 알 수 있을까요. 

배란일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이 기초체온 재기, 배란 테스트기 사용, 질 분비물 확인 등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기초체온 체크는 몸과 컨디션 변화에 따라 체온이 바뀔 수 있어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체온이 올라가면 이미 배란된 후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잡는 데 활용하기에는 부적절합니다. 소변으로 체크하는 배란 테스트기나 배란기를 예측하는 앱도 실제 배란과는 시간적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질 분비물도 여성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간절히 임신을 원한다면 산부인과(가급적 난임 전문 병원)에 가서 질식초음파로 배란일을 체크해야 합니다. 질식초음파를 통해서 자궁내막 두께와 난포 성숙 및 사이즈 등을 캐치해 정확한 배란일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리주기가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 어떤 기준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나요. 초음파 검사를 자주 하는 게 번거롭고 비용 부담이 됩니다. 


생리주기가 28~30일로 평균적이라면 질 분비물 체크 혹은 생리 12일째 즈음에 병원을 방문해서 질식초음파 보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하지만 생리주기가 50일 이상이라면 배란일 체크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질 분비물을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여성은 배란기가 되면 에스트로겐 영향으로 점액이 많아지면서 마치 달걀흰자처럼 묽어지며 끊어지지 않게 됩니다. 외음부가 전과 다르게 촉촉해졌다고 느껴질 즈음에 병원을 방문해서 질식초음파 보기를 시작하면 배란일 받기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생리를 몇 달에 한 번 하는 희발성 월경일 경우 배란일 측정이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질 분비물 검사도 여의치 않을 수 있고요. 



희발성 월경이거나 무월경이라면 임신과 관계없이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서 그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여성에게 생리주기(정상 28~35일)는 배란 균형·불균형을 알리는 1차적 신호입니다. 자궁내막은 매달 배란에 맞춰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안 되면 박탈이 되어 흘러내려야(생리혈) 정상입니다. 자궁내막은 배란 때 수정란을 기다리지만 착상이 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생리혈과 함께 배출되어야만 하는 조직이지요. 만약 급격한 체중 변화, 인슐린 효율성 저하 등으로 시상하부 뇌하수체와 난소 간 내분비계 축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남성호르몬 과다, 배란 불균형, 무배란 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희발성 월경 혹은 무월경은 내분비계 질환(시상하부 뇌하수체 기능 이상) 및 생식기 내 질환(자궁내막증식증 등)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임신과 관계없이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서 초음파 검사와 호르몬 검사 등으로 체크를 해봐야 합니다.

희발성 월경과 배란이 불규칙할 경우 임신을 원한다면 자연임신보다 난임 시술(인공수정, 시험관아기 시술)이 더 유리한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월경이라면 자연임신이 힘들겠지만, 희발성 월경이라고 해도 여성의 나팔관 좌우가 막히지 않았고 남성의 정자 상태가 양호(수, 운동성, 모양, 수정력)하다면 타이밍(배란)만 맞을 경우 얼마든지 자연임신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명적으로(때마침) 배란일에 부부 관계를 했다면 모를까, 노력에 의해 배란일을 알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임신을 원한다면 난임 전문 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정확한 배란일 체크를 통해 부부 관계(자연임신 시도)를 해야 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인 인공수정 혹은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시도하는 것도 임신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1년간 노력해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 병원을 방문해서 가임력 체크를 해봐야 하는데, 어떤 검사가 진행되나요. 

여성은 생리 2~3일째를 기준으로 각종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혈액 채취로 갑상선자극호르몬, 유즙분비호르몬, 항뮐러관호르몬(AMH),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 에스트로겐(E2) 등 호르몬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질식초음파로 난소에 있는 예비 난자 개수, 자궁내막 상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필요에 따라 자궁난관 사진 촬영으로 나팔관 폐쇄 여부, 자궁 내 유착 여부 등을 파악합니다.

남성들은 난임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데, 남편도 꼭 같이 가야 하는지요. 

난임의 이유 중에 남성 쪽 원인이 전체의 40%에 달합니다. 만약 연애 기간부터 결혼 이후까지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단 한 번도 임신이 된 적이 없다면 남성 쪽 정자 상태와 수정력 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정자 수와 활동성에 따라 임신 가능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팔관 내에서 기다리는 난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설령 정자 검사 결과 정상 정자 수가 적거나 기형 정자율이 높다고 해도 난임 시술을 통해 얼마든지 임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자 상태에 따라 인공수정부터 시도하거나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할 수 있겠습니다. 체외수정(IVF)에서는 난자와 수정이 될 소수 정예 정자를 엄선하므로 정상 정자 수가 적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자 수가 적고 활동성 등이 평균 이하라면 인공수정 시술로는 임신이 힘든가요. 


인공수정은 정액 내의 불순물을 제거해 정자의 활동성을 증가시켜서 살아 있는 정자를 골라 카테터를 이용해 자궁 내로 넣어주는 시술입니다. 배란이라는 타이밍에 정자를 자궁 내로 밀어 넣어주는 시술입니다만, 결정적으로는 정자가 직접 난자와 수정을 시도해야 하므로 살아 있는 정자가 어느 정도 이상 되고 자가 수정력을 갖춰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정자 수와 활동성 등이 기준 이하라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바로 시도해야 합니다. 시험관아기 시술 시 체외에서 자연적인 수정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미세수정(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정자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무정자증 남성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정액 1cc당 정자가 1천5백만 마리 이상이어야 정상입니다. 1천5백만 마리 중에 40% 이상은 살아 움직여야 하고, 모양이 정상적인 정자가 최소한 5%는 되어야 합니다. 기형 정자는 전체에서 50%까지는 정상으로 봅니다. 만약 정자 수가 1천5백만 마리 미만이라면 희소정자증, 1백만 마리 미만이면 아주 심한 희소정자증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극소 희소정자증일 경우 단순히 정자가 적은 게 아니라 고환에서의 정자 생산에 문제가 있거나 염색체 이상, Y염색체 미세결손 등에 의해서일 수 있으니 반드시 검사를 통해 알아봐야 합니다. 무정자증이라고 해도 고환에서 정자 생산이 아예 안 되는 비폐쇄성인가, 단순히 정자 배출 통로가 막힌 폐쇄성인가에 따라 치료 방법과 임신을 위한 정자 채취 방법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난임 검사를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난임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이성구 대구마리아의원 원장. 서울대 의대 및 대학원 졸업. 국내 최다 시험관아기 시술(2017년 12월 7만 사례 돌파). 2014년부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스후(Marquis Who’s Who) 등재.

사진 셔터스톡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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