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패밀리의 한남동 빌딩(80억원)과 청운동에 새로 지은 건물(오른쪽). 분데스리가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한 차범근과 두리 부자.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차범근 전 감독 가족은 부동산 업계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통한다. 이들이 부동산 투자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서울 한남동 소재 4층 빌딩을 19억4천만원에 매입해 2013년 62억원에 매각, 약 42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차범근 전 감독과 부인 오은미 씨, 2남 1녀는 빌딩 4채와 단독주택 1채,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다. 입지가 좋고 개발 호재가 풍부한 평창동, 한남동, 동부이촌동, 합정동, 청운동 등에 분포해 있는 이들 부동산 가격을 모두 합하면 최소 4백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남동, 합정동… 오를 곳만 골라 투자하는 안목
차범근 전 감독의 평창동 자택.
차범근 부자는 이렇게 선수 시절 모은 종잣돈을 기반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부동산 매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 동부이촌동을 중심으로 움직인 점이다. 차 전 감독은 1990년대 초반 이촌동 한강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차범근 축구교실’을 열고 축구 꿈나무들을 육성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아파트를 옮겼고, 자연스레 시세 차익도 얻었다. 현재 차범근 전 감독 부부는 평창동에 단독주택(50억원 상당)을 지어 이사했지만 차두리는 아직도 이촌동 한강변 아파트(20억원 상당)를 보유 중이다.
차범근 전 감독 가족은 2000년대 중반 한남동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다. 2004년 이태원 꼼데가르송길에 대지 면적 330㎡, 연면적 999㎡의 5층 건물(차범근·차두리 공동 명의), 2005년 대지 면적 330㎡, 연면적 705㎡의 3층 건물(오은미·차두리 공동 명의), 2006년 대지 면적 210㎡, 연면적 391㎡의 4층 건물(차범근·차두리·차세찌 공동 명의, 2013년 매각)을 차례로 사들인 것. 해당 지역은 2010년대 초반부터 고급 상권이 형성되고 싸이, 장동건 등 유명인들의 빌딩 투자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박종복 미소빌딩연구소 원장은 차붐 가족이 현재 한남동에 보유하고 있는 빌딩의 시세를 각각 80억원, 1백70억원으로 분석했다. 최근 들어 용산 개발이 주춤하면서 보합세를 형성했지만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박 원장의 설명이다.
합정동 빌딩에는 오상진 ·김소영 아나운서 부부의 서점 입점
차붐 가족의 합정동 빌딩(90억원)과 한남동 빌딩(1백70억원, 왼쪽). 합정동 건물에는 오상진 아나운서 부부의 서점이 세들어 있다.
차붐 가족의 부동산 투자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개인 주택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공동 명의로 등기를 했다는 점이다. 박종복 원장은 이를 절세를 위한 ‘신의 한 수’라고 평했다. 부동산을 공동 명의로 할 경우 가액이 분산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이들 세금은 인별 과세에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많은 재산을 갖고 있으면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사전 증여를 통해 자녀와 부동산을 공동 명의로 해두면 해당 부동산 가격이 올랐을 때 상속세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차 전 감독은 차범근 축구상, 차범근 축구교실 등을 통해 유소년 축구 발전에 힘을 쏟아왔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축구 영재들에게 해외 유소년 팀과의 경기 등을 주선해 더 많은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팀 차붐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등 사회 공헌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 김도균 최윤희 뉴스1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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